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상처받은 사람들
2. 터널이 끝나면 빛이 보일까요?
“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저는 문득 지난 3년 동안 스스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제게 가장 암울했던 경험 가운데 하나는, 마치 아무렇지도 않게 창밖으로 바나나 껍질 버리듯 교회가 성도들을 아무런 보살핌 없이 내버려두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조직을 떠나면서 아주 많은 정서적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자살하려고 한 적도 있을 정도입니다. 만약 이 교회를 떠난다면 더 이상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제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죠.”
“4년 동안의 학원 선교 활동 후에 깨달은 것은 그 동안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개별성(individuality)을 빼앗긴 채 지내왔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슴 아픈 일들을 많이 겪었어요. 아무것도 모른 채, 우리를 황폐화시킨 바로 그 사람을 사랑했었다는 것도 그 중 하나죠. 저희는 오랫동안 스스로를 미워했고 여러모로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조직을 떠난 후, 어느 정도의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는 데 2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는 3주 전에 다니던 교회에서 파문당했습니다. 너무 많은 질문을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직도 그 교회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들과 다시 대화를 나눌 날이 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들이 내게 말을 걸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위의 글들은 한때 영적 학대를 하는 교회의 일원이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영적 혼란, 정서적 고통, 타인과의 관계 파괴를 경험한 바 있으며, 그러한 경험으로부터의 회복 정도는 현재 각 사람에 따라 다양하다.
그런데 이들에게 문제를 초래한 교회들을 복음적, 근본주의적 전통에 따라 살펴보면 매우 다양한 양상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떤 조직은 전통적인 기독교회와 비교해 볼 때 상당히 극단적인 조직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연구를 하는 동안 알게 된 건전치 않은 교회 가운데 대부분은 흥미롭게도 주류(主流) 복음주의 노선을 걷고 있었다. 나는 많은 교파 모임, 준교회 조직, 조직화된 사역 단체의 일원들로부터 받은 영적 학대에 대한 자료를 통해 이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희망을 앗아가 버렸습니다”
세실리는 필라델피아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작은 마을에 살고 있으며 근본주의적인 교회에서 성장했다. 그 교회는 규모가 작지만 매우 율법적이고 통제적인 교회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그 교회에서는 보석으로 치장하는 것과 화장하는 것, 학교에서 춤추는 것 등을 금기하고 있다. 세실리는 그녀의 가족들 가운데서도 영적, 정서적으로 가장 큰 상처를 받았으며, 특히 고등학교 시절에 그러했다. 현재 세실리는 결혼을 했으며 과거 일을 잊어버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교회에서의 경험이 결혼 생활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남편과의 관계에서 과민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가령, 서로 다투는 도중에 남편이 제게 잘못이 있다고 말하면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그 말이 제 신경을 예민하게 합니다. 제가 다녔던 교회에서는 제가 통제되지 않는 것에 대해 늘 저를 비난하였습니다. 저는 솔직한 성격이어서 그 교회의 지도자들과 그들의 가르침에 대해 자주 도전했기 때문입니다. 그 교회는 어느 누구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었고, 특히 지도층에 대해 의혹을 품는 일은 더더욱 금기되었습니다. 그 교회 사람들은 어떤 것에도 의심을 품지 않으며 소위 ‘하나님의 사람’이라 불리는 이들을 따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궁금한 게 많았고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듣고 싶어했기 때문에 그 사람들처럼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교회의 지도자가 소리치며 정죄하던 일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우리들은 가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결코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말을 듣곤 했습니다. 그 교회를 나온 지금은 그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그렇지만 여하튼 그들은 저의 자아 존중감을 파괴했습니다.‧‧‧.”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대개 부정적인 자아상을 가지거나 수치심을 가지고 있습니다.‧‧‧수치심은 한 인격체에 치명적인 것입니다.‧‧‧그들은 아무 잘못이 없을 때조차 수치심을 느낍니다. 자신이 한 인간으로서 열등하다고 느끼며, 하나님의 복과 인정을 받을 만한 가치가 없는 삼류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를 억압할 뿐 아니라 스스로를 싫어하게까지 만드는 교회와 그 모든 상황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저는 제 앞날을 위해 제가 가야 할 방향을 안내해 줄 수 있는 사람이나 다른 그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습니다. 교회나 부모님으로부터 지시받는 것을 원하진 않았지만 제 인생에서는 그러한 것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세실리는 자신이 그렇게 행동하게 된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녀를 억압하고 모든 사생활을 규제했던 교회의 숨막히고 통제적인 환경이 원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최근 몇 개월 전부터 밑바닥을 향해 가는 듯한 생활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제게 일어났던 일들과 씨름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자존감의 결핍이나 스스로를 학대하는 것과 같은 개인적인 문제들을 살펴보면서 대부분의 원인이 그 교회에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회복되리라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터널이 끝나면 빛이 보일까요? 지금은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뿐더러, 그렇게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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