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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암이어도… 예후 안 좋은 사람들의 ‘공통점’

Joyfule 2023. 4. 17. 12:58





똑같은 암이어도… 예후 안 좋은 사람들의 ‘공통점’
김서희 기자

입력 2023.02.21 10:25

같은 병을 진단받은 암 환자더라도 스트레스가 심할 때 더 치명적이라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대장암센터 김희철·신정경 대장항문외과 교수, 암교육센터 조주희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이 2014년 7월~ 2021년 7월 사이 원발성 대장암을 진단받고, 근치적 수술까지 받은 환자 1362명을 

대상으로 ‘진단 시 디스트레스와 재발 및 사망률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수술 치료가 가능한 

대장암 환자에서 진단 시 디스트레스와 재발 및 사망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미국종합암네트워크에서 개발한 디스트레스 온도계와 체크 리스트를 이용해 환자들의 자기평가로

 디스트레스 점수를 매겼다. 디스트레스 점수에 따라 4점 미만이면 낮은 그룹, 4점부터 7점까지 높은 그룹, 

8점 이상부터 매우 높은 그룹으로 나누고, 대장암의 무진행 생존율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평균 디스트레스 점수는 5.1 점으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가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 4점을 훌쩍 넘어섰다. 

전체 환자 61%가 디스트레스 수준이 ‘높음’에, 15%는 ‘매우 높음’에 해당했다. 환자 10명 중 7명(4점 이상 76%)은 

암 진단 때부터 디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암 진단이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가장 당혹스럽고 힘든 경험’ 중 하나라는 사실을 재확인한 대목이라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병의 재발이나 사망 건수를 종합했을 때 진단 시 디스트레스 유해성은 더욱 분명했다. 

디스트레스 낮음 그룹은 재발 및 사망이 50건, 높음 그룹은 67.3건, 매우 높음 그룹은 81.3건으로 확인된 것이다.

 진단 시 디스트레스 정도에 따라 병의 재발이나 사망 위험도 덩달아 커진 셈인데, 낮음 그룹을 기준 삼아 

상대적 위험도를 통계적으로 계산했을 때 높음 그룹은 28%, 매우 높음 그룹은 84% 더 높았다.

특히 대장암 4기처럼 병세가 깊은 경우에는 진단 시 디스트레스로 인한 위험도의 증가세도 더욱 가팔랐다. 

병의 재발이나 사망 위험이 진단 시 디스트레스가 낮음 그룹 보다 높음 그룹은 26%, 

매우 높음 그룹의 경우 153%로 대폭 상승했다.

환자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은 병으로 인한 두려움, 슬픔, 걱정과 같은 감정적 요소 이외에도 보험, 돈, 일, 육아 등 암 치료 후

 뒤따라올 사회경제적 문제들이 주로 꼽혔다. 디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이러한 고통도 더욱 가중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희철 교수는 “여전히 처음 암을 진단 받은 환자들은 암에 대한 두려움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크다”며 

“진단 시부터 병의 진단과 함께 환자들의 치료 환경이 얼마나 준비되었는지 환자가 느끼는 디스트레스를 평가하고, 

이를 치료 전에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은 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전인적 암 통합 케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2014년부터

 디스트레스 상담실을 운영해왔다. 진단 시 암 환자의 디스트레스를 평가하고 원인에 따른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암 

진단부터 암 환자들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연구는 미국 외과학회의 공식 학술지인 ‘외과학 연보 (Annals of Surger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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