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지은이: 세키네 마사아키
제3장 산뜻하게 칭찬하는 방법
8편 문제학생과 함께 달린다
3. 오토바이를 훔쳐서 타고 다닌 학생 (B)
<2>자신의 심정을 전달하는 능력
부모님은 T가 평범한 아이가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자신들이 평범한 부모가 아니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그렇다. 평범한 가정, 평범한 부모의 생활이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T의 부모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들의 머리속에는 그저 돈벌이에 대한 생각만이 꽉 차 있었다.
아버지는 어떤 회사의 야간경비원이었는데
낮에는 경마나 빠찡꼬와 같은 도박에만 신경을 쓰면서 생활다운 생활을 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낮에 시간제로 일을 했는데 이렇게 어렵게 사는 것은 모두 불운 탓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가난은 타고난 거야.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가난이 숙명이라 벗어날 길이 없어.
세상에는 운이 좋아서 아무런 고생도 하지 않고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는 그들과 달라.
젠장, 우리는 부모를 잘못 만났어. 죄가 있다면 그것뿐이야.'
T의 부모는 그런 울분을 안고 살았다.
그래서 아버지는 일확천금을 꿈꾸는 도박을 즐겼다.
'운이 좋으면 큰 돈을 손에 넣을 수 있어. 그 돈을 잘 써서 버젓한 생활을 해야지.'
이런 심정으로 도박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런 생각에 도박을 했지만, 경마장에 드나들면서
짜릿한 맛에 사로 잡히고는 도박자체가 인생의 낙이 되고 말았다.
그들의 생활은 그런 식으로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돈문제로 부부싸움이 끊일 날이 없었다.
경마로 돈을 벌 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돈을 잃을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T의 집안은 불화가 끊이지 않았고 가정의 포근함도 사라진 지 오래였다.
T의 정서불안은 이런 분위기에서 싹텄다.
T는 오토바이광이 되었지만 자기 자신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말하지 못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면 속이 후련해져요."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왜 속이 답답한지는 몰랐다.
왜 늘 기분이 우울한지, 왜 늘상 불안하고 초조한지 그 원인을 알 수 없었다.
T는 빨리 부모에게서 독립해 자립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도 고등학교에 가고 싶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혼자서 아파트를 빌려서 무언가를 하고 싶어요.
돈을 벌어서 잘살고 싶어요.
아무튼 지금은 내가 무엇을 하더라도 그냥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어요.
밤 12시에 집에 들어가도 잠자코들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 학교에 친구가 한 명도 없어요.
친구들은 학원에서 사귄 다른 학교 아이들이에요.
그들은 나를 이해하고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요.
사람들은 내 친구들을 깡패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좋은 친구들이에요.
그 아이들도 집에 가봐야 좋은 일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밤늦게까지 돌아 다니는 거예요.
나도 마찬가지에요. 집에 들어가 봤자, 어머니도 없고 아버지는 잠만 자요.
가끔 깨어 있으면 무슨 잔소리가 그렇게 많은지,
공부해라, 좀 성실해라, 밖에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느냐, 끝도 없는 잔소리를 퍼부어요.
아버지다운 모습은 한 번도 보여 준 적이 없으면서 저런 녀석은 빨리 죽어야 된다는 둥,
자기는 경마장에서 돈을 펑펑 날리면서도 나에게는 돈만 뜯어간다는 둥,
쓸데없는 짓만 하고 다닌다는 둥,
우리 아버지는 자기 잘못은 생각지도 않고 나만 들들 볶는 사람이에요.
형은 또 어떤 줄 아세요? 아버지와 대판 싸우고는 집을 뛰쳐나갔어요.
어쩌다 집에 들어와도 나하고는 말도 하지 않아요.
그래요, 우리 집은 그런 집이에요.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살고 있지만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나와 버릴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