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콜린의 변화 1
그런 후 비밀의 화원은 꽃을 피우고 또 피웠으며 매일 아침 새로운 기적들을 드러냈다.
울새의 둥지에는 알이 생겼고 울새의 짝꿍은 그 위에 앉아
깃털 달린 작은 가슴과 조심스러운 날개로 따뜻하게 데웠다.
짝꿍은 처음에는 아주 불안해했고 울새도 부르며 성을 내며 감시했다.
그즈음에는 디컨조차 빽빽하게 풀이 우거진 모퉁이에 가까이 가지 않았고,
디컨의 진정어린 사랑을 이 작은 새 한쌍의 영혼에 조용히 전달한 듯 했다.
이 화원에는 그들과 비슷하지 않은 건 아무것도 없다고,
그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
거대하고 부드럽고 무시무시하고 가슴이 부서질 것처럼 아름답고 장엄한
알이라는 경이로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고,
만약 이 알을 가져가 버리거나 해치기라도 하면
전 세계가 우주 안에서 빙그르르 돌아 깨어져 종말을 맞을 것임을
마음속 깊숙이 모르는 사람이 이 화원으로 들어온다면,
이처럼 생각하지 않고 그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리 황금색의 봄날 공기 속이라 할지라도 행복을 누릴 순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들은 모두 이 사실을 알았고,
그렇게 생각했으며, 울새와 그의 짝꿍은 아이들이 안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에 울새는 나와 콜린을 날카롭게 경계하며 감시했다.
어떤 알 수 없는 이유로 울새는 디컨은 감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슬에 반짝이는 검은 눈을 처음 디컨에게 돌린 순간,
울새는 디컨이 낯선 사람이 아니라 부리나 깃털이 없는 울새라는 것을 알았다.
디컨은 울새의 말을 할 수 있었다.
울새 말을 울새에게 하는 것은 프랑스 사람에게 프랑스 말을 하는 것과 같았다.
디컨은 항상 울새에게 울새 말을 했기 때문에
사람과 이야기할 때 쓰는 이상한 뜻 모를 말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울새는 디컨이 이 이상한 말을 사람들에게 쓰는 것은
사람들이 새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하지 못하기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디컨의 몸동작 또한 무척 울새다웠다.
위험하거나 위협적으로 보일 만큼 갑작스레 움직여 울새를 놀래지 않았다.
어떤 울새라도 디컨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의 존재는 심지어 신경조차 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 나머지 남자애와 여자애는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을 성 싶었다.
처음에 남자아이는 자기 발로 정원에 오지 않았다.
남자애는 바퀴 달린 것에 실려서 왔고, 야생동물 가죽을 덮고 있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미심쩍었다.
그러다 남자아이가 일어서서 움직이기 시작할 때는
이상하게 익숙하지 않은 양 움직였고 다른 사람들이 아이를 도와주는 것 같았다.
울새는 덤불 속에 몰래 숨어서 머리를 이쪽, 다음에는 저쪽으로 갸웃거리며
이 풍경을 불안하게 지켜보았다.
울새는 소년이 천천히 걷는 건
고양이가 그러듯이 펄쩍 뛸 준비를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고양이들은 펄쩍 뛰려고 할때 땅을 느릿느릿 기어다니니까.
울새는 며칠 동안 짝꿍과 이에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지만,
이후로는 그 화재는 꺼내지 않기로 결심했다.
짝꿍이 너무 기겁하는 바람에, 되레 알에 해가 될까 걱정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소년이 혼자 걷기 시작하고 심지어
더 빨리 움직일 수 있게 되자 마음이 크게 놓였다.
그래도 오랫동안 - 혹은 울새에게는 오래처럼 보인 시간 동안-
남자아이 때문에 걱정이 가시지 않았다.
그 아이는 다른 인간들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걷기를 무척 좋아하는 듯하긴 했지만 잠시 앉거나 눕거나 하는 습관이 있었고
살며시 불안하게 비척비척 일어서서 다시 걷곤 했다.
어느 날 울새는 부모 새에게 처음 나는 법을 배워야 했던 때에
자기도 그런 비슷한 행동을 했었다는 기억을 문득 떠올렸다.
그때는 몇미터 짧게 날다가도 쉬어야만 했었다.
그래서 이 아이도 나는 법, 아니 걷는 법을 배우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울새는 이 이야기를 짝꿍에게 했고,
그 말을 하면서 지금 알 속에 있는 새끼들도 알에서 나오면
똑같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더니 짝꿍새는 무척 안심하며 심지어
관심을 갖게 되어 둥지 너머로 소년을 바라보며 크나큰 즐거움을 얻었다.
항상 자기 새끼들은 훨씬 더 영리하고 더 빨리 배울 거라 생각하긴 했다.
그런 후 울새는 너그럽게도 인간들은 늘 새끼 새들보다
더 서투르고 늦된 법이고 대부분은 아예 나는 법도 배우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늘 위나 나무 위에서는 인간들을 만날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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