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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cret Garden - 콜린의 질투 1

Joyfule 2017. 12. 10. 20:15
    
    
      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콜린의 질투 1  
     
    그날 아침 울 둘이는 할일이 대단히 많아서 나는 늦게 돌아갔다.
    그리고 또다시 일하러 돌아오느라 너무 서두른 나머지, 
    마지막 순간까지 콜린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콜린에게 내가 아직은 가서 만날 수 없다고 말해 줘."
    나는 마사에게 말했다.
    "정원에서 무척 바쁘니까."
    마사는 약간 기겁한 표정이었다.
    "어머, 메리 아씨."
    마사가 말했다.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하면 도련님이 무척 역정을 내실 거에요."
    나는 다른 이들만큼 콜린이 무섭지 않았고 
    자기 희생 정신이 강한 사람도 아니었다.
    "난 갈 수 없어."
    내가 대답했다.
    "디컨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나는 그러면서 달아나 버렸다.
    그날 오후는 아침보다 더 아름다웠고 한결 바빴다.
    벌써 정원의 잡초는 거의 다 솎아 냈고 
    장미와 대부분 나무도 가지를 치고 둘레를 파 놓았다.
    디컨은 자기 삽을 가지고 왔고 나에게 온 갖 도구 쓰는 법을 알려 주었다.
    그래서 이때쯤 되니 이 아름다운 야생의 공간이 
    정원사가 가꾼 정원처럼 될 일은 없겠지만 
    봄날이 지나기 전에 식물들이 자라는 야생 벌판이 되리라는 것은 분명해졌다.
    "머리 위엔 사과 꽃과 벚꽃이 필 거여."
    디컨이 온 힘을 다해 일하면서 말했다.
    "담장 쪽에는 복숭아와 자두나무에 꽃이 활짝 필 거고, 
    잔디는 꽃 융단이 되겄지."
    작은 여우와 까마귀도 아이들만큼이나 행복하고 분주했고, 
    울새와 그 짝꿍도 작은 번개같이 왔다 갔다 날아다녔다.
    가끔 까마귀는 검은 날개를 퍼덕이며 공원의 나무 우듬지로 휙 날아갔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디컨 가까이 내려앉으며 
    자기 모험담을 이야기하듯 몇 번씩 까옥거렸다.
    디컨은 울새와 이야기를 하듯 까마귀와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번 디컨이 너무 바빠서 처음에 대답을 해 주지 않자.
    검댕이는 다시 어깨 위로 날아와서 커다란 부리로 디컨의 귀를 부드럽게 콕콕 쪼았다.
    내가 잠깐 쉬고 싶어 하는지라 디컨은 나와 함께나무 아래 앉았다.
    디컨이 주머니에서 피리를 꺼내 부드럽고 낯선 음률을 짧게 연주하자 
    다람쥐  두마리가 벽에서 나타나 쳐다보며 귀 기울였다.
    "아씨는 이전보다 더 힘이 세졌네."
    디컨은 땅을 파는 나를 보며 말했다.
    "확실히 얼굴도 달라지기 시작혔고."
    나는 운동을 한데다 기운이 넘쳐서 땀을 흘렸다.
    "나 매일매일 살이 찌고 있어."
    나는 아주 신이 나서 말했다.
    "메들록 부인이 내게 더 큰 옷을 만들어 줘야 할 거야.
    마사 말로는 머리카락도 굵어지고 있대.
    이젠 그렇게 힘없이 늘어져 헝클어지지 않아."
    우리 둘이 헤어질 무렵에는 해가 지기 시작하며 
    진한 황금 햇살을 나무 아래로 비스듬하게 떨어뜨렸다.
    "내일 날씨가 맑겠다."
    디컨이 말했다.
    "해 뜰때까지 일하러 올겨."
    "나도 그럴게."
    나도 약속했다.
    나는 발을 움직일 수 있는 한 빨리 집으로 돌아갔다.
    콜린에게 디컨의 여우 새끼와 까마귀, 봄날이 일으킨 변화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콜린도 듣고 싶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래서 방문을 열었을때 
    마사가 기죽은 얼굴을 하고 기다리는 모습을 보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왜 그래?"
    내가 물었다.
    "내가 안온다고 하니까 콜린이 뭐라고 했어?"
    "아!"
    마사가 말했다.
    "아씨가 가셨어야 했는데, 도련님은 거의 뼛성을 내려 하셨어요.
    도련님 심기를 다래느라 오후 내내 얼마나 난처했는지, 
    종일 시계만 보고 계셨어요."
    나는 입을 샐쭉했다.
    콜린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 이상으로 내려하는 데 익숙하지 않았고 
    어째서 성질 나쁜 소년이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방해하는 지도 알수 없었다.
    병을 앓아 신경이 날카로워졌다는 이유로 자기 성질을 억누르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까지 아프게 하고 신경 날카롭게 하는 사람들의 
    가여운 처지에 괸해서도 아무것도 아는 바가 없었다.
    내가 인도에서 머리가 아팠을때는 온통 난리를 치면서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머리가 아프게 만들거나 그만큼 괴롭혀 주었다.
    그때는 내가 옳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제는 콜린이 아주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방안으로 들어갔을 때 콜린은 소파에 앉아 있지 않았다.
    콜린은 침대에 똑바로 누워서 내가 들어오는 데도 고개도 돌리려 하지 않았다.
    시작부터 나빴고 나는 뻣뻣한 태도로 콜린을 향해 씩씩하게 걸어갔다.
    "왜 안 일어나?"
    내가 물었다.
    "네가 올 줄 알고 아침에 일어났었어."
    콜린은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오늘 오후에 사람들에게 도로 침대에 눕혀 달라고 했어.
    등이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피곤했어.
    왜 안왔어?"
    "난 디컨이랑 정원에서 일했어."
    내가 말했다.
    콜린은 얼굴을 찡그리더니 송구스럽게도 나를 쳐다보았다.
    "네가 나한테 와서 얘기하는 대신 나가서 걔랑만 있다면 
    걔 이제 여기 못 오게 할 거야."
    나는 발끈 성이 났다.
    나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성을 낼수 있었다.
    그저 심술과 고집을 부리고 무슨 일이 일어나도 개의지 않으면 되었다.
    "네가 디컨을 쫓아내면, 이 방에 다시 오지 않을 거야!"
    내가 대꾸했다.
    "내가 오라고 하면 와야 해."
    콜린이 말했다.
    "난 안 올 거야!"
    내가 말했다.
    "내가 오라면 오는 거야."
    콜린이 말했다.
    '사람들이 널 끌고 올테니까."
    "할 테면 하라지! 라자 나리!"
    내가 격렬히 외쳤다.
    "날 끌고 올순 있겠지만 날 여기 데려다 놔도 말을 시킬 순 없을테니까.
    난 자리에 앉아서 이를 악물고 한 마디도 안할 거야.
    널 쳐다보지도 않을 거야.바닥만 볼 거라고!"
    서로 노려보는 콜린과 나는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만약 둘 다 거리의 소년들이었다면 
    서로 덤벼들어 마구잡이로 주먹 다툼을 벌였으리라
    실제로 콜린과 나는 거의 그에 맞먹는 짓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