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콜린의 가슴 설렌 정원나들이 1
하지만 아이들은 일주일은 기다려야 했다.
처음 며칠 간은 바람이 불었고 그 다음에는 콜린에게 감기 기운이 있었다.
이두 가지가 연이어 일어났으니 여느 때라면 콜린은 틀림없이 성을 냈겠지만
조심스럽게 비밀리에 계획할 일이 무척 많았고
디컨이 달랑 몇분이라도 거의 매일 와서 황야나 오솔길,
울타리와 시냇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 주었다.
새 둥지와 들쥐 굴은 말할 것도 없고 수달과 오소리, 물쥐 집에 관해
디컨이 하는 얘기는 흥분으로 몸이 떨릴 정도로 재미있었다.
동물을 부릴 수 있는 아이에게서 온갖 자세한 이야기를 듣노라니
분주한 지하 세계가 얼마나 흥이 나서 열심히,
그렇지만 초조하게 작업을 벌이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동물들도 우리와 같어."
디컨이 말했다.
"다만 걔들은 집을 매년 지어야 혀.
그러다 보니 참으로 바빠서 집을 지으려고 종종거리며 다니는 거지."
그래도 아이들이 가장 열을 올린 일은 어떻게 하면 비밀을 지키면서
콜린을 정원으로 옮길 수 있는지에 관한 준비 과정을 의논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관목 숲의 어떤 모퉁이를 돌아 담쟁이로 덮인 담 아래
산책로로 들어선 이후에는 누구에게도 휠체어나 디컨, 내 모습을 들키지 않아야 했다.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콜린은 정원을 둘러싼 수수께끼는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이야기라는 생각에 점점 더 집착했다.
그 어떤 것도 이 비밀을 망쳐서는 안 되었다.
누구도 아이들에게 비밀이 있는지조차 의심하지 못하게 해야 했다.
사람들이 그저 콜린이 나와 디컨을 좋아하고 아이들에게 모습을 보이는 게
싫지 않기 때문에 같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도록 해야 했다.
아이들은 지날 길에 관해 오랫동안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길을따라 올라갔다 저 길로 내려와 다른 길을 건넌 후
수석 정원사 로치 씨가 배열해 놓은 화단 식물을 보는 척하면서 분수 화단을 돌아간다.
그 다음에는 관목 산책길에 접어들 것이고 모습을 숨기면서 긴 담까지 간다.
전쟁 시에 위대한 장군들이 세우는 행군 행렬처럼 진지하고 정교하게 짜낸 계획이었다.
환자의 방에서 뭔가 새롭고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은
물론 하인 식당에서 새어 나가 마구간으로 들어갔고
거기서 다시 정원사들 틈으로 빠져나갔다.
그래서 로치 씨는 이 얘기를 들어 알고 있기는 했지만
어느 날 코린 도련님이 직접 얘기를 나누고 싶으니
방으로 오라는 연락을 주었을 때는 화들짝 놀랐다.
바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는 곳이었다.
"이런, 이런."
로치 씨는 서둘러 외투를 갈아입으며 혼잣말로 중얼 거렸다.
"이제 어째야 한담?
남에게 모습을 보이는 것을 꺼리는 고귀한 도련님께서
이전에는 눈길 한 번 준 적 없었던 미천한 소인을 다 부르시다니?"
로치 씨도 호기심이 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까지 한 번도 소년의 모습을 힐끔 본 적조차 없었고
그 아이의 수상한 모습과 행동거지, 제정신이 아닌 기질 등에 대해
과장된 이야기를 많이도 들었던 터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자주 들은 소문은 이 도련님이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것이었고,
콜린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은 굽은 등과 흐늘흐늘 늘어진 팔다리의 모습을
마음 속으로 그리며 수도 없이 공상을 펼쳤다.
"이 집 분위기가 바뀌고 있어요. 로치 씨."
메들록 부인은 뒤편 계단을 통해
그 수수께끼의 방으로 이어지는 기다란 복도로 안내하면서 말했다.
"좋은 쪽으로 바뀌기를 바라봅시다, 메들록 부인."
그가 대답헸다.
"그보다 나쁜 쪽으로 바뀔 수도 없었을 거에요."
부인이 말을 이었다.
"게다가 참 이상하게도 이전보다 여기서 일하기가
훨신 더 수월해졌다는 하인들이 있답니다.
동물원 한가운데 서 있는 기분이 들어도 놀라지 마세요. 로치 씨.
마사 소위비네 디컨이 나나, 로치 씨보다도 더
편안하게 이곳을 자기 집처럼 여기는 모습을 보아도 말이죠."
내가 늘 개인적으로 믿어왔던 대로 정말로 디컨에게는 마술과 같은 힘이 있었다.
로치 씨도 디컨의이름을 듣자마자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디컨은 버킹엄 궁전이나 탄광 바닥에서도 편안하게 지낼 애요."
로치 씨가 말했다.
"그렇지만 뻔뻔해서가 아니지, 걔는 참 착한 소년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