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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키워드로 읽는 이슬람, 이슬람 문화

Joyfule 2016. 7. 6. 00:53

 

 

  12개 키워드로 읽는 이슬람, 이슬람 문화


이종화 명지대·아세아신학대 강사


1. 복식문화


남녀간, 지역간, 기후의 차이에 따라 의복의 형태는 각각 다른 특징을 보인다. 남성의 전통적 의복은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를 보이나 대개 위 아래가 하나로 된 긴 장옷 형태가 일반적이다. 이 의복은
‘솝’‘갈라비야’‘다쉬다쉬’ 등으로 불리며 ‘사르왈’이라는 바지 위에 입기도 한다. 장옷을 입은 허리에는 다양한 장식을 한 단도를 차는데, 이것으로 남성다움을 과시한다. 또한 단도의 형태와 색깔 그리고 재료에 의해 신분과 부족을 구분하기도 한다.

머리에는 다양한 줄무늬로 디자인한다. ‘구트라’라는 천을 쓰는데 ‘이깔’이라 부르는 머리끈으로 머리에 고정된다. 구트라와 이깔은 단지 머리에 쓰는 용도뿐만 아니라 부족간 구별과 통치 가문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구트라의 무늬와 이깔의 형태와 색을 보고 그 사람의 출신 부족과 신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머리에 터번을 두르기도 하는데, 터번은 끊어지지 않은 하나의 긴 천을 머리 부분에 정성스럽게 두른 것으로, 흰색·검은색·청색 등으로 채색되어 있다. 어깨에는 ‘비쉬트’라 불리는 직사각형의 망토를 장옷 위에 걸치는데, 이것은 옷의 기능뿐만 아니라 온도차가 매우 심한 밤의 사막 여행에서 휴식과 수면을 위해 몸을 덮는 담요의 기능까지 겸하고 있다.

여성의 의복은 ‘꾸란’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밖으로 나타내는 것 이외에는 유혹하는 어떤 것도 보여서는 아니 되니라. 즉, 가슴을 가리는 수건을 써서 남편과 그의 부모, 자기 부모, 자기 자식, 자기의 형제, 형제의 자식, 소유하고 있는 하녀, 성욕을 갖지 못하는 하인, 그리고 성에 대해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는 어린이 이외의 자에게는 아름다운 곳을 드러내지 않도록 해야 되니라.’(24장 31절)

따라서 여성의 전통 의복은 온몸을 덮어 가족 이외의 사람들로부터 신체와 장신구들을 가리기 위한 것이다. 여성의 몸을 가리는 이러한 의상은 ‘히잡’(머리나 몸을 덮는 의상) ‘부르끄으’(얼굴 가리개) ‘니깝’(얼굴 전체를 덮는 검은 베일) ‘차도르’(머리 덮개) 등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또한 여성 의상의 모양과 색깔은 지역, 종교적 성향, 계층, 연령, 취미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즉,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걸프 지역의 여성들은 검은색 히잡을 쓰고 온몸을 가리지만, 북아프리카의 여성들은 흰색이나 다양한 색의 히잡을 선호하며 얼굴을 내놓는 두건 형태의 히잡을 쓰거나 아예 쓰지 않기도 한다.

또한 종교적 믿음이 강한 보수적 성향의 여성들은 온몸을 가리는 히잡을 착용하는 반면, 개방적인 여성들은 두건 형태의 히잡을 쓰거나 아예 쓰지 않기도 한다. 연령에 따라서도 젊은 여성들은 원색 계통의 화려한 ‘히잡’을 좋아하고, 나이 든 여성들은 단색 계통의 히잡을 선호한다.

2. 음식문화

무슬림들의 주식은 역시 빵이다. 유목민들에게 구운 빵은 이동중에도 쉽게 먹을 수 있고 보관도 용이해 매우 간편한 음식이다. 빵과 더불어 주요한 음식으로는 육식이 있다.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로 사용되는 양고기는 무슬림들이 가장 좋아하는 육류이고 닭고기·쇠고기·낙타고기 등을 먹는다. 하지만 돼지고기는 엄격히 금한다. 요리 방법은 주로 불에 구워 먹는데, 육류구이 요리의 대표적인 것은 ‘케밥’이라는 음식이다. 케밥은 양고기를 작은 크기로 잘라 주로 소금과 후춧가루로 양념해 구운 것이다.

이와 유사한 것으로 ‘코프타’라는 음식이 있다. 코프타는 잘게 다진 양고기에 여러 가지 양념과 재료를 섞어 버무린 다음 소시지 모양으로 만들어 구운 것이다. 또한 일종의 샌드위치인 ‘샤와르마’라는 음식도 즐겨 먹는다. 이것은 큰 꼬챙이에 수직으로 켜켜이 쌓인 양고기나 쇠고기를 가스 불판 앞에서 돌리면서 굽는 것이다. 구운 고기는 얇게 잘라 빵 사이에 오이피클이나 샐러드와 함께 넣어 샌드위치를 만드는데 이것이 샤와르마다. 또한 요리할 때는 기름을 즐겨 많이 사용하는데, 이것이 비만한 체구의 무슬림 남녀를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무슬림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는 주로 커피와 차다. 커피는 무슬림들이 커피 수출로 유명했던 예멘의 모카 항구를 통해 인류에 보급시킨 음료다. 커피가 무슬림들의 기호식품으로 이슬람 세계에 퍼져 나가게 된 것은 15세기 중반부터다. 예멘의 수피 수도사가 에티오피아 지방을 여행하다 열병에 걸려 앓아 누웠을 때 원주민들이 커피 가루를 물에 타 먹여 회복했다고 한다. 이 수도사에 의해 예멘 지방에 커피가 알려지게 되었다.

초창기에는 이슬람의 신비주의 종단인 수피종단에서 수도사들이 모여 앉아 설교를 들을 때나 명상중에 잠을 쫓을 때 커피를 즐겨 마셨다. 기록에 의하면 이미 1511년 이슬람의 성지 메카에서 성지 순례자들에게 커피를 팔았던 것으로 전한다. 곧이어 커피는 성지 순례자들에 의해 이집트·시리아·이란·터키 등지로 퍼져 나갔다. 무슬림들은 커피가 정신을 맑게 하고 피로를 회복시키며 열을 내리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여 즐겨 마셨으며 도시 곳곳에 커피점이 성행했다.

커피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전 이슬람 세계로 퍼져 나가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술을 금지하는 이슬람법 때문이다. 이슬람에서는 음주를 금하기 때문에 술을 대신할 음료가 필요했는데 그것이 곧 커피였으며 선술집과 같은 사교장소를 대신한 곳이 커피점이었다. 커피와 함께 차도 무슬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기호식품이다. 차는 19세기 이후부터 서구 열강의 식민지 정책과 더불어 소개돼 이슬람 세계에 널리 퍼졌다.

무슬림들은 ‘샤이’라고 불리는 차를 우리처럼 한 잔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보통 두세잔을 계속해서 마신다. 차는 각 지역의 특성에 따라 끓이는 시간과 첨가하는 재료가 다르다.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박하 잎을 넣어 박하향을 나게 하는 ‘나으나으’다. 보통 차에는 많은 설탕을 넣어 달게 마시는데, 이것은 설탕이 더운 날씨에 지친 몸의 피로를 회복시켜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