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The Secret Garden - 울새의 둥지 짓기 3

Joyfule 2017. 12. 8. 09:24
    
    
      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울새 둥지 짓기 3
       울새 둥지 짓기 시작  
     
    "여기 봐!"
    디컨이 말했다.
    "이 새순이 얼마나 밀고 나왔는지 봐!
    그리고 이것도, 이것도! 아, 여기도 봐!"
    디컨은 무릎을 털썩 꿇었고 나도 옆에 앉았다.
    자주색과 주황색, 금색이 섞인 크로커스 꽃송이들이었다.
    나는 얼굴을 숙이고 그 꽃잎에 입을 맞추고 또 맞추었다.
    "사람에게는 그런 식으로 뽀뽀하지 않는데."
    나는 고개를 들고 말했다.
    "꽃들은 참 다르다."
    디컨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느나 웃음을 띠었다.
    "응? 난 엄니에게 그런 식으로 몇 번씩 뽀뽀를 하는디.
    하루 종일 황야에서 헤매다 돌아왔을때 
    엄니가 아주 즐겁고 편안한 표정으로 
    햇빛을 받으면서 문간에 서 있으면 말이제."
    나랑 디컨은 화원의 이쪽저쪽을 뛰어다니면서 
    놀라운 일들을 무척이나 많이 발견했기때문에 속삭이거나 
    나지막한 소리로 말해야 한다는 규칙을 되새기지 않을 수 없었다.
    디컨은 죽은 것처럼 보였던 자이 나뭇가지에서 새로 올라오는 잎눈을 보여 주었다.
    나랑 디컨은 조그마한 코를 열띠게 땅에 들이대고 따뜻한 봄날의 숨결을 맡았다.
    황홀경에 빠져 땅을 파고 풀을 솎느라 나의 머리카락도 
    디컨 만큼 부스스해지고 뺨도 거의 똑같이 양귀비색으로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날 아침 비밀의 화원에는 지상의 모든 환희가 있었고 
    그 한가운데 한결 더 근사하고 무엇보다도 더 기쁜 일이 일어났다.
    무언가 벽너머로 재빨리 날아와 
    나무 사이를 쌩 뚫고 가까이에 풀이 자란 모퉁이로 돌진했다.
    부리에 뭔가를 문 붉은가슴 울새가 작은 불꽃처럼 휙 날아가는 모습이었다.
    디컨은 마치 교회에서 웃음을 터뜨렸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처럼 
    갑자기가만히 멈춰 서서 한 손을 나에게 올렸다.
    "우리 움찍하면 안 되어."
    디컨은 요크셔 억양이 뚜렷한 사투리로 속삭였다.
    "숨도 쉬어선 안 되여.
    마지막으로 쟤를 보았을 땐 짝짓기를 하고 있었는디.
    저거 벤의 울새인데. 둥지를 짓는 거여.
    우리가 놀래지 않으면 여기 있을 거여."
    우리 둘은 살며시 풀 위에 앉아서 움직이지 않았다.
    "너무 빤히 쳐다보는 눈치를 주면 안 돼."
    디컨이 말했다.
    "우리가 지금 끼어들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면 영원히 우리와 함께 있을거여.
    둥지를 다 짓기 전까지는 쟤가 좀 별나게 굴 텐디.
    지금 집 정리를 하는 중이거든.
    사람을 꺼리는 데다 뭐든 대번에 성가시게 받아들일 거여.
    손님을 받거나 잡담을 떨 시간이 없어.
    우리는 잠깐은 풀이나 나무, 덤불이 된 양 꼼지락도 말고 있어야 혀.
    그러다 쟤가 우리 모습에 익으면 내가 새소리를 쪼가 낼테니 
    우리가 방해하지 않는 다는 걸 알게 되겄지."
    나는 자기가 디컨처럼 풀이나, 나무,
    덤불처럼 보이는 방법을 알고 있나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디컨은 이 이상한 일을 세상에서 가장 간단하고 
    자연스러운 일인 양 말해서 디컨에게는 꽤 쉬운 일이려니 싶었다.
    정말로 나는 디컨이 조용히 푸르게 변해서 
    나뭇가지와 잎이 나지 않나 몇 분동안 유심히 쳐다보았다.
    디컨은 놀라울 정도로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그 애는 들리는 게 기이할 정도까지 
    목소리를 부드럽게 낮추며 말을 했지만 내 귀에 들리기는 했다.
    "봄날의 한 부분이여. 둥지 짓기는."
    디컨이 설명했다.
    "내가 장담하는데 이건 세상이 시작된 이래로 매년 같은 식으로 했을 거여.
    새들은 지들 나름대로 생각하고 하는 방식이 있으니께 
    사람은 괜한 참견하지 않는게 좋아.
    다른 계절보다 봄에는 너무 호기심을 보였다간 친구를 잃어버리기 쉬워."​
    "새 얘기를 하면 자꾸 쳐다보게 돼."
    나는 될수 있는 한 살며시 말하려 했다.
    "다른 얘길 하자. 
    너 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