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관 자료 ━━/추천도서

미완의 시대 - 에릭 홉스봄 자서전

Joyfule 2013. 5. 10. 11:15

 

미완의 시대 - 에릭 홉스봄 자서전





세계적인 석학 에릭 홉스봄의 자서전. 그가 직접 온몸으로 체험한 "가장 별스러운 시대" 혹은 "흥미로운 20세기"에 대하여 자서전이라는 형태를 빌려 기존의 저서에서 꺼내지 못한 생각과 특별한 경험들을 들려준다. 균형 있게 시대의 흐름을 잡아내는 역사가 홉스봄의 감각이 돋보이는 책.

모두 스물세 장으로 구성돼 있다. '프롤로그'에서 16장까지는 홉스봄 개인사가 정치와 맞물려 전개되고, 17장과 18장에서는 역사가로서의 홉스봄을 만날 수 있다. 19장부터 22장까지는 홉스봄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나라와 도시들 이야기다.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던 해에 태어난 노쇠하고 회의적인 역사가의 눈에도 그것은 대량 학살, 훌륭하지만 신뢰할 수 없는 기술, 할리우드 영화를 방불케 하는 현실 속에서 신의 세력과 사탄의 세력이 온 세계에서 죽기 살기로 싸우는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선언 등 20세기의 가장 고약한 요소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삼류문사들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불행하게도 잘도 찾아서 내뱉으면서 서양 세계는 언론을 타는 사람들의 게거품에 휩쓸렸다. - 에필로그 중에서



에릭 홉스봄 (Eric Hobsbawm) - 1917년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영국인 아버지와 오스트리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19년에 가족이 모두 비엔나로 이주했다가 1931년에 다시 베를린으로 이주하였다. 그러나 히틀러의 집권으로 이들 가족은 최종적으로 1933년 영국에 정착하였다.

케임브리지의 킹스 컬리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였으며, 1982년까지 런던대학교의 버벡 컬리지에서 사회경제사 교수를 지냈다. 현재 영국 아카데미 및 미국 아카데미의 특별회원이자 뉴욕의 신사회연구원(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 교수, 버크백 칼리지 명예교수로 재직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오늘날 활동하고 있는 최고의 마르크스주의 역사가로 손꼽히고 있다. 그의 초기 저작들은 주로 19세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17·18세기 및 20세기에 관해서도 저술해 왔으며 정치, 역사서술, 사회이론뿐 아니라 필명으로 재즈 비평가로 활동할 정도로 문화비평과 예술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대표작으로 역사에 관한 3부작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가 있다. 이 밖에 <노동하는 인간>, <산업과 제국>, <원초적 반란자들>, <극단의 시대> <노동의 세기, 실패한 프로젝트> 등이 있다.

이희재 -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독문학과 대학원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소유의 종말>, <새벽에서 황혼까지 서양 문화사 500년>, <문명의 충돌>, <중국의 시대>, <브루넬레스키의 돔>, <리오리엔트>, <몰입의 즐거움>, <그린 마일>, <브루넬레스키의 돔> 등이 있다.

이 책을 다른 식으로는 살아갈 수 없었던 한 인간의 편력을 통해 세계사에서 가장 색달랐던 세기를 소개하는 책으로 읽어주었으면 한다. - 에릭 홉스봄

    

머리말: 가장 별스럽고 끔찍한 한 세기

1. 프롤로그
2. 빈과 유대인 소년
3. 힘들었던 시절
4. 베를린: 바이마르의 종식
5. 베를린: 갈색과 빨간색
6. 섬나라에서
7. 케임브리지
8. 반파시즘과 반전 투쟁
9. 공산주의자가 되다
10. 전쟁
11. 냉전
12. 스탈린과 그후
13. 40대에 맞는 전환기
14. 웨일스의 크니흐트 기슭
15. 1960년대
16. 정치 관람자
17. 역사가들 속에서
18. 지구촌에서
19. 마르세예즈
20. 프랑코에서 베를루스코니까지
21. 제3세계
22. 루스벨트에서 부시까지
23.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20세기는 흡스봄의 한 세기였다

 

1
홉스봄, 오래 사세요

 

1. 가끔 프랑스나 영국의 새들은 우리보다 넓은 하늘을 날것이라는 엉뚱한 생각을 하며 그 동네 사람들이 무턱대고 부러울 때가 있다. 마치 그들은 늘 지성과 토론에 자유롭고 합리적인 이성에 의해 논리적인 판단을 하며 사회를 꾸려가는듯이 느껴질 때마다

2. 실은 엥겔스의 '영국 노동자 계급의 상태' 와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생각한다.

자본주의를 고도로 발전시켜 그 모순의 폭발을 먼저 격고 자본과 임노동의 계급적 갈등을 식민지에서 수탈한 초과이윤으로 잠재운 그들은

물론 노동자계급에게 이윤을 나누어지기까지 아주 많은 젊은 피와 열정이 아낌없이 바쳐졌다는 것을 기억하려 한다.

혹시 영국이나 프랑스의 하늘이 더 넓다면 공짜가 아니라는 얘기지.^^

3. 

그리하여 홉스봄은 차분하게 서두르지 않으며 소박하고 깊은 노인의 직관과 지혜를 들려준다.

피로 얼룩진 20세기는 또한 극단적인 배신의 시대이기도 하다. 그 한세기 공사당을 배신하지 않으며 배신해야 할 이유를 모르며, 혹은 배신할 시기를 놓치며 우직하고 성실했던 자신의 삶에 대해 교만하지 않은 자부심은 타당하다.

오래동안 성실하게 산 노인이 자기 삶을 돌아보며 이만큼 낮은 목소리로 당당할 수 있다니. 부럽다.

4.

똑같은 시기 우리 땅의 젊음들은 훨씬 날카로운 좌우대립으로 끓어오르는 분노밑에 숨죽여야 했다. 그래서 우리는 자유와 정의를 위해 헌신한 선배들의 육성을 대부분은 듣지 못한다. 신념을 지키기 위해 이미 죽임을 당했으므로.

오직 욕망에 의해 더 많이 더 노골적으로 착취하려는 자들의 피묻은 입술과 한때 민주를 외쳤던 것을 명함삼아 권력을 향한 욕심을 감추지 않는 천박한 자들의 자서전이 넘쳐난다. 드러운 것들.

5.

그러나 홉스봄에게 부끄럽지 않을 선배들이 많다.  지식인의 삶으로 본다면 리영희 선생의 '대화'를 함께 보면 동시대를 다른 곳에서 살아간 두 사람의 현인을 비교할 수 있다. 순전히 우연에 의해 어느 곳에 태어나는데 이렇게 다르다!!!  내가 백년 쯤 산다면 나에게는 어떤 세기일까? 혹시 지긋지긋하고 지루하다면 내가 그렇게 살았기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