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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미 성지순례기 4.

Joyfule 2005. 2. 17. 03:59

기쁘미 성지순례기  
시내산에서 내려오면서, 어디쯤에서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을까 하고 여기저기 눈여겨보았다.
시내산은 엘리야 선지자가, 아합왕의 아내 이세벨을 피해서 숨었던 산이기도 하다.
돌아오는 길은 낙타를 타지 못하고 터벅터벅 걸어서 내려 오는데 
밝은 아침이라 걸을 만 했다.
다른 일행들은 재빨리 다 내려갔는데 우리 내외만 뒤쳐졌다.
남편은 무릎이 아파서 산 중턱에서 낙타를 기다리고
나도 다리가 무척 아팠지만 먼저 내려가서 남편에게 낙타를 보내주려고 혼자 걸었다.
한참 내려가다 보니 저 아래에서 검은 옷자락을 휘날리며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검은 수염이 얼굴을 반쯤 가린 어떤 이집트 남자가 급한 걸음으로 올라오고 있었는데
그 기상이 무슨 저항운동하는 사람같이 보였다.
산중에서 사람을 만나니 속으로 많이 쫄렸는데 애써 태연한 척하고 
아까부터 연습해온 서툰 영어로 
'나의 남편이 지금 다리가 아파서 도움을 구한다 낙타를 보내달라 
남편이 저 위에서 기다린다" 고 했더니 씨익 웃고 그냥 지나간다.
안도가 되기도 하고 슬그머니 약이 오르기도 했다.
한참을 내려온 다음 낙타를 만나서 올려보내고 시내산에서 완전히 다 내려와 보니 
서울에서부터 함께 온 가이드가 길에서 무척 미안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시내산 아래에는 모세가 양을 치다가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들리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곳을 기념하는 수도원이 있었다.
우리 일행은 모두 거기에 모여 있었는데 
나는 뒤늦게 참예하여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피곤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졸도할 지경이었다.
9시에 먹기로 한 조반은 10시에 먹게 되었는데 우리내외는 녹초가 되어서
씻고 20분쯤 누웠다가 다리를 질질 끌면서 짐을 챙겨
이스라엘로 가기 위해서 출발했다.
홍해를 따라 계속 북상하는 버스 안에서 현지 가이드인 미쓰 리가 
카이로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근황을 이야기 해주었다.
카이로에 우리교민이 약 500여명 되며 서로 도우며 아주 잘 지낸다고 한다.
카이로에 있는 초등학교는 5부제이며
사회주의 국가라 모든 학교가 무료이지만 외국인 학교는 비싸다고 한다
그리고 학원 같은 것이 많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이곳에 영사가 있고, 이북은 대사가 있다고 한다.
북한의 유학생들도 있는데 그들은 아주 고생한다고 했다.
우선 부인들의 장바구니가 다르다고....
남한 사람들의 집에는 큰 냉장고가 한 두대씩은 있어서 며칠씩 먹을 것을 사오지만
북한 사람들의 부인은 문어다리나 오징어 다리도 값을 깎아서 살려고 하고 
장바구니가 작다고 했다.
북한 학생들은 자기 팀이 없을때는 남한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오기도 하는데
단과류(과자나 사탕)가 없으냐고 묻기도 한단다
우리나라 사람도 북한 학생과 대화하는 것 안기부원의 눈에 띄면
호출당하고 무슨 이야기했느냐고 꼬치 꼬치 묻는다고 했다.
홍해를 따라 북상하다가 누에바라고 하는 곳에서 쉬었다.
그 앞에 흐르는 홍해물 빛갈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누에바에서 홍해건너 보이는 산이 사우디아라비아라고 한다.
공기도 좋고 풀장도 있어 경치를 한결 돋보이게 곳에서 점심식사를 했는데
몸이 힘드니 만사가 귀찮다.
어떤 이들은 홍해물에 발을 담그기도 하고 
모래사장을 걷기도 하며 조개껍질을 줍기도 했다.
나는 너무 힘들어서 버스에 홀로 앉아있었다.
좌석에서 일어서려 해도 다리가 말을 잘 들어주지 않았다.
시내산에 갈 때나 지나올 때 광야에서 싯딤나무(조각목)를 더러 보았는데
구약성경에 하나님께서 법궤를 만들으라고 지정하신 나무이다.
아카시아나무 비슷하나 잎이 자잘하고 가시가 길고 억세다.
동물의 왕국같은 프로에서 보면 기린이 목을 길게 빼고 
나무잎을 뜯어 먹는 것을 보았는데 바로 그 나무였다.
현지 가이드인 미쓰리 말이 국경너머 이스라엘로 들어가면 모든 것이 다르다고 한다
이스라엘 국경에 도착했다. 이제 미쓰 리와 헤어져야 한다
마치 딸을 거기 이집트에 두고 오는 것 같이 눈물이 나올려고한다.
국경을 넘으면 거기 이스라엘 현지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단다.
이스라엘은 사방 국경이 적에게 둘러 싸여있고 또 이스라엘(예루살렘) 안에도
팔레스틴(블레셋) 사람들의 구역이 있어 유대인들은 항상 긴장 속에서 산다고 한다.
그래서 입국절차가 상당히 까다롭다.
한 사람씩 면담을 하는데 영문과 한글로 된 질문서를 갖고 하나씩 짚어가며 물어본다.
대답을 분명하고 확실하게 해야지 우물쭈물 시원찮게 답하면 
그 사람은 성지순례는 다 한 거란다.
질문: 1) 이집트에서 누가 무슨 부탁하지 않았느냐?
      2) 무슨 물건 맡기지 않았느냐?
      3) 무기 같은 것 소지하지 않았느냐?
      4) 이집트에 아는 사람있느냐?
우리 입장으로는 가당찮은 질문이라 생각되지만 그들에게는 생사가 걸린 문제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참 시련이 많은 민족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기에 강인한 유대인의 정신이 살아 있는가 보다.
사실 우리 크리스챤들도 영적으로 이런 긴장 속에서 살아야 
죄를 이기고 승리의 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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