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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렛일부터 제대로 하라

Joyfule 2019. 6. 22. 11:28
    
     허드렛일부터 제대로 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드렛일을 회사에서 시키면 기분 나빠한다.
    학력이 높은 사람들일수록 더 그렇다.
    신입 여사원들 중에는 커피 심부름이나 복사 심부름 같은 일을 하고자 
    취직한 것은 아니라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많다.
    허드렛일을 왜 사람들은 우습게 여길까?
    '나보다 못한 사람들이 해야만 하는 일을 그들보다 훨씬 잘난 
    내가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커피 하나도 제대로 타려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원두커피나 그라운드 커피의 종류에 대해 배웠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인스탄트 커피도 어떻게 타는가에 따라 향이 다르다.
    커피잔에 뜨거운 물을 붓고 행궈내서 컵의 온도를 따뜻하게 한 뒤, 
    물기를 깨끗히 털어내고 인스턴트 커피를 넣고 뜨거운 물을 조금만 넣어 완저히 잘 갠 뒤, 
    그 다음에 비로소 나머지 물을 채워넣어야 향이 살아난다.
    그뿐만이 아니다. 
    커피를 타다 준 사람들 각각의 기호, 즉 커피와 설탕과 크림이 
    어떤 식으로 배합되어야 하는지를 기록해 놓아야 할 것이다.
    그 정도까지는 했으니 이젠 되었다고? 
    아니다.
    그 기록한 것을 탕비실에 붙여놓아 자기가 결근했을 때도 다른 사람이 그것을 보고 
    누구에게 어떻게 커피를 타다 주어야하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것이 이른바 '지식경영'이다).
    거기까지 하면 되었냐고?
    아니다.
    커피, 설탕, 프림 등이 한달에 얼마나 소요되는지를 통계로 만들어 
    현재 이러이러한데 이것을 저러저러하게 개선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해야 한다.
    거기까지 하면 되었냐고?
    아니다.
    종이컵을 사용하여 비용이 많이 드니 개인 머그컵을 준비하자고 하면 어떨까...등등등
    복사는 어떨까?
    입사 몇 개월이 되었는데도 복사기는 커녕 자기 책상 위에 놓인 전화기에
     붙어 있는 여러 버튼의 기능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직원들이 대다수다
    (나는 신입사원들이 먼저 고참사원들에게 복사기나 키폰 
    사용설명서를 달라고 하는 경우가 없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안다.)
    팩스는 또 어떤가?
    팩스기기에 달린 버튼에 대해 완벽하게 알려고는 아예하지도 않는다.
    상대방이 팩스를 받았을 때 어떻게 보일 것인지를 미리 생각하며 보내는 
    직원 역시 100명 중 1명 꼴밖에 되지 않는다.
    99퍼센트는 자기가 가진 서류 원본을 그대로 상대방에게 보낸다.
    그 원본에 컬러도표가 들어 있다면, 상대방이 팩스를 받았을 때 
    흑백으로 인쇄되면서 컬러 구분이 사라지기 때문에  
    읽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그런 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신문기사 같은 경우 작은 글씨들을 패시밀리가 뭉개버린다는 것을 
    미리 생각하여 그부분을 크게 확대해서 보내는 사람 역시 정말 만나기 어렵다.
    아주 오래 전의 일이다.
    선박 차터 비용을 절약하고자 기존에 거래하던 
    뉴욕의 어느 해운회사 대신 새로운 해운회사들과 협상을 하던 중, 
    거래 가능성이 있는 곳에 대외비로 문서 하나를 보내게 되었다.
    너무나도 중요한 문건이어서 나는 차장급 직원에게 직접 팩스 송신을 지시했다.
    그랬더니 얼마 후, 
    절대로 그 문건 내용을 알아서는 안 될 기존 거래처가 그 내용을 알고 있었다.
    원인을 파악해보니 팩스기기에 달려있는 
    단축버튼을 엉뚱하게 눌러서 잘못 발송한 것이었다.
    그로 인해 회사가 입은 손해는 그 차장의 연봉 몇 년 치에 해당되었다.
    [세이노 의 가르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