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Daddy Long Legs - Jean Webster

Joyfule 2017. 8. 21. 10:33
    
    
     Jean Webster
     Daddy Long Legs
    
      록윌로우 농장에서  
    8월 3일
    키다리 아저씨께
    이래저래 편지를 2개월 정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안되지만 올 여름에는 아저씨가 별로 좋지 않아서요.
    저 너무 정직하죠!
    맥브라이드 씨의 캠프 생활을 포기하라고 하시다니,
    얼마나 제가 실망했는지 모르실 거예요.
    물론 아저씨는 제 보호자시니까 어떤 일에든 아저씨의 분부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번 일은 왜 안 되는지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누가 봐도 제게 있어 이런 좋은 일은 없으니까요.
    만약 제가 아저씨고, 아저씨가 주디라면 전 이렇게 말하겠어요.
    '아아, 좋고 말고, 가거라. 그리고 즐겁게 지내거라.
    새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새 일을 많이 배워두고 밖에서 많이 뛰어놀고, 건강해야지. 
    그래서 앞으로 1년간의 혹독한 공부에 대비하는 거야' 라고요.
    그런데 아저씨는 어떠셨죠?
    그냥 한 줄로,'록 윌로우에 가야한다' 라고만 비서를 통해 보내신것이 전부죠.
    아저씨의 명령에는 인간미가 없어요.
    그 점이 제 기분을 상하게 해요.
    전 이렇게 생각해요.
    만약 제가 아저씨께 갖고 있는 기분의 백분의 일만큼 이라도 
    아저씨가 제게 대해 대해주신다면,
    그렇게 무뚝뚝하게 타이프로 친 비서의 통지가 아니라, 
    친필로 써 주셨을 거예요.
    아저씨께서 저를 생각해 주신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알게 해 주신다면 전 아저씨를 기쁘게 하기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어요.
    저는 마음이 담긴 길고 상세한 편지를 쓰고, 
    답장은 절대로 기대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알고 있어요.
    아저씨는 그 계약대로 실행하고 계시는 거죠 
    ㅡ 지금 저는 이렇게 교육을 받고 있으니까 ㅡ 
    분명 아저씨는 제가 계약대로 실행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시겠죠!
    하지만, 아저씨, 
    이것은 정말 어려운 약속이에요.
    정말로 어려운 약속이에요. 
    저는 너무 너무 슬퍼요.
    제가 애정을 바쳐야 할 사람은 아저씨뿐인데, 
    아저씨는 그림자처럼 잡을 수가 없으니 말이에요.
    아저씨는 제가 만들어낸 공상 속의 인물에 지나지 않아요.
    그러니까 아마 실제로 아저씨는 제가 상상하는 아저씨와는 전혀 딴판인지도 몰라요.
    하지만 예전에 딱 한 번, 제가 병으로 병실에 있었을 때 카드를 보내주셨죠.
    그래서 지금도 아저씨께 완전히 버림받은 듯한 기분이 들면 
    그 카드를 살짝 꺼내서 읽어봐요.
    전 말하고 싶은 걸 아직 조금도 하지 않았군요.
    말씀드리려던 것은 이래요.
    저는 아직도 마음이 상해 있습니다.
    왜냐하면 독단적이고, 거만하고, 절대적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신에게 뽑혀서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것은 상당히 모욕적이거든요.
    하지만 아저씨가 지금까지 제게 해 주신 것처럼 
    친절하고, 관대하고, 동정심 많은 분이라면 
    그 분 마음대로 독단적이고 거만하고, 지독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이 되실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ㅡ 
    이제는 아저씨를 용서해 드릴게요. 그리고 다시 즐겁게 지낼 거예요.
    하지만 샐리로부터 캠프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다는 소식이 오면 
    역시 도저히 즐겁지가 못해요!
    뭐, 어쨌든 이 일은 그만두기로 해요.
    그리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할게요.
    올 여름에는 쓰고 쓰고 또 쓰고 있어요.
    단편을 네 편 써서 각각 다른 잡지사에 보냈어요.
    아시다시피 전 지금 작가 수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 거에요.
    일하는 방은 다락방 구석으로 정했어요.
    이 곳은 저비 도련님이 비오는 날에 노는 곳으로 사용하시던 곳이에요.
    창문이 두 개있고,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썰렁한 구석입니다.
    단풍나무가 차양 대신인데, 이 나무 구멍에는 빨간 다람쥐 일가가 살고 있어요.
    2,  3일에 다시 더 재미있는 편지를 쓰겠어요.
    그때 농장 소식도 전부 알려드릴게요.
    비나 내렸으면 좋겠어요.
    언제나 당신의
    주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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