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제13장 고종사촌 콜린 4
비밀공유
콜린은 나를 향해 정신 나갔다고 여기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왜?"
콜린이 소리치듯 물었다.
"너도 부고 싶다며."
"그래"
나는 목에서 흐느끼는 소리를 내며 대답했다.
"하지만 네가 사람들에게 문을 열어서 안으로 데려달라고 하면
그건 다시 비밀이 될 수 없을 것 같아."
콜린은 좀더 앞으로 목을 숙였다.
"비밀이라니, 무슨 뜻이야? 말해 봐."
내 말이 거의 잇달아 굴러 나왔다.
"있잖아, 있지."
난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우리 말고 아무도 모른다면, 거기 문이 담쟁이 덩굴 아래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면,우리가 찾아 낼수도 있잖아.
그럼 함께 몰래 들어가서 문을 닫아 버리면
아무도 그 안에 사람이 있는지 모를 것 아냐.
그럼 우리는 그곳을 우리 정원이라고 하고 그런척,
우리가 개똥지빠귀고 거긴 우리 둥지라고 생각할 수 있잖아.
만약 우리가 거기서 매일 놀고 땅을 파고 씨앗을 뿌리고 모두 살아나게 한다면..."
"그거 죽었어?"
콜린이 내 말을 끊었다.
"아무도 안 돌봐 주면 곧 죽을거야."
나는 말을 이었다.
"알뿌리는 살겠지만 장미는..."
콜린은 나 만큼이나 흥분해서 말을 잘랐다.
"알뿌리는 뭐야?"
콜린이 재빨리 물었다.
"나팔수선화와 백합, 스노드롭이야.
지금도 흙속에서 일하고 있어.
봄이 오고 있으니까 연두색 새순을 내밀었지."
"봄이 오고 있어?"
콜린이 물었다.
"봄이 오면 어떤데?
몸이 아프면 방 안에서 봄이 오는 것을 알수 없으니까."
"비 위에 태양이 비치고 빗방울은 햇빛 위에 떨어져.
식물들은 땅밑에서 일하면서 밀고 올라오려고 해."
내가 설명했다.
"정원을 비밀로 놔둔다면 우리는 그 안에 들어가서
식물들이 매일 쑥쑥 자라는 것을 볼수 있을 거야.
장미가 얼마나 살아있는지 볼 수도 있고 모르겠어?
아, 정원을 비밀로 놔두면 얼마나 더 멋질지 모르겠어?"
콜린은 다시 베개 위에 머리를 툭 떨구며 누워서 얼굴에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난 비밀이 있었던 적이 없어."
콜린이 말했다.
"어른이 될 때까지 오래 살수 없다는것을 빼놓고,
사람들은 내가 안다는 사실을 모르지. 그래서 일종의 비밀이야.
하지만 이쪽 비밀이 더 좋다."
"사람들에게 널 정원으로 옮겨 달라고 하지 말아야 해."
내가 애원했다.
"그러면 어쩌면 언젠가 거기 들어갈 방법을 찾아낼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러면 그때, 의사 선생님이 네가 휠체어에 앉은 채로 밖에 나가도 좋다고 허락해 주고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으면, 어쩌면 어쩌면
우리는 네 휠체어를 밀어줄 소년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몰라.
그럼 우리끼리 갈 수 있을 거고, 거긴 언제나 비밀의 화원일 거야."
"그거~ 마음에~ 든다."
콜린은 꿈꾸는 눈으로 아주 느릿하게 대답했다.
"그게 마음에 들어.
비밀의 화원에서 신선한 공기를 쐬는 건 싫지 않겠지."
나는 다시 숨을 내쉬었다.
정원을 비밀오 둔다는 생각을 소년도 좋아하는 것 같아 이제 더욱 안심이 되었다.
계속 얘기를 해서 내가 바라봄 대로 콜린으로 하여금
마음의 눈으로 그 정원을 볼수 있게 한다면,
콜린도 그 정원을 무척 좋아하게 되어 다른 사람들이 마음대로 그곳에
침범한다는 생각을 참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분이 강하게 들었다.
"그 정원이 어떨 것 같은지 내가 생각한 걸 말해 볼게.
우리가 만약 그 정원에 들어간다면 말이야."
내가 설명했다.
"거긴 오랫동안 닫혀 있었으니까 덩굴이 많이 얽혀 있을 거야."
콜린은 가만히 누워 내가 계속 이야기 하는 소리를 들었다.
장미 덩굴이 나무에서 나무로 이어져서 늘어져 있을 지 모른다.
그곳은 안전하니까 새들이 거기 둥지를 틀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후 나는 울새와 벤 이야기를 했다.
울새에 관해선 할 얘기가 무척 많아서 말이 술술 편하게 나왔고
이제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콜린은 울새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었는지 환한 미소를 지었는데
그 덕에 얼굴도 참 예쁘게 보였다.
처음에 나는 커다란 눈동자와 숱 많은 머리카락을 한 콜린이
내 보다도 도 못생겼다고 생각했었다.
"새들이 그런지는 몰랐어."
콜린이 말했다.
"하지만 방에만 있는다면 뭐든 볼 수 없겠지.
넌 정말 많은 걸 아는구나.
그 정원에 들어갔다 온 사람 같아."
난 뭐라 할 말을 몰라서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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