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입니다 - 김재진
한 그루 나무이고 싶습니다.
메밀꽃 자욱한 봉평 쯤에서
길 묻는 한 사람 나그네이고 싶습니다.
딸랑거리며 지나가는 달구지 따라
눈 속에 밟힐 듯한 길을 느끼며
걷다간 쉬고, 걷다간 쉬고 하는
햇빛이고 싶습니다
가금은 멍석에 누워
고추처럼 빨갛게 일광욕하거나
해금강 바라뵈는 몽돌밭을 지나는
소금끼 섞인 바람이고 싶습니다.
플라타너스의 넓은 잎이
구두 아래 바지락거리는 이맘 때
허수아비처럼 팔을 벌린 내 마음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
'━━ 감성을 위한 ━━ > 영상시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화의 강 - 마종기 (0) | 2009.11.12 |
---|---|
혼자 걷는 길 - 정유찬 (0) | 2009.11.11 |
이번 가을에는 - 정용철 (0) | 2009.11.07 |
기쁨 - 김남조 (0) | 2009.11.07 |
내게 있는 것을 잘 사용하게 하소서 (0) | 2009.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