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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을 키우는 교회, 인물이 떠나는 교회

Joyfule 2018. 10. 24. 05:52
 


      인물을 키우는 교회, 인물이 떠나는 교회

 


 필자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강의를 할 때 아주 곤혹스러운 경우 중 하나가 팀 사역에 대한 강의를 할 때다. 상당수의 교회는 여러 명의 사역자를 가지고 있지 않고 담임목사 혼자 (적어도 장년 사역에 대해서는) 섬기고 있는데, 팀사역은 무슨 팀사역이냐고 말하기 때문이다. 부교역자가 있어야만 팀사역이 되는 것이 아니라, 평신도 지도자와 동역을 하는 것도 팀사역이라고 지적을 해 주면 조금은 이해를 하게 된다.


그래도 팀사역 얘기를 하게되면 아무래도 함께 일할 사역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교회의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다른 부교역자를 쓰기도 어렵지만, 사정이 되어 같이 일할 만한 일군을 찾아보려고 해도 인물이 없다는 점이다. 사실 교회의 규모가 조금만 커져도 효과적인 사역을 위해서는 동역자를 필요로 하는데, 내부에서 사람을 길러내지 못하는 풍토이다보니 거의 대부분의 일꾼을 외부에서 영입해야만 한다.
그러나 가능하면 외부 영입보다는 자신이 길러낸 제자나 일군과 함께 사역할 수 있는 축복을 달라고 기도해야 할 것이다. 그 때 자신의 사역의 방향과 비전은 물론, 세부적인 것까지 잘 알기에 진정한 팀웍을 이루기가 좋기 때문이다.

물론 일정 규모가 되면, 내부에서 길러낸 지도자 외에도 우리와 다른 전문성을 가진 일꾼들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대기업들은 현재 인재 확보에 기업의 사활을 걸고 애쓰고 있다. 그래도 핵심인물은 반드시 내부에서 키워서 쓰지, 밖에서 구해 낙하산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다. 제임스 콜린스도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변화된 조직들을 연구해 본 결과 11개의 위대한 기업 중 10개의 최고 경영자가 모두 그 기업의 문화 속에서 자라온 사람이었다고 보고한다. 반면 평범함은 넘어섰지만 그저 좋은 기업으로 남은 수많은 조직들을 연구해 보니 위대한 기업보다 6배나 많이 최고지도자를 외부에서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도 연구해 보면 거의 같은 현상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안타까운 점은, 전통적으로 교회는 사업을 위해 리더십과 경영을 연구해 온 일반 기업보다 훨씬 더 지도자를 외부에 의존하고 있지, 자체에서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리더십 측면에서 볼 때 오늘날의 교회는 과거에 세상을 리드해 가던 시대와 달리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02년 9월 10일 삼성 이건희 회장은 인재 확보에 관한 사장단의 추진 현황을 보고 받기 위해 전자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본관에서 열기로 발표했고, 9월18일 전자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핵심인재 확보만큼은 내 손으로 직접 챙기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삼성 그룹의 사업 성패와 미래가 어떤 기술이나 재력이 아니라 사람에 달렸음을 처절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같은 10일 대한 축구 협회(이하 축협)에서는 아주 대조적인 회의가 열렸다. 축협 기술위원회와 상임이사회를 열어 월드컵 4강 신화의 숨은 주역 박항서 감독 문제에 대한 논의를 했다. 이유는 그 전날 박감독이 파주 대표팀 훈련장에서 기자회견 중에 축구협회와 연봉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아시안게임까지 무보수로 일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축협 사무총장은 감독이 협회에 대한 불만을 성명서라는 형식으로 발표한 것은 초유의 일이며 이는 협회에 대한 명백한 항명이라고 규정했고, 전무이사는 항명을 한 박감독의 경우 그만둘 각오를 했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협회가 직무정지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이며 박감독의 자진사퇴 또는 협회차원의 경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실 일부 기술위원들이 "박감독은 히딩크 감독의 벤치 착석 문제 등을 겪으면서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을 뿐"이라고 말한 것처럼, 이 사건은 표면적으로는 박감독이 월급문제로 불만을 표명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