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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cret Garden - 미슬웨이트 장원의 어린 왕​

Joyfule 2017. 12. 5. 01:34
    
    
      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제14장 미슬웨이트 장원의 어린 왕​   
     
    "난 런던에서 왔다는 훌륭한 의사 선생님이 좋아, 
    네가 그 철 교정기를 벗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마침내 내가 말했다.
    "그 선생님이 네가 죽을 거래?"
    "아니."
    "그 선생님이 뭐라고 하셨어?"
    "그 선생님은 소곤소곤 말하지 않았어."
    콜린이 대답했다.
    "어쩌면 내가 소곤거리는 걸 싫어한다는 걸 아셨는지도 몰라. 
    그분이 하나 아주 큰 소리로 말하는 걸 들었어.
    '이 아이는 마음막 먹으면 살수 있을 거야. 
    얘한테 그런 기분을 불어 넣어줘요.'
    약간 노여워하시는 말투였어."
    "누가 네게 그런 기분을 불어넣어 줄수 있을지 어쩌면 알 것도 같아."
    나는 생각을 더듬으며 말했다.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결론짓고 싶은 기분이었다.
    "디컨이라면 할수 있을거야.디컨은 항상 살아있는 것들에 관해 얘기하니까.
    걘 절대로 죽은 것이나 아픈 것 얘긴 하지 않아.
    날아가는 새들을 보려고 항상 하늘을 올려다보거든, 
    아니면 뭔가 자라는 것을 보려고 내려다봐.
    디건의 눈은 아주 동그랗고 파란 데다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려 항상 크게 뜨고 있지.
    게다가 큰 입으로 얼마나 신 나게 웃는데, 
    볼은 참 빨개, 앵두만큼 빨갛지."
    나는 동받이 없는 의자를 소파로 끌어다 놓았다.
    그 커다랗게 휜 입과 휘둥그레 뜬 눈을 떠올리자 내 표정이 바뀌었다.
    "여기 봐."
    내가 말했다.
    "죽는 다는 얘기를 하지 말자.
    난 그런 얘기 싫어.
    사는 얘기가 좋아.
    디컨에 대해 계속 얘기하자. 
    그런 다음 네 그림들을 보는거야.
    이것이 내가 말할 수 잇는 최선이었다.
    디컨 얘기를 한다는 것은 황야와 오두막, 
    일주일에 16실링으로 살아가는 식구 열네 명에 관해 얘기한다는 뜻이었다.
    야생 조랑말처럼 황야의 풀을 먹고 살이찌는 어린이들, 
    또 디컨의 어머니와 줄넘기,
    햇빛이 떨어지는 황야와 검은 흙을 뚫고 나온 연두색 새순, 
    모두 생생히 살아있어서 나는 이전보다도 훨씬 더 많이 재잘거렸다.
    콜린 역시 이전에 한번도 들은 적이 없는 양 이야기에 동참했다.
    두 아이는 어린이들이 기분 좋을 때 그러듯이 별것도 아닌 일로 웃음을 터뜨렸다.
    어찌나 깔깔 웃어댔는지 나중에는 둘 다 평범하고 
    건강한 정상적인 열 살짜리가 그러듯이 시끄럽게 야단법석을 떨었다. 
    딱딱하고 조그만, 사랑을 모르는 소녀와 자기가 죽을 거라고 믿는 아픈 소년이 아니었다.
    두 아이는 어찌나 즐거웠는지 그림을 보자고 했던 것도 잊고 시간가는 것도 잊어버렸다.
    벤과 울새 얘기를 하며 큰 소리로 웃어댔고 
    콜린은 등이아프다는 것도 잊은 듯 일어나 앉았다가 갑자기 뭔가 생각해 냈다.
    "너 우리가 한번도 생각하지 않은 게 있다는 거 아니?"
    콜린이 말했다.
    "우리는 사촌이야."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면서도 이런 간단한 일조차도 생각하지 못했다는 게 
    어찌나 이상했는지 두 아이는 아까보다도 더 까르르 웃어댔다.
    두 아이는 지금 뭘 봐도 웃음이 터지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재미있는 한가운데 문이 열리면서 의사 선생님인 
    크레이븐 박사와 메들록 부인이 들어왔다.
    크레이븐 박사가 실로 화들짝 놀라면서 뒤로 물러서다 
    메들록 부인에게 부딪치는 바람에 부인은 뒤로 넘어갈 뻔했다.
    "맙소사!"
    불쌍한 메들록 부인의 눈은 거의 머리에서 튀어나올 듯 했다.
    "맙소사."
    "이게 뭐지?"
    크레이븐 박사가 앞으로ㅗ 다가오며 말했다.
    "이게 무슨 뜻이지?"
    그때 나는 소년 라자를 다시 떠올렸다.
    콜린이 의사가 놀라든 말든, 메들록 부인이 기겁하든 말든 
    전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대답했기 때문이었다.
    콜린은 마치 나이 든 고양이나 개가 방 안으로 들어온 양, 
    난처해하거나 겁먹은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여기 내 사촌, 메리 레녹스."
    콜린이 말했다.
    "내가 얘보고 여기 와서 얘기 좀 해달라고 했어.
    난 사촌이 마음에 드니까. 
    내가 부를 때 마다 메리가 와서 내 말벗을 해주었으면 좋겠어."
    크레이븐 박사는 힐책하듯 메들록 부인을 돌아보았다.
    "아니에요, 선생님"
    부인은 숨을 헐떡였다.
    "전 무슨 일인지 몰랐어요.
    여기 하인 중에 감히 말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답니다.
    다들 명령 받았는걸요."
    '아무도 메리에게 말한 사람 없어."
    콜린이 말했다.
    "메리는 내가 우는 소리를 듣고 직접 나를 찾아냈어.
    난 메리가 와줘서 기뻐. 바보같은 말 하지마. 메들록."
    내가 보기에 크레이븐 박사는 기뻐하는 눈치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환자에게 거역할 수도 없는게 아주 분명했다.
    의사는 콜린옆에 앉아 맥을 짚었다.
    "너무 많이 행분했을 까봐 걱정이 되는데, 흥분하면 몸에 좋지 않단다. 얘야."
    "메리를 못 만나게 하면 더 흥분할 거에요."
    콜린의 눈이 위험하게 반짝였다.
    "내 몸은 더 좋아졌어요.
    메리가 와서 더 좋아졌어.
    보모보고 내가 차를 마실 때 메리 차도 가지고 오라고 해요.
    함께 마실 거니까."
    메들록 부인과 크레이븐 박사는 곤란하다는 듯 
    서로 마주 보았지만 딱히 어쩔 도리가 없는 것도 분명했다.
    "도련님은 약간 더 좋아 보이시네요. 선생님."
    메들곡 부인이 용기내어 말해보았다.
    "하지만..."
    부인은 잠시 그 문제를 따져 보는 듯했다.
    "메리 양이 이 방에 오기전 오늘 아침부터 더 좋아 보이시긴 했어요."
    "메리는 어젯밤에 방에 왔었어.
    한동안 있다 갔고 힌두서타니 자장가를 불러줘서 내가 잠을 잘 수 있었어."
    콜린이 말했다.
    "아침에 깨어났을 땐 기분이 더 좋았어.
    아침도 먹고 싶었고 이제는 차를 마실래.
    보모에게 말해 줘. 메들록."
    크레이븐 박사는 오래 있지 않았다.
    보모가 방에 들어오자 그는 잠깐 이야기를 나누더니 
    콜린에게 경고의 말 몇 마디를 남겼다.
    말을 너무 많이 해선 안 된다.
    아프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쉽게 지친다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나는 콜린이 잊지 말아야 할 불편한 사실들이 많고도 많다고 생각했다.
    콜린은 약간 토라진 표정이더니 검은 속눈썹이 짙은
    별난 눈을 크레이븐 박사의 얼굴에서 떼지 않았다.
    "난 잊어버리고 싶은데."
    마침내 콜린이 말했다.
    "메리와 있으면 난 그 사실을 잊을 수 있어.
    그래서 메리가 옆에 있기 바라는 거야."
    크레이븐 박사는 별로 유쾌하지 못한 표정으로 방을 떠났다.
    그는 커다란 의자에 앉은 작은 소녀를 향해 당혹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의사가 방에 들어오자마자 나는 다시 딱딱하고 말 없는 소녀로 변했기 때문에
    의사는 나의 어디에 매력이 있다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소년은 실제로 더 밝아 보였다.
    그는 다시 무거운 한숨을 내쉬면서 복도를 내려갔다.
    "저 사람들은 항상 내가 먹기 싫은 것만 먹으라고 해."
    보모가 차를 가지고 들어와 소파 옆 탁자에 놓았을 때 콜린이 말했다.
    "자, 네가 먹으면 나도 먹을게.
    이 머핀 맛있고 따뜻해 보인다.
    라자 얘기를 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