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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을 키우는 교회, 인물이 떠나는 교회

Joyfule 2018. 10. 27. 11:20
 

  

      인물을 키우는 교회, 인물이 떠나는 교회

 

 

 인재를 데려오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인재를 유지하는 일

인재는 영입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법이다. 남의 사람 귀히 여기는 것의 반만 해도, 내 손안의 사람을 잃는 일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뽑는 것보다 더 중요한 지도자의 몫이다. 교회는 능력으로 일하는 데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핵심 인력 한 사람이 평범한 사역자 10명의 몫을 한다는 아주 단순한 사실을 조만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런 유능한 사람들을 내 곁에 남겨 놓을 수 있다면 당신은 훌륭한 지도자이다. 내가 아는 목사님 한 사람은 그 사역이 매우 효과적이고 그 사역의 열매가 날이 갈수록 가속이 붙어가고 있다. 물론 그 분도 뛰어나지만, 중요한 점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그는 매우 좋은 동역자 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 뛰어난 일군들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들의 능력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붉은 악마들이 히딩크에게 했던 말을 하면 된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능력있는 지도자일수록 전근대적 행정, 비효율적 행동 유형, 비민주적 의사결정 구조 등을 차마 보지 못한다. 관리자는 조직에 익숙한 사람이지만, 지도자들은 원래 조직에 적응하기 보다는 혁신을 꿈꾸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불합리하거나 비효율적 사역 방식을 개혁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 때 그들을 부정적이라고 몰아대면 그들은 두 가지 반응 중 하나를 보일 것이다. 입을 다물고 조직에 순응하며 관리자로 남든지, 아니면 그 곳을 떠나 지도자로서 창조적이고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땅을 찾아 떠나든지... 지도자는 그런 떠나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전에 간파하여, 적절히 컨트롤하여 다듬기도 하고 키워주기도 한다. 내치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그냥 품고 있기에는 너무 뜨거운 화로불로 만들지 말라. 그들을 적절히 쓰지 못한다면, 터져 버리든지 불이 꺼지든지 사건이 일어난다. 그래서 리더의 자리가 어려운 것이리라...

그리고 이번에 히딩크를 남북축구 때 박감독과 사전 협의도 없이 위에서 벤치 상석에 앉힌 것은 현장과 관계없는 윗자리 분들만이 할 수 있는 전형적인 비민주적 의사결정 구조의 산물이었다. 나는 박감독이 얼마나 뛰어난 감독인지는 잘 모른다. 지금 그것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가 히딩크를 연호한다고 세상의 요구를 따르거나, 현재 임명해 놓은 팀 감독이 두 눈을 뜨고 멀쩡히 있는데 그를 무시하고 다른 사람을 (게다가 이전 사람을!) 데려다가 벤치에 앉히는 것은 지혜로운 결정일 수가 없다.
지도자의 자리가 어려운 것은, 온 국민이 혹은 전 교인이좋아한다고 그들이 원하는대로 다 따를 수 없다는 데에 있다. 국민의 성원을 바라며 그렇게 행동하는 지도자는 조만간 포퓰리즘에 빠진 자라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특히 목사는 교인들의 필요에 민감해야 하나, 교인들이 원한다고 사탕과 초콜렛만 줄 것이 아니라 때로는 딱딱한 음식도 줘야 한다는 것이 성경의 요구다. 그것이 자녀를 건강하게 성숙시키려는 참 부모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그 때 백성들로부터 잠시 원망을 듣기도 하지만 앞서 가는 자로서, 미래를 내다보고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할 도리를 다하는 것이 지도자이다. 따라서 성도들 앞에 목회 지도자를 세울 때는, 온 교인이 다 원하는 팝콘 장사를 세울 것인지 옥수수를 내놓을 수 있는 농부를 세울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이다.

자고로, 인재 손실을 새 사람으로 메꾸려면 훨씬 많은 것을 지불해야 한다. 현재 인물을 동일한 조건의 사람을 새로 영입해 대치하려면 직접 비용이 20% 이상 올라간다는 통계가 있다. 그 사람이 제대로 일할 때까지 시간을 들이고 주변에서 협조해 주며 들어가는 간접 비용까지 따지면 엄청난 손실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대부분의 의사 결정권자들은 비용 문제에 대해 둔감하므로, 인력문제가 생기면 새 사람을 쓰면 되지 않냐며 간단히 생각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