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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cret Garden - 고종사촌 콜린 5.

Joyfule 2017. 11. 29. 22:03
    
    
      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제13장 고종사촌 콜린 5  
     
    콜린 또한 분명히 대답을 기대하지는 않는 눈치였지만 
    다음 순간 내가 깜짝 놀란 말을 했다.
    "너 한테 뭔가 보여 줄게."
    콜린이 입을 열었다.
    "저기 난로 선반 위 벽에 걸린 장밋빛 비단 커튼 보여?"
    이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이 내가 눈을 드니 이제야 보였다.
    어떤 그림 위에 부드러운 비단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다.
    "보여."
    내가 대답했다.
    "저기 줄이 나와 있을거야."
    콜린이 말했다.
    "가서 잡아 당겨 봐."
    나는 여전히 영문을 모른체 일어나서 줄을 찾았다.
    줄을 잡아 당기니 고리에 걸린 비단 커튼이 뒤로 밀려났고 
    그 뒤에 걸린 그림이 드러났다.
    웃고 있는 소녀를 그린 그림이었다.
    밝은 머리카락은 파란 리본으로 묶여 있었다.
    명랑하고 사랑스러운 눈은 콜린의 불행에 보이는 눈과 아주 똑같아서,
    마노 같은 회색에 눈 위아래에 난 기다란 속눈썹 때문에 배나 크게 보였다.
    "우리 어머니야."
    콜린이 불평하듯 말했다.
    "어째서 엄마가 죽었는지 모르겠어.
    엄마가 죽어버려서 미울 때도 있어."
    "참 이상하다!"
    내가 외쳤다.
    "엄마가 살아 있었더라면 나도 항상 아프지 않았을지도 몰라."
    콜린이 투덜거렸다.
    "나도 오래 살수 있을 것 같아.
    아빠도 날 보기 싫어하지 않았을 거고, 내 등도 튼튼했을 거야.
    커튼 다시 내려."
    나는 시키는 대로 하고 발걸이 의자로 돌아왔다.
    "고모는 너보다 훨씬 예쁘시네."
    내가 말했다.
    "하지만 눈은 너랑 똑같아.
    적어도 모양과 색깔은 똑같네.
    왜 초상화에 커튼을 쳐 놓았어?"
    콜린은 불편하게 꿈지럭 거렸다.
    "내가 그렇게 해 달라고 했어.
    가끔 엄마가 나를 바라보는 게 싫어.
    내가 아프고 비참할 때도 너무 환히 웃고 있으니까.
    게다가 엄마는 내거니까.
    다른 사람이 보는 게 싫어."
    잠시 정적이 흘렀다가 내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여기 왔었다는 걸 메들록 부인이 알면 어떻게 돼?"
    "메들록 부인은 내가 하라는 대로 할 거야."
    콜린은 대답했다.
    "네가 매일 여기 와서 내 말동무가 되게 해달라고 부인에게 말해야 겠다.
    네가 와서 기뻐."
    "나도 그래."
    내가 대답했다.
    "할 수 있는 한 자주 올게.
    다만..."
    내가 망설였다.
    "매일 나가서 정원 문을 찾아야 하니까."
    "그래, 그래야지."
    콜린이 대답했다.
    "나중에 어떻게 됐는지 말해 줘."
    콜린은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잠깐 누워서 생각에 빠지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너도 비밀로 해야 할 것 같아.
    사람들이 알아낼때까지는 말을 하지 않겠어.
    언제든지 보모를 내보내고 나 혼자 있고 싶다고 할수 있으니까.
    너 마사를 알아?"
    "그럼 잘 알지."
    내가 대답했다.
    "마사가 내 시종이야."
    콜린은 바깥 복도를 향해 머리를 끄덕였다.
    "마사가 저 방에서 자는 하녀야.
    어제 보모가 자기 언니네 집에 간다고 갔는데
    보모는 외출 할때면 항상 마사에게 내 시중을 맡겨.
    네가 언제 와도 되는지 마사가 알려 줄거야."
    그때야 나는 울음소리에 관한 질문을 했을 때
    마사가 왜 곤란한 표정을 지었는지 속사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마사는 너에 관해 줄곧 알고  있었어?"
    "그럼, 가끔 내 시중을 드니까.
    보모는 나를 놔두고 가 버리는 경우가 많고 그때마다 마사가 왔어."
    "시간이 한참 됐네."
    내가 말했다.
    "이제 갈까? 
    너 눈이 졸려 보여."
    "내가 잠이 든 다음에 갔으면 좋겠는데."
    콜린은 약간 수줍어 하며 말했다.
    "눈 감아."
    나는 발걸이 의자를 좀 더 가까이 끌어다 놓았다.
    "그럼 인도에서 내 보모가 해주었던 대로 해 줄게.
    네 손을 토닥이고 쓰다듬으면서 작은 소리로 자장가를 불러 줄거야."
    "그건 나도 좋아할 것 같다."
    콜린은 졸린 목소리로 말했다.
    어쨌든 나는 콜린이 불쌍했고 깨어 있을 때 놔두고 가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침대에 기대어 손을 쓰다듬어 토닥여 주면서
    아주 나지막한 목소리로 힌두스타니어 노래를 불러 주었다.
    "이거 좋다."
    콜린은 한층 더 졸린 소리로 말했고 나는 계속 노래를 읊으며 쓰다듬었다.
    하지만 다시 콜린을 올려다보았을 때 
    콜린은 검은 속눈썹이 거의 뺨까지 닿을 정도로 눈을
    꼭 감고 깊이 잠들어 있었다.
    나는 살며시 일어나 초를 들고 소리없이 슬금슬금 방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