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관 자료 ━━/추천도서

우리 가족 최고의 식사 - 신디위 마고나

Joyfule 2012. 3. 29. 04:35

 

우리 가족 최고의 식사 /신디위 마고나 (지은이), 패디 보우마(그림), 이해인 (옮긴이) | 샘터사





돈도, 먹을 것도 모두 떨어진 절박한 상황을 어떻게 희망으로 옮겨놓았는지를 그린 아프리카 동화. 상상력과 지혜를 발휘하여 어린 동생들을 돌보고 마침내 최고의 식사를 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글작가와 그림작가 모두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작가들이다.



이해인 -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필리핀 성 루이스 대학 영문학과와 서강대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했다. 70년 「소년」지에 동시로 등단했으며, 81년 제9회 새싹문화상 및 제2회 「여성동아」 대상, 제6회 부산 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부산 성 베네딕도회 수녀로 봉직 중이다.

시집으로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민들레의 영토>, <외딴 마을의 빈 집이 되고 싶다>,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눈꽃 아가>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꽃삽>, <두레박>, <사랑할 땐 별이 되고>와 기도모음집 <사계절의 기도>, 번역집으로 마더 테레사의 <따뜻한 손길>이 있다.




멋진 그림과 어울려서 더욱 실감이 나는 이 뜻깊은 아프리카 동화'우리 가족 최고의 식사!The Best Meal Ever!'를 읽고 옮기는 동안 나는 몇 번이나 눈시울이 뜨거워져 하던 일을 멈추곤 하였습니다.
나 자신이 시즈위와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단순하지만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이 한 편의 동화를 통해 우리는 다시
한 번 사랑의 책임과 의무로 하나 된 지구촌 가족임을 새롭게 깨닫습니다. - 이해인 (수녀)

    

이해인 수녀님이 전해주는 최고의 식사 The Best Meal Ever!
먼 아프리카에서 온 따뜻하고 감동적인 동화'우리 가족 최고의 식사'

이 책은 집안에 돈도, 먹을 것도 모두 떨어진 절박한 상황을 아프리카 구굴레투 마을의 시즈위네 가족이 어떻게 희망으로 옮겨놓았는지를 그린 아프리카 동화입니다. 상상력과 지혜를 발휘하여 어린 동생들을 돌보며 마침내
최고의 식사를 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맑고 따뜻한 번역으로 이해인 수녀님께서 들려주십니다.
이 이야기는 아프리카 구굴레투 마을의 시즈위네 가족의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다른 나라의 생활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우리가 구호의 물품을 보내주는 나라로만 느꼈었던 먼 아프리카를 제대로 가깝게 알아갈 수 있게 도와 줍니다. 모두 한 마음으로 이어진 지구촌 한 가족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삶을 사랑하는 마음, 희망을 지켜나가는 용기를 가르쳐 줍니다. 더욱 고마운 것은 우리들의
생활을 한 번 돌아보게 함으로써 매일매일 대하는 우리들의 밥상에 대해서도 세삼 각별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쓴 작가 신디 마고위와 그림을 그린 화가 패디 보우마는 모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굶주리고 있다. 
 

이번에 영어 학원에서 배운 내용은 바로 아프리카의 기아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그들은 만성복부염증이라 하여서 장에 염증이 생겨 배가 불룩하게 올라온다고 한다. 이 때 팔다리는 영양분을 전달받지 못해 점점 가느다래지고, 배는 장만 커지면서 불룩 튀어나게 되어 언젠가는 터져 버린다고 한다. 그런 위험한 상황이 아프리카에서는 몇십만명에게 닥쳐있다. 그런 위험한 상황속에서 부모님없이 지내는 한 가정의 즐거운 식사 이야기는 그런 상황을 훈훈하게 만들어준다.

가장인 시즈위는 할아버지를 돌보러 간 엄마, 오랫동안 일하러 간 아빠가 전부 돌아오지 않아서 식료품도 없는 상황에 처한다. 그런 상황에서 배고픈 동생들에게 맑은 물 죽이라도 끓여서 먹이려다가 모두가 기쁜 마음에 잠들어 버린다. 다음날 휴가를 갔던 마날라 아주머니가 다양한 음식들을 가져다 주시고, 겨우내 배고픈 동생들에게 즐거운 식사를 대접할 수 있었다.

마음만이라도 생각하는 그런 아름다운 마음이 아프리카에 아직도 존재하는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림처럼 그들이 아주 깨끗한 정상적인 옷을 입고 지내기란 약간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래도 이 집은 형편이 괜찮은가보다. 그들은 주위사람의 도움을 받아 먹고 살수는 있지만 아직도 먹고살지 못하는 사람이 널리고 널렸다. 이들이 겨우 먹는가하면 어떤 사람은 아예 먹지도 못하니, 세계에 전 세상 사람들을 먹이고도 남을 그런 식량들이 이 사람들을 살리는데에는 전혀 쓰이지 않는게 억울할 따름이다.

내 뒤에 앉은 아이는 때때로 나오는 나물반찬을 먹기가 싫어서 매일같이 남긴다. 나는 그 행동이 왠지 보기 안좋다. 나는 아프리카에 있는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남기지 않는데, 그렇게 많이 남긴다면 그들의 명예를 부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기부하지는 못할망정 멀쩡한 음식을 버리는 정도니, 내 친구들도 더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한국에서 학교에서 주는 급식과 집에서 먹는 음식으로 호강하는 동안 아직도 많은 인구가 밥 구경도 못 해본채 굶주리고 있을 것이다. 심지어 배고파서 죽기까지 한다.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서 먹고 싶어도 음식을 삼킬수조차 없는 그들. 내가 커서도 기아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면, 그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아야 겠다.

 

 

우리 가족 최고의 식사!

 

 배고픔은 사람을 너무 빨리 어른으로 만듭니다. 무엇을 입을까, 어떻게 하면 엄마아빠에게 용돈을 한 푼이라도 더 받을 수 있을까, 친구와 어떤 재미난 일을 해볼까 등등.. 어린아이나 청소년다운 고민을 하는 게 정상이지만, 가난은 오늘 하루의 배고픔을 어떻게 견딜까 고민하고 병원에 가지 못해 빨리 낫지 않는 가족을 걱정합니다. 가장 근본적인 욕구가 해결되지 못하면 아이들은 갑자기 엇나가거나 반대로 너무 빨리 성숙해져 버립니다.

  ‘우리 가족 최고의 식사!’ 맑은 수채화로 그려진 표지에 다섯 아이들. 버너 위에 올려 진 작은 냄비의 뚜껑을 활짝 열지 못하고 주걱을 젓고 있는 큰 아이 주변에서 네 명의 올망졸망한 아이들이 춤을 추며 하얀 이를 드러내며 밝게 웃고 있는 모습은 곧 있을 식사시간을 매우 기대하는 모습입니다.

  집안에 먹을 것이 모두 떨어진 상태에서 큰 딸 시즈위에게 어린 동생 넷을 맡기고 할아버지의 병간호를 떠나신 엄마의 안쓰러운 마음은, 이미 성장해 엄마의 마음으로 동생들을 보살피는 시즈위의 행동으로 대변됩니다. 배가 고파 기운이 없어 쓰러진 동생들의 모습을 보며 시즈위는 퍼포먼스를 준비합니다. 냄비에 물을 붓고 끓이면서 아이들에게 식사를 하고 나면 바로 잘 수 있게 씻고 오라고 말합니다. 먹을 수 있다는 희망에 아이들이 모두 씻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후 다시 버너 주위로 모여 들지만, 가장 어린 동생부터 차례차례 잠이 들고 맙니다. 아이들 모두 행복한 식사에 대한 꿈을 꾸겠지요?

  시즈위는 물만 가득한 냄비를 데우던 버너를 끄고 기도합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희망의 선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것은 최고의 식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내일은 다른 걸 보내 주시면 안 될까요? 제발? 그렇게 해주시리라 믿고 미리 감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날 아침 이웃에 사는 엄마의 절친한 친구 마날라 아줌마가 휴가를 가셨다가 돌아오시면서 시즈위 가족에서 커다란 선물을 해주십니다. 커다란 바구니와 네 개의 비닐봉지에 가득한 음식들입니다. 미리 믿고 감사드린 시즈위의 기도가 현실이 된 것입니다. 이제는 진짜로 동생들을 위한 맛있는 아침식사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배고픔에 힘이 없어 쉽게 일어나지 못한 동생들은 맛있는 냄새에 끌려 굶주린 독수리처럼 음식 위를 덮치듯 하며 식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시즈위는 그런 동생들을 꾸짖지 않습니다. 먹고 싶은 만큼 원하는 방법으로 먹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먹던 막내 동생들 쌍둥이가, “언니, 이건 정말로 최고의 식사야!”라고 말했을 때 시즈위는 목을 치밀고 오르는 감정에 말을 잇지 못합니다. 그리곤 생각하죠. ‘너희들에겐 지금의 이 식사가 가장 멋지겠지만, 내겐 지난밤의 식사야말로 최고의 식사였어.’

  세월이 흘러 동생들이 모두 자라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게 되었을 때, 시즈위는 동생들에게 ‘희망의 식사’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고, 그 후로 시즈위 가족 모두에게 그 ‘희망의 식사’는 ‘전설적인 식사’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세상에는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어린 아이들에게 기아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동반하며 서서히 죽게 만듭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하루에 13,700명, 그러니까 6.4초마다 굶어죽는 사람들이 생긴다고 합니다. ‘우리 가족 최고의 식사!’의 배경은 수십 년 전이지만, 과학문명이 발달한 현대에도 이렇게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그저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너무 넘쳐나는 것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도 많지만, 너무 없어서 기본적인 생존권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은 지금, 우리의 마음과 시선을 붙잡아 매는 짧은 동화 ‘우리 가족 최고의 식사!’는 우리에게 아직 ‘희망’이 있음을 전하면서, 알지 못하거나, 알고 있어도 외면하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