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아침은 - 신동엽(申東曄)
새해 새 아침은
산 너머에서도
달력에서도 오지 않았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대화
우리의 눈빛 속에서 열렸다
보라
발 밑에 널려진 골짜기
저 높은 억만개의 산봉우리마다
빛나는 눈부신 태양
새해엔 한반도 허리에서
철조망 지뢰들도
씻겨갔으면
새해엔
아내랑 꼬마아이들 손 이끌고
나도 그 깊은 우주의 바다에 빠져
달나라나 한 바퀴 돌아와 봤으면
허나
새해 새 아침은
산에서도 바다에서도 오지 않는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안창
영원으로 가는 수도자의 눈빛 속에서
구슬짓는다
|
'━━ 감성을 위한 ━━ > 영상시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지개 빛깔의 새해 엽서 - 이해인 (0) | 2010.01.05 |
---|---|
오늘 - 유안진 (0) | 2010.01.04 |
오늘밤도 나는 별여행을 떠난다 - 김주혜 (0) | 2010.01.02 |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 - 김재진 (0) | 2010.01.01 |
책만 읽는 사람은 바보일까. 바보같이 책만 읽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0) | 2010.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