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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e / 샤인, 1996

Joyfule 2006. 7. 5. 01:28






Shine / 샤인, 1996

감독 : 스콧 힉스 (Scott Hicks)   
주연 : 제프리 러쉬, 저스틴 브래인, 소냐 토드, 아민 뮬러 스탈 등
음악 : 데이빗 허쉬펠더 (David Hirschfelder)
천재 피아니스트로 유명했던 ‘데이빗 헬프갓’에 대한 인생을 그린 영화 

천재여서 정신병에 걸린 피아니스트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린 
음악 영화로 음악을 좋아하는 힉스 감독은 
20년 전 천재 피아니스트로 유명했던 
데이빗 헬프갓의 수수께끼에 매료되어있었다. 
그 당시 헬프갓은 갑자기 세상에서 사라졌었는데 
우연히 신문을 보던 힉스는 그의 재기 리사이틀 공연 날짜를 보게 되었고, 
그가 정신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호주 아카데미에서는 후보에 오른 11개 부문이 전부 수상했고 
골든글로브에선 5개 부문, 아카데미에서는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지만 
모두 남우주연상 단 한 부문만 수상했다. 
한편 OST 앨범의 피아노 연주는 데이빗 헬프갓 본인이 직접 맡았다.

피아노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니고 태어난 데이빗 헬프갓은 
완고한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런던 왕립 음악원에 입학한다. 
그곳에서 전설적인 외팔이 교수 세실 팍스의 지도를 받으며 
천재적인 능력을 마음껏 펼치지만, 
가족과의 단절과 성공에의 압박감 때문에 괴로워한다. 
마침내 콘서트에서 악마의 교향곡이라는 라흐마니노프 3번을 
완벽하게 연주해내는 등 음악적인 성공을 거두지만 
극심한 신경쇠약에 시달리기 시작하여 
정신병원에서 10년이라는 세월을 보내게 된다. 
오갈 데 없이 10년 세월 넘게 정신병원에서 격리된 삶을 살았던 헬프갓은 
교회성가대 반주자이자 자원봉사자 할머니인 
베릴 여사를 만나 병원 밖으로 나오게 된다. 
또 비를 맞으며 뛰어가다 피아노가 보이는 까페로 들어갔을 때도 
실비아라는 여종업원의 도움으로 헬프갓은 
손님들을 상대로 유쾌하게 피아노를 연주한다. 
미친 사람 취급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뒤로 하고 
까페에서 처음 연주한 곡이 바로 림스키코르샤코프의 '왕벌의 비행', 
빠른 템포의 경쾌한 이 곡은 실제 데이빗이 즐겨 연주하는 곡이기도 하다. 
고기가 물 만난 듯 피아노 앞에서 삶의 활력과 빛을 얻은 데이빗 헬프갓은 
점성술가 길리언과 결혼, 어머니같은 헌신적인 사랑에 힘입어 
다시 놀라운 빛을 발하는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해낸다. 
20여년만에 돌아온 영국 콘서트 홀에서 재기연주 후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까지, 
영화 <샤인>은 물결처럼 흐르는 피아노 선율에 천재와 정신장애라는 
극과 극을 달리는 삶을 실어 보는 이의 가슴에 파문을 불러일으킨다.





The Polonaise
(쇼팽 : 폴로네즈 A 장조, 작품 54)
데이비드 헬프갓은 1956년 아홉살에 포스 에에스테드포드에서 이 곡을 연주했다. 무대 위를 온통 구르는 피아노 소리가 인상으로 남는다고. 상금 5쉴링을 받는 그 날의 1등상은 다른 꼬마가 차지했지만, 데이비드는 나중에 "이 용기 덕분에" 더 큰 특별상을 받게 되었다. 1st Movement Cadenza from the Rach 3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협주곡 제3번 d단조, 작품 30)
"세계에서 가장 어럽다"는 이 걸작은 단위시간(초)당 음표 수가 다른 어느 협주곡보다도 많아 끔찍할 정도로 빠르고 온통 "크고 뚱뚱한 코드"로 된 곡이다. 런던 왕립 음악원에서 데이비드의 생활 지도를 맡은 시릴 스미스는 이 곡을 연주하는 노력을 석탄 1천턴을 삽으로 푸는 데 비교했다. 작곡자 스스로도 "코끼리를 위한 작품"이라 부른 이 곡은 1909년 뉴욕에서 라흐마니노프가 손수 초연했다. 데이비드 헬프갓은 10대 때 퍼스에서 마담 앨리스 캐라드 (바르톡의 제자)에게 이 협주곡을 배웠다. 1969년 왕립 음악원에서 그가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3번은 보기 드물게 스승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은 아주 이례적인 사건으로 지금까지 기억된다. Scenes from Childhood 'Almost Too Serious' (슈만 : <어린이 정경> 중 "너무나 진지하게")
이 곡을 들으면 데이비드의 불우한 어린 시절 모습을 그린 한 편의 삽화, 그리고 가정적인 아버지 피터의 이미지가 머릿 속에 떠오르곤 한다.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이런 정경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Raindrop Prelude (쇼팽 : 전주곡 제15번, 작품 28)
데이비드가 연주하던 퍼스의 레스토랑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던 곡 중의 하나. 요술과도 같은 이 연주는 1980년대 후반 라이브로 레코딩되었다. Gloria (비발디 : 글로리아, RV 589)
이 작품의 발랄한 후렴은 처음에는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데이비드의 연주가 차츰 혼돈의 도를 더해가면서 곧 기괴한 인상을 띤다. Hungarian Rhaposdy No. 2 (리스트 : 헝가리 광시곡 제2번 c단조)
데이비드 헬프캇이 놀라울만큼 빠른 페이스로 연주하는 이 곡은 "피아노의 스턴트맨"이라 일컬어지는 조프리 러쉬에게조차 '건반 작동의 엄청난 도전'이었다. 데이비드가 방에서 혼자, 문자 그대로 목숨을 걸고 연주하는 버릇과 관련이 있을 듯 싶다. 음악은 언제나 데이비드의 벗이 될 것이라는 아버지의 예견은 들어맞았다. 아니, 차라리 음악만이 그의 유일한 벗이라 해야 옳겠다. Prelude in C Sharp Minor (라흐마니노프 : 전주곡 c단조)
라흐마니노프의 독주회에서 이 곡은 거의 의무적인 앙코르곡이었다. 얼마나 어려운 곡인지, 청중이 매번 이 곡을 원하는 것을 어느 비평가는 "사자에게 먹히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여성 조련사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 견주기까지 했다. 이 음반에 발췌한 패시지는, 레스토랑 연주를 유일한 구원의 열쇠로 삼아 절망적으로 빗 속을 질주하는 데이비드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Flight of the Bumblebee (림스키-코르사코프 : 왕벌의 비행)
데이비드가 잠적을 깨고 다시 떠오른 신화를 만든 바로 그 곡이다. 터널의 끝을 알리는 화려한 빛의 주제에 견준 스토리가 한 때 인상적이었다. 잊혀진 줄만 알았던 사람이 느닷없이 레스토랑으로 달려나와 <왕벌의 비행>을 연주로, 보는 모든 이들의 말문을 닫아버린 그 모습이라니! 그야말로 "데이비드의 복수"라고나 할까. Sospiro (리스트 : 탄식)
역시 레스토랑에서 인기곡으로, 아무리 시끄러운 손님이라도 이 곡이 나오면 입을 다문다고 보면 틀림없다. 멋 모르고 떠들면서 들어왔다가 다른 사람들의 잠잠한 모습에 기가 죽어버린 사람들의 얘기가 수없이 많이 남아 있다. La Campanella (리스트 : 라 캄파넬라)
영화 속에서 데이비드는 이 곡을 마치 수영하듯 연주한다. 질리안은 시간이 별로 없을 때 이곡을 권했다고 한다. 하긴, 아무리 수영하듯 한다 해도 라흐마니노프 3번은 45분이나 걸리니까. Nulla in Mundo Pax Sincera (비발디 : 세상엔 참 평화 없어라)
데이비드와 질리안의 '사랑의 주제' 라고도 할 이 곡은 레코딩 된 일이 드물지만, 데이비드 허쉬펠더의 편곡과 제인 에드워즈의 목소리, 조프리 랭카스터의 하프시코드와 제럴드 큐네먼의 첼로에 의해 심장을 멎게 할만큼 순수한 곡으로 아름답게 재현되었다. 마법의 주문이라도 걸린 것 같은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