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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cret Garden - 참 반가운 소식

Joyfule 2017. 12. 15. 23:48
    
    
      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참 반가운 소식 
     
    내가 콜린의 침대 옆에 앉자 콜린은 디컨처럼 코를 킁킁 거렸다.
    그래도 디컨만큼 익숙한 태도는 아니었다.
    "너한테서 꽃 냄새랑 신선한 것 냄새가 나."
    콜린은 꽤 기뻐하며 소리쳤다.
    "이게 무슨 냄새야?
    시원하고 따뜻하면서도 달콤해."
    "황야에서 불어오는 바람 냄새여."
    내가 설명했다.
    "디컨이랑 대장이랑 검댕이랑 밤톨이랑 깍지하고 
    앉았던 나무 밑의 풀에서 나는 냄새여.
    봄이랑 야외랑 햇빛이 이렇게 엄청 좋은 냄새를 내는 거여.'
    나는 할 수 있는 한 심학세 요크셔 사투리를 흉내냈다.
    실제로 누가 하는 말을 듣기까지는 요크셔 억양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없을 것이다.
    콜린은 웃음을 터뜨렸다.
    "뭐, 하는 거야?"
    콜린이 말했다.
    "네가 이전에는 그렇게 말하는 거 들어 본 적 없는데?
    굉장히 웃기다."
    "너한테 요크셔 사투리를 좀 보여 주는 거여."
    내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난 디컨이나 마사만큼 잘은 못허지만 약간 흉내는 낼 수 있어.
    딱 들으면 이게 요크셔 사투리인줄 몰러?
    너도 요크셔 사람으로 태어 났잖어!
    어! 부끄럽지도 않냐?"
    그러면서 나도 웃기 시작했고 
    콜린도 포복절도하며 저절로 멈출 수 없을 때까지 웃어 버렸다.
    결국 방이 떠나가도록 웃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메들록 부인이 들어오려고 문을 열었다가 
    슬쩍 복도로 물러서며 흥미롭게 귀를 기울였다.
    "어머나, 시상에!"
    메들록 부인도 약간 사투리 억양으로 혼잣말했다.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었고 너무 놀랍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저런 걸 누가 들어 봤겄어!
    세상에 누가 저런 생각이나 했겄어?"
    ​할 이야기가 무척 많았다.
    콜린은 디컨과 대장, 검댕이, 밤톨이와 깍지, 
    펄쩍이라는 이름의 조랑말 이야기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듯했다.
    나는 펄쩍이를 보러 디컨과 함께 숲속으로 들어갔었다.
    펄쩍이는 작고 약간 털이 복슬복슬한 야생 조랑말이었다.
    눈 위에는 덥수룩한 털이 늘어져 있고 생김새는 예뻤으며 
    사람을 보면 잘 비벼대는 코는 벨벳같이 매끄러웠다.
    황야에 난 풀을 먹고 살기 때문에 약간 말랐지만, 
    작은 다리의 근육은 강철 용수철로 만들어진 것처럼 말랐어도 강단이 있었다.
    펄쩍이는 디컨을 보더니 고개를 들고 부드럽게 히잉 울었고 
    디컨을 향해 또각또각 걸어와서 머리를 디컨의 어깨 위에 얹었다.
    디컨은 펄쩍이의 귀에 대로 뭐라고 속삭였고, 
    펄쩍이도 이상하게 작은 소리로 히힝 울고 콧김을 후후 내뿜으며 대답했다.
    ​디컨은 펄쩍이를 달래 나에게 작은 앞발을 내밀도록 했고 
    벨벳같은 코로 나의 뺨을 비비도록 했다.
    "펄쩍이는 디컨이 하는 말을 다 알아들어?"
    콜린이 물었다.
    "그런 것 같았어."
    내가대답했다.
    "디컨은 친구가 되면 뭐든 다 이해하는 것 같아.
    하지만 그러자면 확실히 친구가 되어야 겠지."
    콜린은 잠시 동안 조용히 누워 있었다.
    이상한 회색 눈은 벽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지만 
    나는 콜린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수 있었다.
    "나도 동물들이랑 친구였으면 좋겠다."
    마침내 콜린이 말했다.
    "하지만 아니니까, 난 어떤 친구도 없으니까. 
    난 사람을 참을 수 없는걸."
    "나도 참을 수 없어?"
    내가 물었다.
    '아니, 넌 괜찮아."
    콜린이 대답했다.
    "웃기지만 넌 좋아하기까지 하는걸."
    "벤은 내가 자기랑 비슷하대."
    내가 말했다.
    "우리 둘다 맘씨가 고약한 게 확실하다나?
    너도 벤이랑 비슷한 것 같아.
    우리 셋 다 모두 비슷한 거야.
    너랑 나랑 벤, 벤은 우리 둘다 별로 남 보기에 예쁜 얼굴이 아니고 
    얼굴만큼 성격도 심술궂다고 했어.
    하지만 난 울새와 대컨을 알고 나서는 이젠 그렇게 심술궂은 기분이 들지 않아."
    "이전엔 사람들을 싫어했어?"
    "그래."
    나는 아무런 꾸밈 없이 대답했다.
    "울새와 디컨을 만나기 전에 너부터 만났다면 너를 싫어했을거야."
    콜린은 가는 손을 내밀어 나를 잡았다.
    "메리, 디컨을 쫓아 버리겠다는 말은 하지 말 걸 그랬다고 후회하고 있어.
    네가 디컨이 천사 같다고 했을때 네가 무척 싫어서 비웃어버렸어.
    하지만 디컨은... 정말 천사일지도 모르겠다."
    "음, 그런 말을 해 놓고도 약간 웃겼어."
    나는 솔직히 인정했다.
    "왜냐하면 디컨은 들창코인데다 입도 크거든. 
    옷은 여기저기 기웠고 심한 요크셔 사투리로 말해.
    하지만 만약 천사가 요크셔에 내려와 황야에서 산다면, 
    요크셔 천사가 있다면 디컨처럼 녹색식물들의 말을 이해하고 
    키우는 법을 알았을 거고, 들짐승들과 얘기하는 법을 알았을 거야.
    그러면 들짐승들도 분명히 천사가 친구라는 걸 알았겠지."
    "디컨이 날 쳐다보는 건 싫지 않을것 같아."
    콜린이 말했다.
    "디컨을 만나고 싶어."
    "그렇게 말해서 다행이야."
    내가 말했다.
    "왜냐면, 왜냐하면..."
    ​별안간 지금이 콜린에게 말할 때라는 생각이 나의 마음 속에 떠올랐다.
    콜린은 새로운 일이 생기려 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뭐가 왜냐하면이야?"
    콜린이  열띠게 물었다.
    ​나는 어찌나 초조했는지 의자에서 일어나 콜린에게 다가가서 두 손을 잡았다.
    '내가 널 믿을 수 있을까?
    난 디컨을 믿어. 새들이 디컨을 믿으니까. 내가 너를 믿어도 될까?
    정말, 정말로?"
    내 얼굴이 지나치게 엄숙해서 콜린은 속삭이듯 대답했다.
    "그래, 그래!"
    "음, 디컨이 내일 아침 널 만나러 올 거야.
    동물들을 데려 올거고."
    "와! 와!"
    콜콜린이 기뻐서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야."
    나는 엄숙한 흥분에 얼굴이 거의 창백해져서 말을 이었다.
    "나머지가 더 좋아. 정원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어.
    내가 찾았어. 담에 붙은 덩굴 아래에 있어."
    콜린이 만약 힘세고 건강한 소년이었다면 아마도 
    "야호! 야호! 야호!" 소리를 쳤을 것이었다.
    하지만 콜린은 몸이 약하다고 히스테리가 있는 아이였다.
    콜린은 눈을 더 휘둥그레 뜨더니 숨을 헉 들이켰다.
    "아, 메리!"
    콜린은 반쯤 흐느끼듯 외쳤다.
    "내가 볼 수 있을까?
    들어갈 수 있어?
    살아서 거기 들어가게 될까?"
    ​콜린은 나의 두 손을 붙잡고 끌어당겼다.
    "물론 보게 될 거야!"
    내가 분개해서 딱딱거렸다.
    "물론 넌 살아서 그 안에 들어갈 거야.
    멍청한 소리 마!"
    내가 전혀 히스테리 없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아이답게 말하자.
    그 덕에 콜린은 제정신이 들었고 자기가 한 말을 웃어넘길 수 있었다.
    ​몇 분후 나는 다시 의자에 앉아 내가 이전에 비밀의 화원 
    바깥 풍경에 관해서 했던 말이 상상이 아니라 실제 모습이었다고 얘기해 주었고 
    콜린은 아픔과 피곤함을 잊고 황홀경에 빠져 귀를 기울였다.
    "바로 네가 생각한 그대로였구나."
    콜린이 마침내 말했다.
    '네가 정말로 본 것처럼 들려.
    네가 처음 그 얘기를 했을 때 내가 그렇게 말한 것 알지."
    나는 3분 정도 망설이다가 대담하게 사실을 말했다.
    "난 거길 봤어.
    들어가 보기도 했어."
    내가 말했다.
    "몇 주전 열쇠를 찾아서 안으로 들어갔어.
    하지만 네게 말을 할 순 없었어.
    너를 믿을 수 없을지도 몰랐기 때문에 말할 수 없었어.
    확실히 믿을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