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131가지 이야기
지은이:유재덕
12. 믿음의 사랑
윌리엄스는 현재 인도네시아 영토가 된 칼리미나탄에
수백 개의 교회를 개척한 선교사입니다.
그래서 그런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를 보르네오 봅이라는 별명으로 부를 정도였습니다.
그 당시 백혈병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봅 피어스 박사가
윌리엄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러 찾아갔습니다.
윌리엄스와 함께 피어스 박사가 강가를 걸어가다가 한 소녀가
대나무 자리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서 소녀가 강가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윌리엄스는 그 소녀가 암에 걸려서 앞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피어스는 크게 화를 내면서 호통을 쳤습니다.
"저기 좋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아이가 어째서 진흙 속에 누워 있는 건가?"
윌리엄스는 소녀가 본디 밀림에서 자란 탓에 병원보다는
시원한 강가에 있기를 원하고 있고, 그날은 특별히 그곳에 있게 해 달라고
부탁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피어스 박사에게 사정을 소상히 설명했습니다.
마음이 누그러진 피어스 박사가 소녀 옆으로 다가가서
무릎을 꿇고 깡마른 손을 잡으며 이마에 손을 얹은 채 기도했습니다.
기도가 끝나자 소녀가 피어스 박사를 바라보며 무슨 말을 했고,
윌리엄스는 피어스에게 소녀의 말을 통역해 주었습니다.
소녀는 고통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어서 고통스럽게 죽어 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도 백혈병에 걸려서 살날이 불과 1년이 못 남았기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다는 게 얼마나 커다란 고통인지 잘 알고 있던 피어스 박사는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소녀를 붙잡고 한참을 울고 난 뒤에 피어스 박사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수면제 병을 꺼내어 윌리엄스에게 주면서
소녀가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하라고 부탁했습니다.
수면제 병을 받아 든 윌리엄스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피어스 박사가 싱가폴까지 가서 약을 구하기까지 열흘이라는 기간이 걸렸고,
이 볼품없는 소녀 때문에 그가 열흘 밤을 잠못들고 뒤척이리라는 것을 말입니다.
*여호와는 고난 당하는 자를 신원하시며
궁핍한 자에게 공의를 베푸시리이다(시편 4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