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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달 - 천양희

Joyfule 2010. 9. 2. 11:49
 
        
      마음의 달 - 천양희
      가시나무 울타리에 달빛 한 채 걸려 있습니다
      마음이 또 생각 끝에 저뭅니다
      망초꽃까지 다 피어나
      들판 한 쪽이 기울 것 같은 보름밤입니다
      달빛이 너무 환해서
      나는 그만 어둠을 내려놓았습니다
      둥글게 살지 못한 사람들이
      달보고 자꾸 절을 합니다
      바라보는 것이 바라는 만큼이나 간절합니다
      무엇엔가 찔려본 사람들은 알 것입니다
      달도 때로 빛이 꺾인다는 것을
      한 달도 반 꺾이면 보름이듯이
      꺾어지는 것은 무릎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마음을 들고 달빛 아래 섰습니다
      들숨 속으로 들어온 달이
      마음 속에 떴습니다
      달빛이 가시나무 울타리를 넘어설 무렵
      마음은 벌써 보름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