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지은이: 세키네 마사아키
제4장 칭찬할 때 배려해야 할 것
1편 함께 달린다는 것은 상대를 인정하고 잘 살펴 칭찬하는 것
2. 당사자는 어디까지나 자력으로 달여야 한다
함께 달린다는 것은 심리적인 지원이다.
함께 달리는 사람은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함께 달린다는 의미가 아주 잘 드러나 있는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6월의 어느 일요일, 체육대회가 열렸다.
도회지의 아이들이 끈기가 부족하다는 점에 대해서
일찍부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던 나는 이번 체육대회에서는
장거리달리기에 비중을 두기로 하고 원칙적으로 모두 출전시키기로 했다.
그날, 여자 800미터 달리기에 장애자학교의 F가 참가신청을 했다.
F가 키가 작고 뚱뚱한데다 심장에 가벼운 이상이 있어 호흡이 다른 아이들보다 가쁜 편이었다.
그런 F가 800미터 달리기에 참가신청을 한 것이다.
우리는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F는 "저는 꼭 800미터 경주에 나갈 거예요"하고 고집을 피웠다.
우리는 그 학생의 의지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참가신청을 받기로 했다.
그날, 30여 명의 선수들과 함께 F도 출발을 했다.
그러나 학생들과의 간격이 순식간에 벌어졌고,
다른 학생들이 골인지점에 모두 들어왔는데도 그녀는 아직 두 바퀴만 남아 있었다.
F에게는 아무래도 벅찬 것 같아서 나는 천막 속에서 소리쳤다.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뛰어! 힘내!"
그러나 나의 고함이 그 학생의 귀에 들릴 리가 없었다.
나는 뜨거운 태양 아래서 창백한 얼굴의 땀을 닦으며 달리는 F를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힘내라!"라고 소리치면서 힘차게 박수를 쳤다.
그때 천막 가까이에 있던 일반학급의 3학년 여학생 두 명이 일어나더니
아무 말도 없이 F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F의 두 팔을 굳게 잡고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힘내!"
"이제 한 바퀴 남았어."
이 학생이 F를 격려하는 소리가 천막 안에 있는 내 귀에까지 들렸다.
정말 멋진 동반자였다.
박수소리와 함성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그것은 F를 사이에 끼고 달리는 두 여학생의 우정의 동반에 공감하는
박수소리, 함성소리였다.
마침내 F는, 아니 F와 그녀를 사이에 낀 두 여학생 등 세 사람은 골인을 했다.
F는 탈진한 얼굴이었지만 표정은 더없이 밝았다.
다시 한 번 하늘을 찌르는 환성이 터졌다.
나는 눈시울을 붉히면서 함께 달린다는 것은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두 여학생이 함께 달렸지만 물리적으로는 F에게 아무런 힘도 주지 못했다.
그러나 인간이 달리는 것은 기계가 달리는 것과 다르다.
일반학급의 상급생이 함께 달린 게 F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겠는가!
나는 새삼스럽게 교육은 동반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불운하고 불행한 환경에 처한 아이에게는 특히 함께 달리는 사람이 필요하다.
곁에서 함께 달리는 사람이 있을 때 당사자도 쉬지 않고 자력으로 달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