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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희귀 질환 한번에 완치"…난치병 치료 시대 열렸다

Joyfule 2024. 2. 15. 11:17
"선천성 희귀 질환 한번에 완치"…난치병 치료 시대 열렸다
 2023. 12. 11. 01:25
https://v.daum.net/v/20231210183501560
유전자 '편집'해 병 고치는 시대 왔다
美 FDA, 유전자 가위 치료법 첫 승인
희귀 혈액질환 치료제 '카스게비' 상용화…새 이정표
원하는 부위 잘라내 부작용 최소…항암제에도 활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전자 돌연변이를 정상 유전자로 바꿔 선천성 희소 질환을 영구적으로 치료하는 시대가 열렸다. 미국 생명공학 회사 크리스퍼테라퓨틱스와 버텍스파마슈티컬스의 희소 혈액질환 치료제 ‘카스게비’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으면서다. 첫 유전자 편집 치료제가 상용화되면서 난치병 치료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8일 카스게비를 시판 허가했다고 발표했다. 카스게비는 겸상 적혈구 빈혈증이라는 희소 질환 치료제다. 태어날 때부터 갖게 된 유전자 돌연변이 탓에 원반 모양인 적혈구가 낫과 같은 초승달 모양으로 바뀌는 병이다. 환자는 뇌출혈, 신장·심장질환 등을 합병증으로 앓는다. 미국에서만 약 10만 명이 이 질환의 영향을 받지만 주기적으로 수혈받는 것 외에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이런 환자가 카스게비로 한 번만 치료받으면 평생 수혈과 부작용 부담 없이 살 수 있다.

치료제 개발에는 2020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이 쓰였다. 이 기술을 활용해 상용화에 성공한 첫 치료제다. 미국에 앞서 지난달 16일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이 세계 처음으로 이 약의 사용을 승인했다.
크리스퍼는 1세대 징크핑거, 2세대 탈렌에 이은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로 꼽힌다. 이전 세대 기술에 비해 원하는 유전자만 높은 정확도로 잘라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 의약품 개발에 ‘가장 이상적인’ 유전자 가위 기술로 꼽혔다.
희소 질환 치료제 개발을 시작으로 암, 만성질환 치료제 등 추가 치료제 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봤다. 유전자 편집 치료는 기존 화학요법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 특허를 보유한 김진수 싱가포르국립대 의대 교수는 “사람의 유전자(DNA)를 고쳐 질병을 치료하게 된 첫 사례”라며 “항암제 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활용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노벨상' 유전자 가위 상용화…"인류가 달에 간 것보다 큰 사건"
DNA 고쳐 질병 치료…美 FDA '카스게비' 승인

“인류가 달에 간 것보다 더 큰 역사적 사건이다.”
국내 유전자 편집 치료제 개발기업 툴젠 창업자인 김진수 싱가포르국립대 의대 교수는 10일 이렇게 말했다. 크리스퍼 기술을 활용한 유전자 편집 치료제 카스게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게 세계 제약사에 오래 남을 ‘초대형 사건’이라는 의미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치료제가 없던 유전성 희귀질환, 암 등을 고치게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유전자 편집한 세포, 환자에게 이식
크리스퍼테라퓨틱스와 버텍스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카스게비는 겸상적혈구빈혈증 치료제다. 아프리카계 흑인에게 많은 질환으로 미국 환자는 1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낫 모양으로 바뀐 적혈구끼리 서로 얽혀 혈관을 막는 ‘혈관폐쇄(VOC)’는 신장·심장질환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겸상적혈구빈혈증 환자는 대부분 이런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환자는 평생 수혈을 받아야 하며, 건강한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게 유일한 치료법으로 꼽힌다.
카스게비 치료는 혈액암 환자들이 많이 받는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과 치료법이 비슷하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교정한’ 자가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방식이다. 이식을 위해 환자 몸속 조혈모세포와 골수를 없애야 해 치료 부담이 크다는 것은 한계로 꼽힌다.
카스게비 개발사들이 시판 허가를 위해 FDA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이렇게 치료받은 환자 31명 중 29명(93.5%)에게 추적관찰 기간 24개월 동안 혈관폐쇄 등 부작용이 생기지 않았다. 약값은 220만달러(약 29억원)다. 평생 한 번만 맞으면 되는 ‘원샷 치료제’지만 상당히 고가다. 각국 정부의 보험 범위에 따라 활용이 달라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른 겸상적혈구빈혈증 치료제도 허가
카스게비와 함께 블루버드바이오의 리프제니아도 같은 날 FDA로부터 겸상적혈구빈혈증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이 치료제는 정상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유전자를 바이러스에 담아 환자 몸속에 직접 넣는 방식의 치료제다. 가격은 310만달러로 카스게비보다 비싸다.

 ‘크리스퍼’ 선점 위한 소송전도 관심
크리스퍼 기술을 적용한 의약품이 시장에 나오면서 업계의 관심이 기술에 얽힌 특허 분쟁으로도 쏠리고 있다. 글로벌 크리스퍼 기술 특허 전쟁은 3파전 양상이다. 국내 바이오기업 툴젠과 2020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연구자들이 속한 CVC그룹(미국 UC버클리-오스트리아 빈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하버드대가 공동 설립한 브로드연구소 등이다. 유전자 치료제 산업의 성장을 위해선 특허 관련 불확실성이 우선 해소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올해 3월 미국 특허청은 CVC그룹과 브로드연구소 간 소송전에서 브로드연구소 손을 들어줬다. 툴젠 관계자는 “CVC그룹의 항소로 2심이 진행 중”이라며 “내년 2심 결과가 나오면 미국 특허청이 해당 재판의 승자와 툴젠 간 선발명 여부를 가릴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