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물어보기...문정희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하지만
가는 길 좀 가르쳐주었으면 좋겠다
비어 있는 것이 알차다고 하지만
그런 말 하는 사람일수록 어쩐지 복잡했다
벗은 나무를 예찬하지 말라
풀잎 같은 이름 하나라도
더 달고 싶어 조바심하는
저 신록들을 보아라
잊혀지는 것이 두려워
심지어 산자락 죽은 돌에다
허공을 새겨놓은 시인도 있다
묻노니 처음이란 고향 집 같은 것일까
나는 그곳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렸다
나의 집은 어느 풀잎 속에 있는지
아니면 어느 돌 속에 있는지
갈수록 알 수 없는 일 늘어만 간다.
|
'━━ 감성을 위한 ━━ > 영상시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타' / 신경림 (0) | 2024.09.10 |
---|---|
그리움 베리에이션 / 이경철 (0) | 2024.09.07 |
바람의 그림자 / 정현종 (0) | 2024.09.05 |
남몰래 흘리는 눈물 / 나해철 (0) | 2024.09.03 |
사랑해야 하는 이유 / 문정희 (0) | 2024.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