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과 침묵
말에 어폐가 좀 있지만,
누군가를 비난하고 정죄하는 일은 무척 쉽고, 또 재미도 있습니다.
걱정해 주는 것처럼, 또 진심으로 위하여 충고해 주는 척하면서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아픔을 끼쳐주는 일도 그리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간간이 우리 주변에 불미스러운 추문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에 대한 기대감과 비례해서 충격의 파장은 크고 소문은 확산됩니다.
그런데 때로는 무책임하게 침소봉대하여 말들이 말을 낳고
또 말을 만들어 겉잡을 수가 없게 됩니다.
특히 사이버 상에서의 소문은 진위 확인은 고사하고
유통기한도 없이 가히 언어 폭력 수준입니다.
이럴 땐 말을 옮기지 말고 그저 위하여 기도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기도해 주는 것이 어려우면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도 좋습니다.
사실 추문에 연루된 사람들에 대해 우리가 걱정한답시고
이리저리 글을 펴다 나를 정도로 우리는 걱정하지도 않으며,
또 실제로 당사자와 친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조금 더 혹평하면 그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호기심에 따라
소문내는 참새 입방아 노릇만 하게 되고
결국 상처를 재생산하며 마귀의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남의 말은 좋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이 어려우면 차라리 침묵이 나을지 모릅니다.
격려할 수 없다면 오히려 비난보다는 침묵이 그 사람을 위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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