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콜린의 가슴설렌 정원나들이 2
그렇게 미리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았더라면 화들짝 놀랐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침실 문이 열리자 새김장식 의자의 높은 등받이 위에 편안하게 자리 잡은
커다란 까마귀가 '까악까악' 큰소리로 울며 손님의 입장을 알렸다.
메들록 부인이 미리 경고를 해준 덕분에 로치 씨는
체면 떨어지게도 뒤로 펄쩍 물러나는 꼴을 간신히 면할 수 있었다.
어린 라자는 침대에 누워있지도 소파에 앉아 있지도 않았다.
콜린은 팔걸이 의자에 앉아 있었고 새끼 양이 먹이 먹는 양답게 꼬리를 흔들면서
그 옆에 서 있었으며 디컨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우유병으로 젖을 먹이고 있었다.
다람쥐 한 마리가 디컨의 굽은 등 위에 앉아 도토리를 갉작 거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인도에서 왔다는 꼬마 소녀는 커다란 발걸이 의자에 앉아 이 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
"로치 씨를 데려왔습니다, 콜린 도련님."
메들록 부인이 말했다.
어린 라자는 몸을 돌려 손님을 훑어보았다.
적어도 수석 정원사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아, 당신이 로치군요?"
콜린이 말했다.
"아주 중요한 명령을 하려고 불렀어요."
"네, 도련님."
로치는 공원의 참나무를 모두 베라든가
과수원을 수생 식물원으로 바꾸라든가 하는 지시를 받으려나 생각했다.
"난 오늘 어후에 휠체어를 타고 정원에 나갈 거에요."
콜린이 말했다.
"신선한 공기가 잘 맞으면 매일 나갈지도 몰라요.
내가 나갈 때는 정원사들은 정원 담 옆에 있는 긴 산책로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게 해요.
아무도 거긴 오지 않도록, 난 두 시에 나갈 테니 사람들 모두
내가 다시 일하러 와도 좋다고 할때까진 멀리 있게 해줘요."
"아주 잘 알겠습니다."
로치는 참나무는 그대로 남아있고 과수원은 안전하다는 생각에 크게 안심했다.
"메리."
콜린이 나를 향했다.
"인도에서는 말을 마치고 사람들을 보고 물러가라고 할때 뭐라고 말해?"
"이렇게 해.'이제 물러가도 좋소.'"
내가 대답했다.
어린 라자는 한 손을 흔들었다.
"이제 물러가도 좋소, 로치, 하지만 잊지 마요.
이 명령은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까악까악!"
까마귀는 거센 소리로, 하지만 무례하지는 않게 장단을 맞추었다.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도련님."
로치 씨는 대답했고 메들록 부인은 로치 씨를 데리고 방을 나섰다.
복도에 나가자 사람 좋은 로치 씨는 슬쩍 미소를 지으며 웃음을 터뜨릴 뻔 했다.
"맙소사!
도련님은 참으로 위엄있게 말하는 버릇이 있군?
모든 왕족들을 하나로 뭉쳐 놓은 줄 알겠어.
마치 여왕 부군이나 모두."
"아이코!"
메들록 부인이 항의했다.
"우린 모두는 도련님이 걸음마 한 이후로는
우리 모두를 짓밟고 다니도록 놔두어야만 했어요.
그래서 도련님이 사람들이 자기시중을 들라고 태어난 줄 아시죠."
"어쩌면 이제 그런 습관을 버릴지도 모르지, 살게 된다면."
로치 씨가 말을 슬쩍 던졌다.
"음, 그거 하나는 확실해요."
메들록 부인이 말했다.
"만약 도련님이 살아나시고 인도 아이가 여기 있다면
그 애가 도련님에게 수전 소위비 말대로
오렌지 한 알 통째가 자기 건 아니라는 걸 알려 줄게 분명해요.
그리고 도련님도 자기 몫의 크기를 알게 되겠지요."
방안에선 콜린이 쿠션에 도로 기댔다.
"이젠 모두 안전해. 오늘 오후엔 그걸 보게 되겠구나.
오늘 오후엔 안에 들어갈 수 있어!"
디컨은 동물들과 함께 정원으로 도로 갔고 나는 콜린과 함께 남았다.
나는 콜린이 피곤해 보이지는 않지만 점심이 오기 전엔 아주
조용하다고 생각했고 골린은 먹는 동안에도 조용했다.
나는 이유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넌 참 눈이 크구나, 콜린."
내가 말했다.
"네가 생각할 띤 눈이 접시만큼 커져.
지금은 무슨 생각해?"
"그게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어."
콜린이 대답했다.
"화원?"
내가 물었다.
"봄 말이야."
콜린이 말했다.
이전에는 봄을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을 했어.
밖에 나간 적이 거의 없고 나갈 때도 바라본 적이 없으니까.
심지어 생각도 해 보지 않았어."
"나도 인도에서는 본 적 없어. 거긴 봄이 없으니까."
내가 말했다.
이제까지의 삶이 집 안에 갇혀서 침울하긴 했어도
콜린은 나보다는 상상력이 더 풍부했고
적어도 멋진 책과 그림을 보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날 아침 네가 뛰어 들어와서 말했잖아.
'마침내 봄이 왔어! 봄이 왔어!'
그 말에 기분이 참 이상해졌어.
모든 것들이 근사한 행렬과 화려한 폭죽, 음악 소리와 함께오는 듯한 소리였어.
책에서 그런 비숫한 그림을 보았거든,
한 무리의 멋진 어른들과 아이들이 화관을 쓰거나
꽃송이가 달린 나뭇가지를 들고 있는거야.
모두들 웃고 춤추며 함께 모여서 피리를 불었어.
그래서 그런 말을 한 거야.
'어쩌면 황금 나팔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다'고,
너보고 창문을 열라고 한 것도 그 때문이고."
"참 신기하다!"
내가 말했다.
"정말로 그런 느낌이야.
모든 꽃과 이파리, 초록색의 식물들과 새, 야생동물들이 함께 춤을 추며 지나가는 것 같아.
얼마나 멋진 무리가 될까!
다들 춤추고 노래하고 피리를 불테니 분명 음악소리가 한 줄기 흘러 들어올 거야."
둘 다 웃음을 터뜨렸지만 그 생각이 웃겨서가 아니라 무척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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