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제13장 고종사촌 콜린 3
콜린에 대해서
"아냐."
콜린이 대답했다.
"네가 가 버리면 난 정말 꿈이었다고 믿게 될거야.
네가 진짜라면 그 큰 발걸이 의자에 앉아 얘기 좀 해 봐.
너에 대해 듣고 싶으니까."
나는 침대 가까이에 초를 내려놓고 쿠션을 깐 의자 위에 앉았다.
나는 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이 수수께끼처럼 숨겨진 방에 남아서 이 수수께끼 같은 소년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무슨 얘기를 해줬으면 좋겠어?"
내가 물었다.
콜린은 미슬스웨이트에 온지 얼마나 되었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내 방은 어떤 복도에 있는지도 궁금해했다.
또 이제까지 뭘 했는지도 알고 싶어 했다.
자기가 황야를 싫어하는 것처럼 나도 황야를 싫어하는지,
요크셔에 오기 전에는 어디 살았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나는 이 모든 질문에 대답을 하고 그 이상을 얘기해 주었다.
콜린은 도로 베개를 베고 귀를 기울였다.
콜린은 나에게도 인도 얘기와 바다 건너 온 항해 얘기를 많이 해 달라고 졸랐다.
나는 콜린이 몸이 불편했기 때문에 다른 애들과는 다르게 배웠다는 것을 알아냈다.
보모중 한 사람이 아주 어렸을 때 읽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콜린은 항상 근사한 책을 읽고 그 속의 그림을 들여다보았다.
아버지는 콜린이 깨어 있을 때 자주 보러 오진 않았지만
혼자 재미있게 놀수 있는 멋진 장난감들을 많이 주었다.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놀아 본 적은 없는 것 같았다.
부탁하면 뭐든 받을 수 있었고 하기 싫은 일은 억지로 할 필요가 없었다.
"모두들 내 비위를 맞춰야 해."
콜린은 무심하게 말했다.
"화가 나면 몸이 아프거든.
아무도 내가 살아서 어른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콜린은 그런 생각에 너무 익숙해져서
이젠 중요하지도 않게 되었다는 말투로 이야기했다.
콜린은 내 목소리를 좋아하는 듯 했다.
내가 얘기를 계속하자 콜린은 꾸벅꾸벅 졸면서도 재미있어 했다.
이따금 나는 콜린이 점차 졸음에 빠져 드는 건 아닐까 생각했지만
마침내 콜린은 질문을 하며 새로운 화재를 꺼냈다.
"너 몇 살이야?"
콜린이 물었다.
"난 열 살이야."
나는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말해 버렸다.
"너도 동갑이잖아."
"어떻게 알았어?"
콜린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넌 정원 문이 잠기고 열쇠가 묻혔을 때 태어났으니까,
그 정원은 10년 동안이나 잠겨 있었다고 했거든."
콜린은 팔꿈치로 몸을 괴고 반쯤 일어나 앉아 나를 향했다.
"어떤 정원 문이 잠겼어?
누가 그랬어?
어디 열쇠가 잠겨 있어?"
콜린은 갑작스레 무척 흥미가 돋는 듯 외쳤다.
"그건,,, 그건 크레이븐 고모부가 싫어하는 정원이야."
나는 초조하게 말했다.
"고모부가 문을 잠갔어.
아무도, 아무도 고모부가 열쇠를 어디 묻었는지 몰라."
"무슨 정원인데?"
콜린은 열심히 캐물었다.
"10년 동안 아무도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는 허락을 받지 못했어."
나의 조심스러운 대답이었다.
하지만 이제 조심해 봤자 너무 늦었다.
콜린은 나와 몹시도 비슷했다.
콜린도 달리 생각할 만한 꺼리가 없었고 내가 정원에 끌렸듯 콜린도 정원에 끌렸다.
콜린은 연신 질문을 퍼부었다.
어디에 있어?
문을 찾아는 봤어?
정원사들에게는 물어보지 않았니?"
"사람들은 말을 하지 않으려 해."
내가 대답했다.
"물어봐도 대답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나 봐."
"내가 말하라고 할게."
콜린이 말했다.
"그렇게 할 수 있어?"
나는 겁이 나기 시작해서 목소리가 떨렸다.
콜린이 사람들에게 질문에 대답하도록 시킨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어떻게 알고!
"모든 사람이 다 내 비위를 맞춰야 하니까.
말했잖아."
콜린이 말했다.
"내가 만약 살아 남으면 이곳은 언젠가 내 것이 돼.
다들 그 사실을 알아. 사람들에게 말하라고 할 수 있어."
나는 내 자신이 응석받이로 버릇없이 자랐다는 것은 몰랐지만
이제는 이 수수께끼 소년이 그렇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
콜린은 전 세계가 자기 것이라 생각했다.
얼마나 특이한 아이인지,
자기가 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저렇게 태연하게 하다니.
"넌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내가 물었다.
한편으로는 호기심이 돋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원 얘기를 잊어버리게 하고 싶었다.
"오래 살 것 같지 않아."
콜린은 좀전처럼 무심하게 대꾸했다.
"기억이 날때부터 사람들이 내가 살지 못할 거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거든.
다들 처음에는 내가 어려서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고,
이젠 내가 못 듣는다고 생각해. 하지만 다 듣고 있지.
내 의사 선생님은 아버지의 사촌이야.
아주 가난해서 내가 죽으면 아버지도 이 세상을 떴을 때
그 선생님이 미슬스웨이트의 모든 것을 가지게 돼.
그 의사 선생님은 내가 살길 원하지 않는 것 같아."
"넌 살고 싶고?"
내가 물었다.
"아니."
콜린이 성나고 피곤한 어조로 말했다.
"그렇다고 죽고 싶지는 않아.
몸이 아플 땐 여기 누워서 생각하다가 결국엔 울고 또 울지."
"네가 우는 거 세 번 들었어."
내가 말했다.
"하지만 누구인진 몰랐어.그것 때문에 우는 거였어?"
나는 콜린이 정원을 잊어버리길 바라며 화제를 돌리려 했다.
"아마 그럴테지."
콜린이 대답했다.
"다른 얘기 하자.
그 정원 얘기해. 그거 보고 싶지 않아?"
"보고 싶지."
나는 아주 나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도 그래."
콜린은 끈질기게 계속했다.
"이 전에는 정말로 뭘 보고 싶어 한 적이 없었어.
하지만 이 정원은 보고 싶어.
열쇠를 파내고 싶어.
문을 열고 싶고, 나를 휠체어에 태워서 거기 데려다 놓게 할 거야.
그러면 신선한 공기를 쐴 수 있겠지.
사람들 시켜서 문을 열게 할게."
콜린은 어찌나 들떴는지 이상한 눈은 마치 별처럼 빛났고
이전보다 한층 더 거대해 보였다.
"사람들은 내 비위를 맞춰야 하거든.
사람들에게 나를 거기로 데려다 달라고 하고 너도 들여보내 달라고 할게."
나는 두 손을 꽉 맞잡았다.
모든 게 망쳐지기 직전이었다.
모든 게!
디컨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몰랐다.
나는 이제 안전하게 숨겨진 둥지를 큰 개똥지빠귀같은 기분을 느끼지 못할 것이었다.
"아, 안 돼. 안 돼! 그러지 마!"
내가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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