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yful 일흔 다섯번째 묵상 겔러리
(벌써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시든 꽃을 뗄생각이 없나보다)
나는 이름있는 날이 싫어!
남편이 퇴직후 해운대로 이사하여 우리의 노년을 보내고 있다.
나는 평소에 외롭다든가 쓸쓸하다라는 생각을 할 사이가 없다
인터넷 사이트 관리하며 아름다운 음악과 예쁜 그림,
감동적인 좋은 자료들 속에서 작업을 하다보면
해피하고.. 보람도 느끼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낸다.
또, 적은 일이지만 교회에서 맡은 일들을 하다보면 항상 바쁘기 때문이다.
그런데 명절이나 생일... 이름있는 날엔 비로소 쓸쓸한 생각이 든다.
우리에겐 딸이 둘이 있는데 모두 결혼하여 외국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설날에도, 추석에도 자식들이 찾아오지 못하니 집이 썰렁하다.
생일에도 자식들에게 미역국 한 그릇 대접받지 못한다.
누가 말하기를, 그게 다 자식을 잘 길러 놔서 그렇다나..... ㅡ_ㅡ;;
어버이 날이 돌아오면 가슴에 카네이션 달고 다니는 사람이 부럽다.
지난 금요일, 해피데이 전도 일환으로 성전 24시간 릴레이기도 하고 오다가
아울렛에 가 보니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사느라고 젊은이들이 북적인다.
진열해 놓은 예쁘고 앙증맞은 카네이션 꽃바구니가 눈길을 끌었다.
저런것 하나 사올 자식이 옆에 없다니... 허전했다.
아이들이 결혼하고 몇 해동안은 어버이 날에 선물이 왔지만
국제운송료가 만만치 않으니 선물 보내지 말라고 남편이 엄명을 내렸다.
어버이 날에 전화는 오겠지 하고 기다렸지만
해가 지도록 소식이 없다가 자정이 넘어서야 전화가 왔다.
서운한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반갑기만 하다.
"오늘 어떻게 지내셨어요?"
(누군가가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이벤트가 있었을줄 알고 묻는 것이다)
"박성희권사님 내외와 그 아들내외가 초대하여 칠암에서 생선회 대접받고 왔다."
9일 주일, 교회 현관에서 학생들이 어른들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 주었다.
그 사모?하던 카네이션을 나도 달았다.(꽃 한 송이가 이렇게 감동을 주다니....)
그 꽃을 온 종일 달고 다니다가 밤에 잠자리에 들때에 보니
시들어져서 쓰레기통에 넣고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간밤에 쓰레기통에 넣은 카네이션이
남편이 받은 카네이션과 함께 나란히 거실 벽에 꽂혀있었다.
세상에!
말은 없었지만 남편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나 보다.
"그래도 하나님 은혜로 어디에 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사회의 일원이 되어
제 몫을 담당하며 사는 모습 보는 것만도 얼마나 감사해?"
"그래요 맞아요"
자식들을 자주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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