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혼자 걷는 길 - 정유찬

Joyfule 2009. 11. 11. 08:22
            
            
            혼자  걷는 길 - 정유찬  
            그냥 가면 금방인 길을 
            느리게 돌아서 가며 
            이름 모를 나무와 풀과 꽃들에게 
            말을 걸었다. 
            편안하냐고, 
            살만하냐고, 
            또, 
            나보다 행복하냐고, 
            잎이 나고 지는 나무야 
            홀로 서서 외롭지는 않니? 
            밟혀도 또 자라나는 풀잎아 
            억울하진 않니? 
            피면 시드는 꽃들아 
            세월이 너무 짧아 속상하지는 않아? 
            그 자리에 있는 너희는 
            그래도 나름의 자태로 어울려 
            세상을 곱게 물들이는데 
            난 오늘 
            돌아가는 길을 따라 
            긴 그림자만 밟고 있어 
            세상과 멀게 
            혼자 걷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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