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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ddy Long Legs - Jean Webster

Joyfule 2017. 9. 5. 23:16
    
    
     Jean Webster
     Daddy Long Legs
    
     키다리 아저씨께.   
    1월 11일
    아저씨, 정말로 뉴욕에서 꼭 편지를 드릴 생각이었지만,
    뉴욕이란 곳은 사람의 마음을 빼앗아 버리는 곳인가 봐요.
    뉴욕에 있는 동안, 아주 즐거웠고 참 많이 발전했어요.
    하지만 그런 가정의 일원이 아니어서 다행이에요!
    차라리 존 그리어 고아원을 배경으로 가진 편이 더 낫다고 진심으로 생각했어요.
    저의 성장 과정에는 여러가지 결함은 있겠지만,적어도 허영이라는 것은 없었어요.
    이제 겨우 물질이 사람을 압박한다는 의미를 알게 되었어요.
    그 집의 물질적인 분위기는 인간을 짓누를 것 같았어요.
    돌아오는 열차를 타고서야 비로소 저는 깊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요.
    가구라는 가구는 모두 조각되고 장식천이 덮여 있어서 호화로움의 극치를 달렸어요.
    만난 사랔들은 아름답게 차려입고,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 하고, 
    교양있는 사람들 뿐이었어요.
    하지만 아저씨, 실제로 저는 그 집에 도착하고부터 돌아올때까지 
    진실된 얘기는 한마디도 듣지 못했어요.
    사상이라는 것은 그 집 정면 현관 입구에서 안으로는
    한 발 자국도 들어간 적이 없나봐요.
    줄리아의 어머님은 보석이라든가 
    양장점이나 사교적회합의 약속 같은 것만 생각하시는 분이었어요.
    아무래도 샐리의 어머님과는 전혀 다른 타입의 어머니 같아요.
    만일 제가 미래에 결혼을 해서 가족을 가지게 된다면
    가능한한 맥브라이드 씨의 가족처럼 키우고 싶어요.
    설령 온 세상의 돈을 가진다 해도 저는 
    펜들턴 집안의 사람들처럼 아이를 키우지는 않겠어요.
    초대해 준 댁의 사람들을 이러쿵저러쿵 비평하는 것은 실례인지도 몰라요.
    만약 그렇다면 죄송해요.
    이건 아저씨와 저만의 비밀이에요.
    저비 도련님과는 딱 한 번 티타임때 만났어요.
    그 때도 둘이서만 얘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어요.
    지난 여름을 둘이서 그렇게 즐겁게 지냈던 것에 비하면 정말 실망했어요.
    아무래도 그 분은 친적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친척들도 분명 그 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구요.
    줄리아의 어머니는 그 분을 머리가 좀 이상한 사람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사람은 사회주의자에요.
    다행히 머리를 기르거나 빨간 넥타이를 하지는 않지만,
    대체 어디서 저런 이상한 사상을 배운걸까?
    펜들턴 집안은 대대로 영국 국교의 신자인데 말이야.
    그 사람은 요트나 자동차나 폴로 경기용 조랑말 같은 멋있는 것에는 
    전혀 돈을 쓰지 않고, 여러가지 개혁 사업에만 돈을 쓸데없이 쓴다니까"
    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그분은 그 돈으로 과자는 사는 걸요!
    줄리아와 저에게 각각 크리스마스 선물로 과자 상자를 주셨어요.
    아저씨, 저도 사회주의자가 되려고 해요.
    그래도 상관 없죠?
    사회주의자는 무정부주의자와는 전혀 달라요.
    사회주의자는 폭탄을 던져 사람을 죽이거나 하는 일을 좋게 생각하지 않아요.
    분명 저는 당연히 사회주의자가 되어야 할 사람이에요.
    저는 프롤레타리아니까요.
    하지만 아직 어떤 종류의 주의자가 될 지 분명하게 정하진 않았어요.
    이 문제는 일요일까지 생각해 보고, 이 다음 편지에 제 주의를 선언하겠어요.
    저는 극장이나 호텔, 아름다운 저택들을 잔뜩 보았어요.
    내 머릿속은 오닉스라든가 금박이라든가 모자이크 바닥이나 
    종려나무 등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어요.
    지금도 아직 흥분에서 깨어나지 못했어요.
    하지만 다시 대학으로 돌아와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기뻐요.
    저는 진짜 학생인가 봐요.
    정숙한 학문의 세계는 뉴욕보다 훨씬 제 마음을 끌어요.
    대학이라는 곳은 확실히 사람을 만족시키는 무엇이 있어요.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어김없이 정해진 수업을 듣는 것은 
    정신적으로 사람을 생기있게 만들어요.
    그리고 머리가 피곤해지면 체조를 하거나 운동장에서 스포츠를 즐기고, 
    자기와 같은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지요.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죠.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고, 마지막에는 마치 세계의 긴급한 문제를 
    영원히 해결이라도 한 것처럼 아주 의기양양한 기분으로 침대에 들어가요.
    게다가 시간 때우기에 좋은 넌센스한 일들이 산더미처럼 많기 때문에 
    잡담 소재는 조금도 부자유스럽지않아요.
    아주 사소한 일만 있어도 하찮은 잡담으로 꽃을 피우지만, 그래도 아주 즐거워요.
    우리들은 자기 자신들이 생각해도 스스로 재치가 있다고 감탄하는 거에요!
    제일 중요한 것은 큰 즐거움이 아니에요.
    작은 기쁨에서 많은 것을 얻는 것이야말로 중요하답니다.
    아저씨, 저는 행복의 진정한 비결을 알아냈어요.
    그것은 현재에 사는 거에요.
    언제까지나 과거를 후회하는 일 없이,
    그리고 내일을 걱정하는 일 없이 현재의 이 순간에서 즐거움을 찾아내는 것이죠.
    마치 농업과 같은 거에요.
    농업에도 조방 농업과 집약 농업이 있지요.
    저는 앞으로 집약 생활을 할 생각이에요.
    순간을 즐기면서 살 생각이에요.
    그리고 즐기고 있는 동안은 계속 즐기고 있다는 것을 의식할 생각이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정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경쟁을 하고 있어요.
    저 멀리 있는 지평선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하려는 것이죠.
    그리고 너무 단숨에 도착하려고 보니 숨이 차서 헐떡이고, 
    지나쳐 가는 아름답고 조용한 전원의 경치를 모두 놓쳐 버리는 거에요.
    그래서 겨우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자신이 나이를 먹고 지쳐 버렸다는 것과 
    목적지에 도착하든 않든 결과에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거죠.
    저는 인생의 길가에 웅크리고 앉아 작은 행복을 산더미 처럼 쌓아올릴 생각이에요.
    그 때문에 대작가가 되지 못해도 상관 없어요.
    저와 같은 사상을 가지고 있는 여성 철학자가 있다는 것을 
    아저씨는 들어 본 적이 있으신지요?
    언제까지나 당신의 주디 올림
    추신 ㅡ 오늘 저녁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금 막 강아지 두마리와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비를 피하려고 창가에 올라와 앉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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