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언덕 - 노천명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 들어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해 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어가지고 안으로만 들다
장미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사슴이 말을 안 하는 연유도
알아듣겠다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언덕은
곱기만 한데...
|
'━━ 감성을 위한 ━━ > 영상시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밀의 숲 - 김춘경 (0) | 2008.07.01 |
---|---|
서시 - 김용택 (0) | 2008.06.30 |
나는 생이란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 이기철 (0) | 2008.06.28 |
이팝꽃 - 이민화 (0) | 2008.06.27 |
시는 형상없는 그림이고 그림은 말없는 시다 (0) | 2008.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