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마침내 찾아온 봄3
그날밤 콜린은 한 번도 깨지 않고 잠을 잤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는 가만히 누워 자기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기이하게도 편안했기 때문에 미소가 절로 떠올랐다.
실제로도 일어나는 게 참 좋아서 몸을 굴리면서 팔다리를 기분좋게 한껏 뻗었다.
콜린은 마치 몸을 묶고 있던 팽팽한 실이 저절로 풀려서 빠져나온 기분이었다.
콜린은 크레이븐 박사라면
신경이 느긋해져 저절로 푹 쉬었다고 말하리라는 것을 몰랐다.
침대에 누워 벽을 쳐다보며 깨지 않기를 바라는 대신에
콜린의 마음 속은 나와 함께 어제 세웠던 계획,
정원 그림, 디컨과 들짐승 생각으로 가득찼다.
생각할 일들이 있어서 어찌나 좋은지,
게다가 깨고 나서 10분도 지나기 전에 복도를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리더니 나는 문 앞에 섰다.
다음 순간 나는 방으로 들어와 아침 향기 가득한 신선한 공기
한 줄기와 함께 콜린의 침대 앞으로 뛰어갔다.
"박에 나갓다 왔구나!
밖에 나갔다 왔어! 좋은 이파리 냄새가 나."
콜린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뛰어왔기 때문에 머리가
느슨하게 풀려 바람에 날렸는데 신선한 공기를 쐬어서인지
얼굴이 환하고 뺨이 불그스름했다.
"무척 아름다운 날이야!"
나는 빨리 뛰어오느라 약간 숨이 찼다.
"이렇게 아름다운 건 한번도 못 봤을 거야.
마침내 왔어!
이 전날 아침에 왔다고 생각했지만 그저 오고 있는 주이었던 거야.
지금 여기 왔어! , 왔어 봄이! 디컨이 그러더라!"
"그래?"
콜린이 외쳤다.
콜린은 실은 아무것도 몰랐지만 심장박동을 느꼈다.
콜린은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창문 열어 봐!"
콜린은 반쯤은 기쁜 흥분에, 반즘은 자기 상상에 웃으면서 말했다.
"어쩌면 황금 나팔 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콜린이 웃긴 했지만 나는 순식간에 창문 옆에 섰고,
바로 다음 순간에는 창문이 활짝 열리면서 신선함과 향기,
새들의 노래가 쏟아져 들어왔다.
"신선한 공기야."
내가말했다.
"똑바로 누워서 숨을 길게 들이마셔봐.
디컨이 황야에 누워있을 때 꼭 그렇게 하거든,
공기가 혈관으로 흘러 들어오는 기분이 들고 몸도 튼튼해진대,
영원히 언제가지나 살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하더라.
숨을 들이마셔 봐."
나는 디컨이 해준 얘기를 반복하고 있을 뿐이었지만 콜린의 관심을 끌었다.
"영원히 언제까지나 라니! 공기때문에 그런 느낌이 든단 말이야?"
콜린은 내가 말한 대로 다시 또다시 숨을 깊게 오래 들이마셨고
마침내 뭔가 새롭고 기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나는 다시 콜린의 침대 옆에 섰다.
"식물들이 흙 위로 우글우글 솟아나고 있어."
나는 쉼 없이 말을쏟아냈다.
"꽃잎이 펼쳐지고 모든 나무에 새싹이 돋았어.
초록 너울이 회색을 거의 다 덮었고 새들은 너무 늦으면
비밀의 화원에서 자리 다퉁을 하게 될까 두려운 나머지 허겁지겁 둥지를 짓고 있어.
장미 덤불은 무척이나 활기에 넘쳐.
길 위외 숲속엔 앵초 꽃이 피었고 우리가 심은 씨들도 올라왔어.
디컨은 여우와 가마귀, 다람쥐와 갓 태어난 새끼 양을 데려왔어."
여기까지 말하고 나는 숨을 고르려고 잠깐 말을 멈췄다.
갓 태어난 새끼 양은 디컨이 사흘 전에 발견했는데
황야의 히스 덤불 사이 죽은 어미 옆에 누워 있었다.
디컨은 이전에도 어미 잃은 양을 찾아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았다.
디컨은 양을 재킷에 싸서 집으로 데려온 후 불 옆에 눕히고 따뜻한 우유를 먹였다.
양의 얼굴은 약간 사랑스럽고 멍청하게 생겼고 몸에 비해 다리가 길었다.
디컨은 양을 품에 앉고 황야를 건너왔고 우유병은 다람쥐와 함께 주머니에 넣었다.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양을 무릎위에 놓고 나무 밑동에 앉아 있노라니 나
는 기이한 기쁨이 넘쳐서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양, 양 한마리가! 아기처럼 무릎 위에 누운 살아있는 양!
나는 기쁨에 넘쳐서 양을 묘사하고 콜린이 귀를 기울이며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고 있을 때 보모가 들어왔다.
보모는 창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전에는 환자 본인이 창문을 열면 감기에 걸린다고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따뜻할 때도 여러날 이 방 안에서 갑갑하게 앉아있곤 했다.
"정말 춥지 않으세요, 콜린 도련님?"
보모가 물었다.
"아니."
대답이 돌아왔다.
'신선한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고 있어.
이걸 마시면 튼튼해져,
아침은 소파에 앉아 먹을게.
사촌도 나와 함께 아침을 먹을 거야."
보모는 미소를 슬쩍 감추면서 아침 식사 2인분을 주문하러 나갔다.
보모는 병자의 방보다야 하인 식당이 좀 더 재미있는 곳이라고 생각했고,
지금 당장은 모든 이들이 위층 소식을 듣고 싶어했다.
인기없는 어린 은둔자에 관해 다들 여러 농담들을 해댔고 요리사는
"이제 이 도련님이 자기 상대를 만났고 그건 잘된 일" 이라고 했다.
하인 식당은 도련님의 짜증 발작에 무척 지쳐 있었는데,
가족이 있는 집사는 이환자에게는
"매질이 약" 이라는 의견을 여러번 내기도 했다.
콜린이 소파에 앉고 2인분의 아침 식사가 탁자 위에 차려지자
콜린은 보모에게 가장 라자다운 태도로 알렸다.
"어떤 소년, 여우 한 마리,까마귀 한 마리, 다람쥐 두 마리,
갓 태어난 새끼 양 한 마리가 오늘 아침 나를 만나러 올 거야.
오는 대로 위층으로 올려보내."
콜린은 말했다.
"하인 식당에서 잡아 두면서 동물들이란 놀지 마,
여기사 만나고 싶으니까."
보모는 살짝 숨을 들이켰고 헛기침을 하며 이를 감추려 했다.
"네, 도련님"
"보모가 할일을 말해 줄게."
콜린은 한 손을 흔들며 덧붙였다.
"마사에게 말해서 그들을 여기로 데려오게 해.
그 애는 마사의 동생이니까.
이름은 디컨이고 동물을 부리는 아이야."
"그동물이 물지나 않았으면 좋겠네요. 콜린 도련님."
보모가 말했다.
"걔가 동물을 부린다고 말했잖아."
콜린은 엄하게 꾸짖었다.
"그렇게 따르는 동물은 절대 물지 않아."
"인도에는 뱀을 부리는 사람이 있어."
내가 말했다.
"그 사람들은 뱀 머리를 자기 입에 넣기도 하는 걸."
"맙소사!"
보모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나랑 콜린은 쏟아지는 아침 공기를 맞으며 아침을 먹었다.
콜린은 아주 많이 먹었고 나는 진지한 흥미를 띠고 콜린을 쳐다보았다.
"너도 나처럼 곧 살이 찔거야."
내가 말했다.
"난 인도에 있을 땐 아침을 먹고 싶은 적이 없었는데 이젠 항상 먹고 싶어."
"오늘 아침엔 나도 먹고 싶었어."
콜린이 말했다.
"어쩌면 신선한 공기 때문일지 몰라.
디컨이 언제 올것 같아?"
디컨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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