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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를 들여다 보니...

Joyfule 2014. 3. 18. 00:41

 

 
이건희 회장이 타던 비행기

 내부를 들여다 보니...


 

삼성이 2008년 매각 후 미국 관리대행사가 전세기로 운행중
149인승을 16인승으로 개조, 주방-침대-샤워시설 갖춰
1시간당 이용금액 1300만원, 서울~뉴욕 왕복하면 4억원 이상


새로 도입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전용기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비행기의 외관과 성능에 관한 분석은 있었지만 비행기 내부 모습은 공개되지 않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비행기 내부 모습은 어떨까요? 이 회장이 예전에 쓰던 비행기의 내부 모습을 살펴보면 대략 짐작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래서 이번 편에는 이 회장이 예전에 사용했던 비행기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이용하다 매각한 B737 전용기가 현재 미국에서 한시간에 1만2500달러(1333만원)에 대여되는 전세기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삼성으로부터 이 제트기를 매입한 주체는 미 연방항공청에 신탁회사 명의로 이 비행기를 등록했습니다. 그래서 고가의 제트기를 매입하고도 본인은 이용하지 않고 전세기로 위탁운영을 맡긴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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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0일 WESTLEY BENCON이 미국 올란도 국제공항에서 
촬영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예전 전용기(편명 N8767)

전세기 운용회사인 아브젯(AVJET CORP)은 보잉비지니스제트기인 N8767, 보잉737기를 대여하고 있으며, 미 연방항공청 확인결과 이 비행기의 제작번호는 32807로 드러났습니다. 보잉 737기로 제작번호 32807인 비행기는 한국 국토교통부 확인결과 삼성이 지난 2002년 6월 도입해 2008년 7월까지 운용했던 이건희 회장의 전용기 HL7770 이었습니다. 이 비행기의 모델명은 B737-7EG로 삼성이 구매하는 항공기에 보잉이 부여하는 고객부호 EG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EG는 전자업계의 거물(ELECTRONIC GIANT)을 의미합니다. 아브젯은 이 이건희 회장의 예전 전용기를 한시간에 1만2500달러에 대여한다며 자사 홈페이지에 브로셔와 함께 전용기의 내부사진을 올려놓는 등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벌쳐 그 화려한 인테리어와 최첨단시설이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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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젯에 따르면 이회장의 전용기는 B737-7EG 모델로 조종사와 승무원을 제외하고 16명(실제 좌석은 20개)이 탑승할 수 있으며 더블 베드가 설치된 마스터룸과 리빙룸, 일반 좌석 등이 있는 부분으로 나눠져 있었습니다. 원래 B737기의 탑승인원은 149명이지만 이를 16명 정도가 탈수 있는 자가용 제트기로 꾸민 것이며, 주택으로 따지자면 마스터룸과 거실, 주방 등을 갖춘 원베드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행기 내부 단면도를 보면 조종석 뒷편으로 12명의 승객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이 있고 중간 부분에는 주방이 있으며 그뒤로 4명의 좌석이 갖춰진 거실, 그리고 맨 뒷쪽에 더블 베드와 욕실을 갖춘 마스터룸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객기처럼 좌석등급을 분류해 보자면 앞부분 12명의 좌석이 있는 곳은 이코노미클래스, 4명의 좌석이 갖춰진 거실은 비지니스클래스, 마스터룸은 퍼스트클래스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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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이 이용하다 매각한 HL 7770(현 N8767)의 마스터룸

먼저 마스터룸 사진을 보면 대형 더블베드와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크기의 탁자와 두개의 쇼파가 자리잡고 있으며, 전면에는 대형 HD플랫스크린 TV 2대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이 전용기는 위성방송인 디렉TV를 수신할 수 있는 시설이 돼 있어서 언제 어디를 날든 위성TV를 통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방송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초고속인터넷망은 물론 미국내 위성라디오방송인 XM 라디오, 위성전화, 홈시어터를 방불케 하는 서라운드사운드시스템이 장착돼 있습니다. 이외에도 CD와 DVD, 플레이스테이션 3, 그리고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설치돼 있다는 것이 아브젯의 설명입니다. 특히 마스터룸에는 화장실과 목욕탕이 딸려 있고 욕조는 갖춰져 있지 않지만 별도의 샤워시설이 마련돼 있어 언제든지 샤워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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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마스터룸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실을 거쳐야 합니다. 이 거실은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협탁이 갖춰진 4개의 좌석이 마주보고 있으며 전방에는 역시 대형 플랫 스크린 TV가 설치돼 있습니다. 이 거실에서 회의를 하고 플랫 스크린 TV를 통해 프리젠테이션 등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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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거실의 좌석은 침대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어서 이건희 회장 등이 마스터룸에서 잘 때는 다른 가족이나 비서 등 최측근 인사들이 이 거실을 이용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코노미클래스로 볼 수 있는 조종석 뒷편의 좌석은 각열에 모두 3개의 좌석이 4개열, 즉 12개의 좌석이 배치돼 있으며 이 좌석도 침대겸용좌석으로 우등고속버스처럼 의자를 뒤로 젖히면 의자 아랫부분 발걸이는 위로 올라오게 돼 있습니다.
또 각 좌석마다 개인용 모니터가 별도로 설치돼 있습니다.


거실에 해당하는 부분의 경우 좌석 옆에 협탁이 놓여져 있고 칸막이가 있음을 감안하면 12개의 좌석이 배치된 이 부분은 그 시설면에서 한단계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이코노미클래스 뒷편에는 그 넓이가 승객석만큼 큰 주방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주방은 요리를 할 수 있는 주방시설은 물론 그릇을 씻을 수 있는 싱크대, 마이크로 오븐 등이 준비돼 있어서 고급레스토랑을 방불케하는 식사가 가능합니다. 이 전세기는 12시간 이상을 논스톱으로 비행해 서울과 뉴욕을 단 한번에 주파할 수 있으며, 특히 짐싣는 공간이 525 큐빅피트(14.9㎥)나 됩니다. 삼성이 이 비행기를 매각한 후에 새 소유자가 전세기로 운행하기 위해 내부 구조를 변경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항공기 전문가들은 이미 재벌 회장이 쓸 만큼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는데다 내부시설을 전면변경하려면 수백억원이 추가 투입되는 점을 감안해, 새 소유자가 인테리어를 새로 했다고 하더라도 큰 변화는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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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용 비행기 매매를 주선하는 것은 물론 자가용 제트기 인수대행, 또 자가용 제트기를 위임받아 전세기로 운용하며 그 수익을 원소유주에게 돌려주는 아브젯은 이 전세기의 임대비용이 한시간에 1만2500달러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루 임대비용은 30만달러, 한화로 약 3억1500 만원에 달합니다.

 

 

서울에서 뉴욕으로 비행할 경우 14시간만 잡아도 한번 빌리는데 편도에만 2억원정도, 왕복하면 4억원정도의 전세기 임대료를 내야 합니다. 이외에도 출발-도착 공항 이용료, 출발-도착국가의 이민 및 세관수속 대행비용, 하루 이상 빌릴 때 조종사와 승무원의 지상 체류비용, 음식비용, 위성전화 사용비용, 인터넷 사용비용 등이 추가되므로 실제 전세기 이용자는 전세기 임대료 못지 않게 많은 부대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삼성은 지난 2002년 보잉사로부터 이 비행기를 매입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 6월 21일 국토교통부에 등록해 HL7770이라는 편명을 부여받아 이건희 회장 전용기로 이용했었습니다. 국토교통부 항공기등록현황에 따르면 이 전용기는 국내 등록 6년만인 2008년 7월 14일 등록이 말소됐으며 말소이유는 ‘매매계약’으로 기재돼 있었습니다. 또 그 계약은 2008년 5월 22일 체결됐다고 합니다.

그뒤 이 항공기는 국내등록말소 이틀뒤인 2008년 7월 16일 미연방항공청에 비행기신탁회사인 WELLS FARGO BANK NORTHWEST NA TRUSTEE 명의로 등록하며 새롭게 N8767이란 편명을 부여받았습니다. 연방항공청 조회결과 ‘등록된 소유자(REGISTERED OWNER)’는 바로 이 신탁회사로 기록돼 있기 때문에 이 신탁회사에 항공기를 맡긴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미 연방항공청 등록규정 제47조7항,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닌 경우 신탁회사 명의로 항공기를 등록해야 한다는 규정을 감안하면 이 항공기가 신탁회사인 WELLS FARGO BANK NORTHWEST NA TRUSTEE 명의로 등록됐으므로 삼성으로부터 이건희 회장 전용기를 매입한 주체는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항공기 신탁회사 명의로 이 비행기를 등록한 새 주인이 아브젯에 이 비행기를 전세기로 운용하는 대신 수익을 달라고 위탁한 것입니다만 삼성으로부터 이 비행기를 매입한 사람 또는 주체가 누구인지는 전혀 외부에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각종 추측만 난무할 뿐입니다.

한편 삼성은 HL7770 매각에 앞서 보잉사로부터 똑같은 기종을 매입하고 2008년 4월 5일 국토교통부에 등록, HL7759라는 편명을 부여받았으며 현재 이건희 회장은 이 비행기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삼성은 이건희 회장 전용기를 약 6년에 한번씩 교체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삼성 전용기 운용회사이며 국토교통부에 ‘도입사’로 기재된 삼성테크윈은 금융감독위원회에 보고한 사업보고서에서 보유항공기의 내용연수를 6년에서 13년으로 규정, 총수 전용기를 6년마다 교체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삼성이 이건희 회장 전용기인 보잉 737기를 2002년 6월, 2008년 4월 각각 한대씩 들여온 점을 감안하면 삼성측은 꽃피는 봄이 오면 이회장의 새 전용기를 국토교통부에 등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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