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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달, 밤 - 복효근

Joyfule 2008. 10. 29. 05:24
        
         
        가을, 달, 밤 - 복효근 
        누가 나를 불렀나 
        풀섶은 작은 은종 
        은종을 떼로 흔들어대서는 
        아무도 없는 
        내가 뜰에 내린다 
        없는 그 누가 내 곁에 있다는 말이냐 
        아무도 나를 울리지 않았으나 
        나 어깨를 들먹인다 
        내 아무도 울리지 않음으로 하여서도 
        또 누가 울었는지 
        풀잎 이슬마다 달이 지는구나 
        까닭도 사연도 없이 
        다정도 깊으면 병만 같아서 
        때없이 앓아도 좋을 만큼 
        목은 메어서도 좋을 만큼은 
        가을, 달, 밤은 
        그리움은 하나 깊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