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마침내 찾아온 봄 1
물론 콜린이 짜증 발작을 부린 다음 날 아침에
크레이븐 박사는 전갈을 받고 저택에 왔다
항상 그런 일이 있을 때면 의사에게 즉시 연락이 갔고,
의사가 도착해 보면 언제나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충격을 받은 소년이 침대에 누워있기 마련이었다.
그럴때면 소년은 충명스럽고 여전히 히스테리를 부리면서
말 한 마디만 해도 또다시 흐느낄 태세였다.
사실 크레이븐 박사는 이렇게 까다로운 왕진을 두려워하고 싫어했다.
이번엔 오후까지 미적거리다가 미슬스웨이트에 도착했다.
"그 아인 좀 어때요?"
의사는 도착하자마자 메들록 부인에게 약간 언짢게 물었다.
"그렇게 발작하다간 언젠가 혈관이 터지고 말걸.
그 아이는 히스테리와 응석이 너무 심해서 반쯤 정신이나간 것 같아요."
"그게요, 선생님."
메들록 부인이 대답했다.
"직접 보고도 믿지 못하실 거에요.
도련님 만큼이나 얼굴이 못생기고 잘 찡그리는 아이가
도련님을 완전히 홀렸다니까요.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정말 볼품없는 아이인데다가 말하는 걸 제대로 들어본 적도 없는데
우리 모두가 감히 하지 못할 일을 어떻게 해냈는지 영문을 모르겠어요.
그저 어젯밤엔 고양이 새끼처럼 휙 뛰어와선 발을 구르면서
도련님에게 소리 그만 지르라고 명령하지 뭐에요.
어쨌든 도련님은 그 덕에 놀랐던지 정말로 그쳤어요.
게다가 오늘 오후에는...
그냥 올라가서 직접 보세요.
믿을 수가 없는 지경이랍니다."
환자 방에 들어갔을 때 크레이븐 박사가 본 광경은 정말로 놀라웠다.
메들록 부인이 문을 열자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콜린은 잠옷 가운을 입고 소파에 앉아 있었다.
꼿꼿이 등을 펴고 앉아 정원책의 그림을 들여다보면서
앞에 앉은 못생긴 아이와이야기를 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여자아이의 얼굴은 기쁨으로 환히 빛나고
있어 결코 못생겼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이 싹이 긴 파란 꽃...
이걸 많이 심자."
콜린이 단언했다.
"이걸 큰제비고깔이라고 하는 거야."
"디컨 말로는 이건 제비고깔을 크고 멋지게 키운 모양이라고 했어."
내가큰 소리로 말했다.
"벌써 여러 송이 있어."
그때 우리 둘은 크레이븐 박사를 보고 말을 뚝 끊었다.
나는 아주 잠잠해졌고 콜린은 뿌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어젯밤에 아팠다는 얘기를 듣고 안타까웠단다. 얘야."
크레이븐 박사는 살짝 불안하게 말을 던졌다.
그는 원래 좀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었다.
"좋아졌어요. 지금은 훨씬."
콜린은 약간 라자처럼 오만하게 대답했다.
"괜찮으면 내일이나 모레에 휠체어 타고나갈 거에요.
신선한 공기를 쐬고 싶어요."
크레이븐 박사는 콜린 옆에 앉아서 맥박을 짚어보고 미심쩍은 듯 쳐다보았다.
"그러자면 날씨가 아주 좋아야 할 텐데."
크레이븐 박사가 말했다.
'그리고 절대 무리하면 안 돼."
"신선한 공기를 쐬는 데 무리할 까닭이 없어요."
젊은 라자가 대꾸했다.
바로 이 꼬마 신사가 성을 내며 큰 소리를 지르고
신선한 공기를 쐬면 감기에 걸려 죽을 거라고
말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의사가 약간 놀란 것도 당연했다.
"네가 신선한 공기를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나 혼자 있을 때는 싫어했죠."
라자가 대답했다.
"하지만 사촌이 같이 나갈 거니까요."
"물론 보모도 같이 가겠지?"
크레이븐 박사가 말을 던졌다.
"아니, 보모는 데려가지 않을 거에요."
어찌나 위엄있는 태도였는지 나는 온몸을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
진주로 장식하고 하인들이 절을 하며 다가와 명령을 받으려고 기다리던,
거대한 루비 반지를 끼고 검은 손을 흔들던
젊은 인도인 왕자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사촌이 잘 알아서 나를 돌볼 거에요.
사촌이 옆에 있으면 늘 몸 상태가 한결 낫거든요.
지난 밤에도 날 낫게 했어요.
그리고 내가 아는 아주 힘센 애가 휠체어를 밀어 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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