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상처받은 사람들
영적 학대의 악순환
관련 연구들을 살펴보면, 영적 학대의 희생자들은 대개 불안한 꿈과 악몽을 경험한다고 한다. 이처럼 과거의 아픈 기억들이 떠오르거나 악몽을 통하여 그때의 고통을 다시 겪는 것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러한 증상을 보인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세실리에게 영적 학대가 미친 또 다른 영향은 신뢰의 결핍이다.
“그 교회에 있었을 때에는 제가 신뢰한 모든 사람들이 제게서 돌아섰고 신뢰를 배신했습니다. 저는 몇 사람들과 제가 가진 십대로서의 관심과 문제들을 나눈 적이 있는데 그 이야기가 교회 전체에 알려졌더군요.”
신뢰에 대한 배반, 상처와 분노, 공포감 등은 영적 학대를 하는 집단에 한때 몸담은 적이 있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입니다. 누구를 신뢰해야 할지, 또 어느 정도로 신뢰해야 할지 알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회복 과정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다
“저는 영적으로, 정신적으로, 그리고 감정적으로 안정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 교회는 저에게서 자아 존중감뿐만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사랑마저 앗아갔습니다. 그 교회에 있는 동안 저는 목사님의 고함과 욕설을 통해 보여진 하나님만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하나님께 등을 돌렸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다시 하나님께 돌아왔을 때, 그분은 여전히 저를 기다리시며 그 자리에 서 계셨습니다. 저는 지금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싶고, 또한 하나님께서 제 마음 가운데 다시 자리해 주시길 소망합니다. 제가 그러한 도움을 찾을 수 있도록, 그리고 도움을 너무 늦게 받지 않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상담은 필요합니다
“ ‘나는 당신을 도울 수 있습니다. 나도 그러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당신을 이해합니다’ 하고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아직 만나 본 적이 없습니다. 상담을 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제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을 주저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도움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 결혼 생활에까지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죠. 저는 잠자리에 들기 전 수면제를 복용합니다. 꿈을 꾸지 않으려고, 아니 최소한 꿈 내용이 기억나지 않게 하려고 말입니다.”
세실리가 전문 상담인에게 자신을 드러내 보이지 않으면서 도움을 간절히 바라는 것은 슬픈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아마도 주류적인 사회에서 재사회화(resocialization)하는 과정을 방해하는 혼란과 무질서의 결과일 것이다. 마틴 박사는 종교적 신념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는 세상적인 정신 건강 상담 전문인들은 그들에게 적합한 상담자가 아님을 지적한다. 그러한 상담인들은 영적 학대의 희생자들에게 어떠한 종류의 종교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말라고 권유하기 때문이다.
가족에게 미친 영향
세실리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그 교회를 떠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15년이라는 세월을 보낸 뒤였죠. 마치 전쟁터의 포로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다가 석방된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렇게 차단된 환경에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다 보면 자유가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지요. 과거의 상태로 되돌아가지는 않겠지만, 아직도 저희에게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남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 사람들이 마치 ‘공중에 있는 듯한 느낌’, ‘지반이 없는 듯한 느낌’, ‘여기에 있는 것도 아니며 저기에 있는 것도 아닌 듯한 느낌’, ‘어느 곳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느낌’ 등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보면 그러한 경험은 ‘진공 상태’라고 묘사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즉 그 사람이 자신이 있었던 장소를 마지막으로 바라보면서 이제는 더 이상 그 곳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는 말이다. 현재 시점에서는 미래가 불투명하게 여겨질지라도 진정한 미래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과거를 되돌아보는 일이 필요한 것 같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이해받지 못하는 것은 영적 학대의 희생자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다. 그들이 ‘정상적’인 기독 교회를 찾아서 우정을 쌓아 가고 지도자들과 신뢰 관계를 형성해 갈 무렵, 자신들이 겪은 경험을 이야기하면 그들의 영적 안정성 혹은 정신 건강 상태, 아니면 두 가지 측면 모두를 의심하고, 사람들은 그들을 미심쩍어 하기 십상이다. 영적 학대를 경험한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들의 문제에 민감해야 할뿐더러, 판단하는 자세를 버리고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렇게 믿기 힘든 일들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더라도 말이다.
미래를 향하여
세실리는 불확실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녀는 하나님의 은혜와 코카인을 끊도록 도와준 부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남편을 통해 정체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가 제게 와서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다른 남자들은 당신이 가지고 있는 어떤 특별한 면 때문에 당신을 사랑할지 몰라도, 저는 당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합니다’ 라고 말해 줄 필요가 있었던 그 시점에 남편이 제 앞에 나타났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의 상황을 알고 계셨던 것이 분명합니다. 남편은 제가 그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저의 존재 자체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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