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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 문정희

Joyfule 2008. 5. 10. 02:01
 
아들에게 - 문정희
아들아
너와 나 사이에는 
신이 한 분 살고 계시나 보다 
왜 나는 너를 부를 때마다 
이토록 간절해지는 것이며 
네 뒷모습에 대고 
언제나 기도를 하는 것일까? 
네가 어렸을 땐 
우리 사이에 다만 
아주 조그맣고 어리신 신이 계셔서 
사랑한단 말에도 
우주가 녹아들곤 했는데 
이제 쳐다보기만 해도 
훌쩍 큰 키의 젊은 사랑아 
너와 나 사이에는 
무슨 신이 한 분 살고 계셔서 
이렇게 긴 강물이 끝도 없이 흐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