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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사마리아인 실험(Good Samaritan Experiment)

Joyfule 2019. 10. 14. 18:25


 


       선한 사마리아인 실험(Good Samaritan Experiment)

 

 

 선한 사마리아인 실험 - 나는 나빠도, 당신만은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시기를(Good Samaritan Experiment)

미국의 부통령을 지낸 엘 고어(El Gore)는 환경운동에 앞장선 진보적 지식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가 직접 출연하여 지구 온난화와 환경 오염의 진실을 전 세계에 고발하는 〈불편한 진실(Inconvenient truth)〉이라는 다큐멘터리는 수많은 나라의 시청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며, 2006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로 뽑혔습니다. 엘 고어는 환경 보호에 힘쓴 공로로 2007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 자연을 착취해서 얻은 귀중한 에너지가 인간의 손에서 얼마나 무의미하게 소모되고 있는가를 소름 끼칠 정도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그를 반대하는 진영은 엘 고어의 자택 내부를 폭로하였습니다. 20개의 침실과 8개의 욕실이 딸린 대저택은 천연 가스로 난방이 되고 있었으며, 개인 수영장과 내방객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까지 딸려 있습니다. 이 저택은 미국의 평균 주택이 1년에 소모하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양을 한 달에 소모한다고 합니다. 또한 최첨단 정보통신 기기로 둘러싸인 엘 고어의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전기 소모량 역시 일반 주택의 12배가 넘는다고 합니다. 비판에 휩싸인 엘 고어는 뒤늦게야 집을 리모델링하여 친환경적으로 바꾸었고, 지금은 자신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애용한다고 선전하지요. 그러나 이는 엘 고어 개인의 ‘불편한 진실’에 대한 뒤늦은 대응으로 보입니다.

정신과 의사의 자살률이 의사들 중에서 매우 높은 편에 속하며, 교육 전문가 자식들의 학업 성적이 부진하다는 사례 등은 흔히 가십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립니다. 자신이 믿는 가치를 진실로 신봉하고 주장하며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정작 그 가치관을 자신의 생활에는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를 빗대기 위해 선한 사마리아인의 예를 많이 듭니다.

이 이야기는 강도를 만나 쓰러져 있는 여행자를 정작 도운 것은 길을 지나가던 제사장도 아니요, 레위인도 아니요, 오직 천대받던 사마리아 인이었다는, 누가복음 10장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1978년 존 달리(John Darley)와 대니얼 베이트슨(Daniel Bateson)은 이를 실험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신학대학 학생들을 피험자로 선정하고 그들 중 절반에게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주제를 놓고 설교를 하라는 과업을 주었고, 나머지에게는 이와 관계없는 설교 과제를 주었습니다. 피험자들은 멋도 모르고 설교를 하러 부리나케 예배당으로 향했는데, 예배당으로 향하는 길 한쪽에는 강도에게 습격을 당한 듯 보이는 사람이 미리 각본에 쓰인 대로 쓰러져 있었습니다.

달리와 베이트슨이 주목한 것은 신학생들에게 과제로 준 설교 주제와 이들이 쓰러진 사람을 돕는 비율 간의 연관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쓰러진 사람을 돕는 비율을 결정했던 변수는 오직 예배 시작 시간까지 몇 분 남았느냐였을 뿐 이들이 받은 설교 주제와는 별 상관이 없었습니다. 즉 사마리아인의 선함을 설교하러 가면서도 자기가 바쁠 때는 정작 눈앞에 쓰러진 사람을 도울 여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달리와 베이트슨은 이 결과를 《예루살렘에서 여리고까지(From Jerusalem to Jericho)》라는 책에 실으면서 이런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아마도 성경에 나왔던 제사장이나 레위인은 여호와에 대한 묵상과 지역 공동체를 어떻게 잘 이끌어야 할지에 너무나 골몰했던 나머지 길가에 쓰러져 있던 여행객에게는 눈길 줄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천국에 들어갈 사람은 제사장도 레위인도 아니고 오직 선한 사마리아인일 뿐이라고 단호히 말씀하셨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 실험의 의미는 단순히 우리가 바쁘다보면 남을 도울 여지가 없다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남에게 설파하는 가치관과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가치관 사이에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내가 머리로 생각하고 입으로 떠드는 가치관이 나 자신 그리고 내 가장 가까운 주변 사람들에게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한번쯤은 되돌아보아야겠지요.


 사람을 움직이는 100가지 심리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