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Daddy Long Legs - Jean Webster

Joyfule 2017. 10. 14. 10:51
    
    
     Jean Webster
     Daddy Long Legs
    
      록 윌로우에서 키다리 아저씨께 
    제가 저비 도련님과의 결혼을 거절한 이유는
    저비 도련님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에요.
    오히려 너무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 분이 나중에 후회하게 되지나 않을까 그것이 걱정이니까요.
    그런 일이 생긴다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요!
    저처럼 태생이 분명치 않은 사람이 저비 도련님 같은  
    버젓한 가문과 인연을 맺는 것은 좋지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저비 도련님께는 고아원 얘기를 일체 하지 않았어요.
    제 자신이 어디의 누군지도 모른다고는 도저히 말하고 싶지 않았어요.
    어쩌면 저는 태생이 아주 미천한 신분인지도 모르잖아요.
    그런데 그 분의 집안 사람들은 자존심이 강해요. 
    그리고 저도 그렇구요!
    또 한 가지 이유는 아저씨에 대한 의무 때문이에요.
    장래에 작가가 되도록 교육을 받게 해 주셨으니까, 
    적어도 작가가 되려는 노력은 해야지요.
    교육만 받고, 아저씨의 뜻을 외면한 채 도망쳐서
    모처럼의 교육을 허사로 만든다면 정당한 행동이라고 할 수 없어요.
    그러나 드디어 저도 빌려주신 돈을 반제할 수 있게 돼서 
    의무의 일부는 수행한 듯한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 만약 제가 결혼을 한다해도 작가로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결혼과 창작은 반드시 양립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했어요.
    물론 저비 도련님은 사회주의자시니까 인습에 얽매이지 않는 분이에요.
    그러니까 가난한 여자와 인연을 맺는 일에 대해 
    다른 사람들만큼 마음에 두지 않을 지도 몰라요.
    서로 마음이 잘 맞고, 함께 있으면 늘 행복하고
    떨어져 있으면 늘 쓸쓸하다고 한다면 
    세상의 어떠한 것도 두 사람을 갈라 놓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로서는 그렇게 믿고 싶어요!
    하지만 아저씨의 냉정한 의견을 듣고 싶어요.
    아저씨의 집안도 분명 좋은 가문이시겠죠?
    그러니까 단순한 동정이나 인정적인 입장에서가 아니라 
    일반적인 견지에서 이 문제를 판단해 주실 수 있을 거에요.
    이런 문제를 아저씨께 밝히다니, 저 굉장히 용감하죠?
    만약 제가 저비 도련님에게 가서, 
    문제는 지미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존 그리어 고아원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제가 그렇게 하면 두려운 결과가 생기게 될까요?
    이 일을 밝히는데는 큰 용기가 필요하겠지요.
    그렇게 할 바에는 차라리 비참한 기분으로 있는 편이 훨씬 더 나아요.
    이 일은 벌써 2개월 전 일이었어요.
    저비 도련님으로부터는 그 후 전혀 소식이 없었어요.
    그런데 실연의 아픔이 아물려고 할때 쯤에 
    줄리아로부터 편지가 와서 또다시 제 마음이 혼란스러워졌어요.
    줄리아는 너무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저비스 숙부님이 캐나다에 사냥하러 갔다가 밤새 폭우를 만나 
    그 이후 폐렴으로 누워 계신다고 했어요.
    저는 그런 줄은 전혀 몰랐어요.
    저는 그 분이 아무 말도 없이 소식을 끊어 버렸기 때문에 
    마음이 무척 상해 있었지요.
    분명 저비 도련님도 비참한 기분일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러니까요!
    아저씨, 어떻게 하는 것이 제일 옳다고 생각 하세요?
     주디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