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동 월영교(月暎橋)에서 - 장영길
소맥산맥 능선 사이로 월영교가 있다기에
노을이 날개 편 설렘으로 안동을 찾았으니
총연장 387미터 교폭 3.6미터 수심 6미터
수억 년 흘러가는 푸르른 강파를 헤쳐서
삐거덕 소리 나게 적송 다리발 세워놓고
망월루로 솟는 분수에 재두루미 너울대게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사랑의 안동 월영교
바람이 쓸어내리는 달빛 눅눅한 밤이 되면
거룻배 같은 이응태 님의 잉꼬 부부의 사랑
남편이 하직하자 아내는 은장도 시린 날로
흑단 같은 머리칼에 몇 날 며칠 눈물 섞어
달빛줄기 참사랑으로 한 켤레 미투리 삼아
요조숙녀 일편단심 그녀의 신표로 남겼으니
바람이 죽은 강물 위로 생각을 풀어보니
사랑을 낳지 못할 그리움은 꽃으로 펴도
낙동강에서 물새 소리가 되어 버렸기에
솔바람에 흔들리는 마디마다 징표로 선
강섶으로 출렁대는 달빛 사랑이 그리웠네
토담집 박꽃은 흥부의 정직성에 반짝이듯이
미투리는 남아 낙동강의 월영교를 이뤘지만
달빛에 젖은 푸른 향기로 익어가는 사랑은
도투마리 집에서 흙과 바람으로 살아가면서
수백 년 지나도록 전설의 꽃으로 피어나서
참사랑만이 생사를 넘나드는 진리를 알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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