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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복신앙, 무엇이 문제인가? (5)|

Joyfule 2014. 9. 9. 08:10

 

 

기복신앙, 무엇이 문제인가? (5)|

 

깨끗한 성품이 필요 없는 기복신앙  

우리주변에서 기복신앙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은 무당집이다. 수십여 년 전의 풍경이 아직도 변하지 않은 구도심의 허름한 동네를 내려다보면 어디선가 대나무가 하늘 높이 솟아있고 꼭대기에 플라스틱 꽃다발이나 오색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는 무당집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들을 찾아가 보면 재앙을 피하거나 복을 받는 조건으로 먼저 자신들이 섬기는 귀신을 즐겁게 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많은 돈을 들여 굿을 하고 치성을 드릴 것을 요구한다. 그러면 귀신이 흡족해하며 엄청난 행운으로 부자가 되게 해주거나 사업의 성공, 자녀의 명문대학 합격, 회사에서의 초고속 승진, 선거에서의 당선 등 원하는 모든 것을 약속한다. 이들의 요구는 돈과 치성 이외에 다른 것은 필요 없다. 스포츠 신문의 광고를 도배하다시피 하며 사주팔자를 봐주거나 점을 치는 무속인들의 말도 이와 비슷하다.

자신들이 섬기는 신에게 물어보면 소원을 풀어주고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신다는 것이며 여기에 요구되는 조건은 복채로 돈을 두둑이 내면 그뿐이다.

   레 11:45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고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무당이 섬기는 귀신과 분명하게 구별되는 것은 거룩한 성품을 먼저 요구하시는 것이다. 십일조를 열심히 드렸던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책망을 받은 것도 십일조는 열심히 드렸지만 그들의 성품이 하나님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인의 제사를 기쁘게 받으시지 않은 이유도 가인의 난폭하고 잔인한 성품과 관련되어 있음은 쉽게 짐작 할 수 있다. 예수님도 예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을 하였거든 먼저 형제와 화목하고 나서 예물을 드리라고 하셨다.(마 5:23~24)

 

이처럼 하나님은 자신을 닮아 지은 사람들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자신처럼 거룩하고 깨끗한 성품을 요구하시는 것이다. 굳센 믿음으로 하나님께 예배하며 재산을 다 털어 교회에 드릴 지라도 깨끗한 성품으로 고치지 않는다면 하나님은 외면하실 것이 분명하다. 성령의 열매로 하나님의 자녀에게 요구되는 조건으로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는 모두 깨끗하고 거룩한 성품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성품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섬기지 않는다면 모든 예배행위나 종교행위는 허망한 열매만 맺을 뿐이다.

그렇지만 적지 않은 교회에서 복을 받는 조건으로 가르치는 설교에 깨끗하고 거룩한 성품은 장식품에 불과하다. 성경에는 청결한 성품의 중요성을 수없이 강조하고 있지만 설교단상에서 이를 듣게 되는 것은 아주 희귀한 일이다. 재물의 유혹 앞에 정직해야 하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절제하여 남겨둔 재물로 가난한 이웃을 불쌍히 여겨 도와주라고 다그친다면, 돈을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세상풍조를 쫒는 대다수의 교인들은 양심을 찔러 거부감을 나타내거나 시대에 맞지 않는 고리타분한(?)설교를 듣기 싫어 할 게 뻔해 현대사회의 세련된 목사들은 교인들이 싫어하는 성품을 주제로 한 설교를 거의 하지 않는다.

 

대신 교인들이 듣기 좋아하는 축복, 성공, 기도응답, 형통, 건강, 문제 해결 등의 말을 고장 난 레코드처럼 줄기차게 반복한다. 이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고 모두들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에 기복신앙이 힘찬 박수를 받으며 들어오게 된 배경이다. 기복신앙은 교인이 싫어하는 것을 절대로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십일조나 건축헌금으로 바친 돈의 성격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며 불의나 불법, 비도덕적인 수단이나 방법, 청탁과 뇌물로 얻은 재물이라도 교회에 가져오면 이를 축복해주고 칭찬해주며 교인들에게 자랑하며 추켜세워 준다. 심지어는 다급한 자의 처지를 악용하는 고리대금업이나 밤거리의 유흥업소를 운영하여 얻은 돈일지라도 이러한 돈의 출처에 대해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교회에 가져오기만 하면 깨끗하게 세탁(?)이 되어 거룩한 돈으로 변하기 때문일까? 어쨌든 이 같은 행태는 우리가 어렵지 않게 목격하는 교회의 풍경이다.

깨끗한 성품이 필요 없는 이유

요즈음 거리에 나가보면 ‘천원 샵’, ‘천원 백화점’이라고 간판을 단 상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 말 그대로 모든 상품이 천원에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호기심에 들어가 보면 상품 종류의 다양함에 한번 놀라고 형편없이 낮은 가격에 두 번 놀란다.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한 제품이지만 국내산임에도 회사가 부도가 나서 눈물을 머금고 헐값에 처분하여 싼값에 들여온 것들도 있다.

 

이렇게 싸게 팔아도 가게가 잘되는 이유는 조건 없이 천원에 판다는 판매 전략이 불황에 허덕이는 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가격에 부담을 갖지 않고 천 원 짜리 한 장만 들고 가도 원하는 상품을 살 수 있다는 것이 만족한 쇼핑을 할 수 있는 탁월한 선택으로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매 전략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조건 없이 드리는 공짜폰’, ‘무조건 50% 할인판매’라고 적힌 현수막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전에도 큰 폭의 할인이나 경품 등의 커다란 혜택을 붙이고 고객을 끌어들였지만, 나중에 슬그머니 조건을 까다롭게 붙이는 악덕 상혼에 식상한터라 조건을 붙이지 않고 무조건 혜택을 준다는 표현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기복신앙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도 이와 다름없다. 아무런 조건 없이 복을 준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야 복을 받을 수 있는 교회는 이와는 전혀 다르지만 막무가내로 무조건 복을 퍼 주는 하나님을 소개한다. 물론 신학교에서 오랫동안 공부하고 성경 내용을 훤하게 알고 있는 목회자들이 깨끗한 성품을 전제로 하는 하나님의 복을 모를 리 없겠지만, 이를 무시하고 교회와 와서 하나님께 빌기만 하면 복을 얻을 수 있다는 무조건적인 복을 전파하는 이유는 더 많은 사람들을 교회에 불러 모으기 위해서이다.

처음부터 교회에 오는 조건을 까다롭게 붙이면 누가 교회에 오겠느냐는 것이 그들의 논지이다. 그래서 무조건 교회에 오게 하는 것이 주요한 전도전략이다. 그냥 오기만 하면 된다. 오기만 하면 세상의 복을 넘치도록 준다는데 오지 않는 사람들이 바보가 아닌가? 그래서 너도 나도 현세적인 복만을 바라고 교회를 오게 되는 것이다.

   마 22:10~13
   종들이 길에 나가 악한 자나 선한 자나 만나는 대로 모두 데려오니 혼인 잔치에 손님들이 가득한지라 임금이 손님들을 보러 들어올새 거기서 예복을 입지 않은 한 사람을 보고 이르되 친구여 어찌하여 예복을 입지 않고 여기 들어왔느냐 하니 그가 아무 말도 못하거늘 임금이 사환들에게 말하되 그 손발을 묶어 바깥 어두운 데에 내던지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게 되리라 하니라

아무리 목회자가 강단에서 하나님의 복을 목이 터지라고 외친다 하더라도 복을 주시는 하나님의 원칙에 어긋난다면 이는 허망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비록 이 같은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하고 교회에 들어섰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책망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하물며 무슨 복이 임하겠는가? 기복신앙이 하나님의 뜻이 아닐지라도 시간이 갈수록 교회 내에서 더욱 번성하는 일은 깨끗하고 거룩한 성품으로 변화해야한다는 뼈를 깎는 조건 없이 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하나님이 뜻을 따르지 않는 교회라면 이미 교회의 정체성을 잃어버렸을 터이요,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조차 모르고 잘못된 목자를 무작정 따르는 교인들은 안타깝게도 자신의 무지하고 어리석은 대가를 가혹하게 치르게 될 것이다.

 

출   처 : 다음 카페 [크리스천 영성학교]

글쓴이 : 신상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