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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ddy Long Legs - Jean Webster

Joyfule 2017. 9. 1. 11:00
    
    
     Jean Webster
     Daddy Long Legs
    
     키다리 아저씨께.   
    9월 30일
    아저씨께
    아직도 그 장학금 문제로 구구하게 말씀하고 계신가요?
    아저씨처럼 완고하고, 고집세고, 사리를 모르고, 끈질기고, 불독같고, 
    남의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분은 본 적이 없어요.
    남의 신세를 지지 마라고 하셨죠?
    남이라니요!
    그럼 아저씨는 남이 아니란 말씀이신가요?
    제게 있어 아저씨만큼 남은 없어요.
    저는 길에서 아저씨와 스쳐지나도 아저씨를 알아 볼수가 없잖아요.
    아시겠어요, 아저씨?
    만약 아저씨가 분별이 있으시고 이치를 아는 분이고,
    아버지처럼 진심이 담긴 격려의 편지라도 어린 주디에게 보내주시거나 
    때때로 대학을 방문해서 머리를 쓰다듬으며 격려해 주시고, 
    말을 잘 듣는 착한 딸이어서 기쁘다고 칭찬해 주신다면, 
    아마 주디도 나이드신 아저씨께 이런 실례의 말씀은 드리지 않았을 거예요.
    기대하시는 대로 말을 잘 듣는 딸이 되어 어떤 말씀이라도 들어 드리겠어요.
    세상에, '남' 이라고 하신 말에 저는 질렸어요!
    어떻게 자기 잘못은 제쳐놓고 남의 일만 비판하실 수 있어요, 스미스씨?
    그리고 이 장학금은 신세지는 것이 아니에요.
    상금과 같은 거라구요.
    제가 열심히 공부해서 얻어낸 거에요.
    만약 국어에 뛰어난 학생이 없었다면 위원회는 장학금을 수여하지 않았을 거에요.
    사실, 수여하지 않은 해도 있었어요.
    하지만 남자 분과 논쟁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스미스 아저씨는 논리의 관념이 결여된 남자 분 중에 하나에요.
    남자를 납득시키려면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어요.
    달래고 어르거나 화를 내 보이거나 하는 것이죠.
    전 남자를 달래고 얼러서 희망을 관철시키는 것은 딱 질색입니다.
    그러니까 화를 낼 수밖에 없어요.
    장학금을 단념하는 것은 거절하겠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아저씨가 불평하신다면 매월 받는 용돈도 받지 않겠습니다.
    머리가 나쁜 1학년을 개인 지도해 주고 지쳐서 신경쇠약이나 걸릴 것입니다.
    이것이 저의 최후 통첩입니다.
    그리고 말이죠, 아저씨.
    저 또 한 가지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제가 이 장학금을 받음으로 해서 다른 누군가가 교육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게 되는 것을 아저씨는 매우마음에 두고 계신 듯하니, 
    그 문제라면 확실한 해결 방법이 있어요.
    제 교육을 위해 사용하실 예정이던 돈을 존 그리어 고아원에 있는 
    다른 어린 소녀의 교육에 할당하시면 어떠하시겠어요?
    상당히 좋은 생각이죠?
    그렇지만 아저씨.
    이번에 도와주실 소녀는 희망하시는 만큼의 교육만 시켜 주셔야 해요.
    절대로 저보다 더 사랑해서는 안 돼요.
    아저씨의 비서는 자기 편지에 쓴 충고대로 제가 하지 않는다고 화내고 있지는 않겠죠?
    설령 화가 나셨다 해도 저로서는 어쩔 수가 없어요.
    아저씨, 아저씨의 비서분은 제멋대로에요.
    저는 지금까지는 그 분의 변덕에 점잖게 따라왔지만
    이번만은 단호하게 결심을 굽히지 않겠습니다.
    절대로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영원히 마음을 굳힌 당신의
    제루샤 애버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