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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cret Garden - 콜린의 왕짜증

Joyfule 2017. 12. 12. 20:45
    
    
      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콜린의 왕짜증  
     
    나는 아침에 매우 일찍 일어나서 정원에 일하러 갔었기 때문에 피곤하고 졸렸다.
    그래서 마사가 저녁을 가지고 와서 다 먹자마자 
    곧장 기쁘게 잠자리에 들었다.
    머리를 베개에 놓으며 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내일은 아침 먹기 전에 나가서 디컨과 정원을 가꾸고 
    그다음엔... 콜린을 보러 가야겠다."
    내가 끔찍한 소리에 잠에서 깨어 
    침대에서 벌떡 뛰어내렸을 때는 한밤중 무렵이었다.
    뭐지? 뭐지? 다음 순간 나는 뭔지 확실히 알았다.
    문이 열렸다 닫히고 복도를 허겁지겁 뛰어가는 발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누군가 울면서 비명을 질렀다.
    끔찍한 비명과 울음 소리였다.
    "콜린이야."
    나는 말했다.
    "보모가 히스테리라고 말한 짜증발작을 일으킨 거야.
    소리가 너무 끔찍하다."
    흐느끼는 비명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사람들이 너무 겁을 먹어서 그 소리를 듣느니 차라리 
    콜린이 원하는 건 뭐든 해줄 게 뻔했다.​ 
    나는 두 손을 귀에 댔다.
    속이 메슥거리고 몸이 떨렸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나는 되뇌었다.
    "참을 수가 없어."
    나는 자기가 가면 콜린이 울음을 멈출까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콜린이 자기를 방에서 쫓아냈던 기억을 떠올리고 
    어쩌면 내 모습을 보면 상태가 더 악화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두 손으로 귀를 더 꽉 막아도 그 끔찍한 소리를 몰아낼 수가 없었다.
    나는 그 소리가 끔찍이 싫었고 너무 겁이 난 나머지 되레 더럭 화가 났다.
    콜린이 겁을 준 만큼 자기도 그런 짜증 발작을 일으켜서 
    콜린에게 겁을 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는 자기 말고 다른 사람이 성질을 부리는 데는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두 손을 귀에서 떼고 벌덕 일어나며 한 발을 굴렀다.
    "당장 그치라 그래!
    누가 쟤 저러는 걸 그만두게 해야지 누가 호되게 때려 줘야 해!"
    내가 외쳤다.
    바로 그때 복도를 뛰어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리더니 
    내 방문이 열리면서 보모가 들어왔다.
    지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심지어 창백해 보이기까지 했다.
    "도련님이 히스테리를 일으켰어요."
    보모는 허둥지둥 말했다.
    "자기 몸에 해로운 행동을 하세요.
    아무도 못 말려요.
    착한 아이처럼 가서 어떻게든 해 보세요.
    도련님은 아가씨를 좋아하니까요."
    "오늘 아침에 나를 방에서 쫓아냈는데."
    나는 흥분해서 발을 굴렀다.
    보모는 발을 구르니 되레 좋아하는 듯했다.
    사실 보모는 내가 울면서 머리를 이불 속에 파묻을까 걱정했었다고 했다.
    "괜찮네요."
    보모가 말했다.
    "지금 아가씨 같은 기분이 딱 좋아요.
    가서 좀 꾸짖어 주세요.
    도련님에게 새로 생각할 거리를 주라구요. 
    가세요. 될수 있는 한 빨리."
    그런 다음에서야 나는 상황이 무시무시하기도 하지만 
    꽤 우습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큰 어른들이 겁을 집어먹고 조그만 소녀에게 조르르 달려오다니, 
    게다가 그것도 이 소녀가 콜린만큼이나 못된 아이기때문이라는 이유로.
    나는 날듯이 복도를 달려갔다.
    비명 소리에 가까이 갈수록 나는 점점 더 화가 솟구쳤다.
    문 앞에 갈때쯤에는 상당히 심통이 났다.
    나는 한 손으로 문을 홱 열고 네 기둥 달린 침대까지 뛰어갔다.
    "그만해!"
    나는 거의 소리치다시피 했다.
    "그만 하라고!"
    너 싫어! 모두들 널 싫어해! 
    모든 사람이 집에서 도망가고 너 혼자 소리 지르다 죽었으면 좋겠어!
    그렇게 비명을 지르면 금방 죽어 버릴걸.
    그랬으면 좋겠어?!"
    착하고 동정심 많은 아이였다면 그렇게 생각하지도, 
    그렇게 말하지도않겠지만 공교롭게도 그 말을 들은 충격이 
    아무도 제지하지 못하고 거스르지도 못하게 히스테리를 부리는 
    소년에게는 가장 좋은 해결책일 수도 있었다.
    ​콜린은 침대에 엎드려 손으로 베개를 치면서 거의 펄쩍펄쩍 뛰다가 
    이 격한 작은 목소리에 휙 돌아보았다.
    콜린의 얼굴은 하얗고 빨간 데다가 부어올라서 끔찍했고 
    숨을 헉 몰아쉬며 컥컥 거렸다.
    하지만 야만적인 난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네가 한 번더 소리 지르면."
    내가 말했다.
    "나도 소리를 지르겠어.
    난 너보다도 더 크게 소리 지를 수 있으니까 널 무섭게 해 주지.
    기겁하도록 해 줄거야!" 
    콜린은 나 때문에 너무 놀라서 비명을 그쳤다.
    쏟아져 나오던 비명은 목에서 딱걸렸다.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고 온몸이 파들파들 떨렸다.
    "그만 둘 수 없다고! "
    콜린은 숨을 들이쉬며 흐느꼈다.
    "할 수 없어. 할 수 없다고!"
    "할 수 있어!"
    내가 고함을 질렀다.
    "네 병의 반은 히스테리와 성질이야.
    그냥 히스테리, 히스테리, 히스테리라고!"
    나는 한번 말할 때마다 발을 굴렀다.
    "혹이 느껴졌단 말이야. 느껴졌어!"
    ​ 콜린이 목멘 소리로 말했다.
    "그럴 줄 알았어.
    이제 곱사등이가 되어서 죽고 말거야."
    콜린은 다시 꿈틀거리며 얼굴을 묻고 흐느끼면서 잉잉댔으나 
    비명을 지르진 않았다.
    "혹이 느껴진게 아니야!"
    내가 격하게 부정했다.
    "느껴졌다면 그건 히스테리 혹이겠지.
    히스테리 때문에 혹이 생긴 거야.
    너의 그 끔찍한 등하고는 아무 상관 없어.
    히스테리일 뿐이라고!
    등을 돌려 봐. 내가 좀 보게!"
    나는 '히스테리'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었고 
    어쨌든 그게 콜린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했다.
    콜린 또한 나와 똑같아서 이전에는 그 말을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간호사!"
    내가 명령했다.
    "이리 와서 얘 등좀 당장 보여 봐요!"
    간호사, 메들록 부인, 마사는 다들 옹기종기 문간에 
    모여서 입을 반쯤 벌리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셋다 한 번 이상 겁에 질려 숨을 헉 멈추었다.
    ​보모는 두려워하는 듯이 앞으로 나섰다.
    숨을 심하게 헐떡이며 흐느끼느라 콜린의 몸이 들썩였다.
    "어쩌면 도련님이... 도련님이 허락하지 않으실지도 모르는데."
    보모는 낮은 목소리로 망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