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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미 성지순례기 3.

Joyfule 2005. 2. 17. 03:56

기쁘미 성지순례기  
그곳에서 종려열매도 사 먹어 보았는데 우리 대추보다 크고 길며 
검은 자줏 빛에 맛은 홍시와 곶감의 중간 정도의 맛이라고 할가 싶다.
마라와 르비딤에는 베드윈(유목민) 여자들, 특히 아이들이 자잘한 구슬을 꿰어
목걸이나 팔찌 같은 장신구를 만들어 팔았다.
모세가 광야에서 십보라(제사장 이드로의 딸. 모세의 부인이 됨)를 만난 것이 상기되어
그 아이들의 모습에서 십보라를 생각하며 함께 사진을 찍었더니
그 고사리 같은 손을 쫙 펴고 "완 딸라!  완 딸라!" 를 연발한다.
그 영악스럽고 맹랑한 표정이라니....
감상이 깨지는 당혹스러운 순간이었다.
커다란 눈에 짙은 속눈섭. 갈색피부, 얼굴은 예쁜데 
맨발에 곰발바닥 같은 발등을 하고 있었다.
가이드에게 들은 베드윈의 일화 중에는 이런 것이 있다.
1967년 6일전쟁을 승리로 이끈 이스라엘이 10년간 수에즈 운하를 장악하고
천막생활하는 베드윈들에게 아파트를 지어 주었는데
나중에 와서 보니 베드윈들은 텐트에서 살고 아파트엔 양떼들만 우글거리더라고 한다.
베드윈들은 수 천년동안 살아 온 생활 패턴을 바꾸려 하지 않는단다.
베드윈은 현재 오만명가량 되는데 호적 없이 살다가 가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모세의 출애굽 경로를 지나오며(비록 관광버스를 타고 왔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을 생각해 보았다.
애굽의 파라오 앞에서 행한 모세의 이적과, 
홍해를 육지 같이 건너 온 이적을 경험하고도 애굽에서 죽는 것이 나을 뻔 했다는 등. 
광야생활 중에 불평하고 원망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한심하게 생각되었는데
막상 내가 이 땡볕 사막길을 지나 오다보니(버스를 탔지만)
이 불볕 아래에서 시원한 나무 그늘도 없고, 물도 없고, 흙먼지 사막길을 
노인들과 어린 것들을 데리고 또 짐승떼를 거느리고 걸어가는 60만명의 모습을 상상하니
나 라면 하루도 못 가서 원망 불평이 나왔을 것 같았다.
출애굽 여정 같은 우리 신앙생활의 여정에도 
얼마나 인내하며 조심하며 근신하며 살아야 할 것 인가를 생각해보았다.
해가 질 무렵 시내산 아래에 있는 호텔에서 여장을 풀었다.
말이 호텔이지 건물 모양이 마치 텐트를 친 모양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장막생활 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내일 새벽 1시 30분에 기상하여 2시에 시내산 등정을 시작한다고 한다.
낮에는 너무 뜨겁고 밤에는 추운데 그래도 새벽에 등정하는 것이 낫다고 한다.
우리 내외는 상당히 갈등했다.
시내산 높이는 우리나라 한라산 보다 조금 더 높다고 한다.
우리는 등산을 해 본 적도 없는데 그 높은 곳을 올라 갈 것을 생각하니 걱정이 되고
안 가자니 성지순례와서 시내산 등정도 못했다면 말도 안 되겠고....
"주여!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주소서!
하나님의 은혜로 시내산 등정을 잘 마칠 수 있도록 모든 여정을 평탄케 인도해주소서."
하나님께 기도로 부탁드리고 잠자리에 들었다.
3월의 시내산은 낮엔 여름날씨 같고 밤엔 겨울 날씨였다
잔득 껴입고 새벽 두시에 출발. 낙타를 처음 타 보았다.
낙타는 밤눈이 밝은가 보다. 자갈길 경사진 길을 잘도 간다.
나는 체중이 무거워서 낙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필이면 내가 탄 낙타는 크지도 않았다.
그래서 낙타가 고생되지 않도록 낙타에게 힘을 주시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밤 하늘이 무척 아름답다
어렸을때 보았던 은하수도 선명하게 보이고 
수 많은 별들이 검푸른 공단에 박힌 보석같이 영롱하게 빤짝인다.
우와~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공해 때문에 잘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밤 하늘이다.
그 후로 그런 아름다운 밤 하늘을 보지 못했다.
시내산은 참 멀고 깊은 곳. 그리고 높은 곳이다.
모세는 이곳을 어떻게 올라갔을까? 그때는 길도 없었을텐데... 
중간쯤 더 가서는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데 순전히 바위돌 길이다
캄캄한 바윗돌 길을 더듬어 올라가려 하니 몇배나 더 힘이 든다.
후렛쉬를 가진 사람들은 성큼성큼 잘 도 가는데 
후렛쉬를 준비하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후렛쉬를 가진 사람이 내 옆을 지나가는 짧은 순간에는
안심하고 몇 발짝을 옮길 수가 있는데 휙 지나가고 나면 또 더듬어 올라가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내산 정상에 이르렀는데 나무 한 그루 안 보이는
불그죽죽한 흙이라고 해야 할지 바위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황량한 봉우리들이다.
우리팀 말고도 수 백명이 왔다.
우리팀이 모여서 김덕화목사님의 인도로 예배를 드리고 일출을 보기 위해 잠시 기다렸다.
어느나라에서 온 팀인지 일출을 보면서 찬양을 드리는데 프로합창단 같았다.
우리를 비롯, 각 국에서 온 다른 순례자들도 자기 나라말로 그 찬양을 함께 따라 불렀다.
아직 해는 뜨지 않았지만 아름답고도 우렁찬 찬양이 울려퍼지는데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우리가 천국에 가면 하나님 보좌앞에서 흑,백,황색인종이 통일 된 천국 언어로
다 함께 찬양을 드리겠지..하고 생각하니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친근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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