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빛낸 3인의 혁신가.(전)
피터 드러커는 '혁신이야말로 오늘날 성장의 젖줄이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역설한 바 있다.
하지만 혁신에 성공한다는 것은 여전히 '가깝고도 먼' 목표가 아닐 수 없다.
그럼 최근 일경 비즈니스가 선정한 '2006년 일본을 빛낸 혁신가 3인'을 중심으로 성공하는 혁신이란 무엇인지 살펴보자
대상을 수상한 사람은
고스게 마사오(小菅正夫)로 홋카이도 아사히야마(旭山) 동물원 원장이다.
여러분은 모두 동물원에 가서 잠에 빠져 거의 움직이지 않는 동물들을 보며 지겨워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곳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가 취임하던 95년 당시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매각설까지 나돌 정도로 경영위기에 봉착해 있었다.
하지만 사육사 출신으로 현장경험이 풍부했던 고스게는 관람객 중심의 행동 전시로 승부수를 던졌다.
남극바다처럼 유영하는 펭귄, 물에 뛰어들어 먹이를 잡아먹는 백곰 등 다이나믹한 모습을 관람객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동물원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또 그는 관람객들이 동물을 한 각도에서만 보기 때문에 쉽게 질린다고 진단하고 동물을 다각도에서 관찰할 기회를 제공했다.
사자의 얼굴을 10cm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유리 창문,
빠른 속도로 헤엄치는 물개와 펭귄을 볼 수 있는 유리 터널 등 관람객이 그 동안 볼 수 없던 장면을 선사했다.
더 나아가 보여 주던 전시에서 벗어나「능력 전시」의 세계로 발전시켰다.
예를 들어 사육사가 원숭이에게 먹이를 줄 때 짚 속에 숨기거나 매번 숨기는 장소를 바꾼다.
관람객들은 원숭이가 머리를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질리지 않고, 원숭이 역시 자신의 야생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활력을 찾게 된었다.
그렇다면 성과는 어땠을까?
1996년 26만명까지 줄어들었던 연간 입장객수는 2004년 145만명,
2005년 207만명, 2006년엔 270만명을 기록해 도쿄 최대 우에노 동물원을 제치고 일본 제1의 동물원이 되었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성공은 배후의 아사히카와市 관광객까지 전년대비 32% 증가(2005년)시키는 한편,
시설만 만들어 놓고 운영방식에 태만하던 공공시설 행정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게 되었다.
다음 인물은 신약개발로 세계시장을 개척한 우에노 류지(上野隆司)이다.
그는 수캠포 파머슈티컬즈(Sucampo Pharmaceuticals)의 CEO면서, 발명가 집안의 대를 잇는 3대손이자 의학박사, 약학박사이다.
그는 원래 정부 프로젝트에서 중추신경을 연구하던 학자였는데
1980년 경 일반적으로 전혀 생리작용을 하지 않는다고 여겨졌던 지방산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특이한 것은 그는 학회를 통해 세계 최초의 발견을 발표하는 대신 바로 상용화의 길을 택했다는 것이다.
1989년 도쿄에 신약개발벤처인 '알테크 우에노(R-Tech Ueno)'를 설립하고
스스로 '프로스톤(Prostone)'이라 이름 붙인 기능성 지방산과 관련된 650여 건의 세계특허를 획득했다.
우수상을 받은 또 한 사람은
츠쿠바 대학원의 산카이 요시유키(山海嘉之) 교수이다.
그는 로봇공학과 심리학, 행동과학을 결합한 '사이버닉스(Cybernics)' 분야를 개척하고 실용화한 사람이다.
2004년 사이버다인(Cyberdyne)사를 창업한 그는 인간의 근력을 보강해 주는 의복형 로봇인 'HAL(Hybrid Assistive Limb)'를 선보였다.
이 로봇을 착용하게 되면 1Kg정도를 들어올릴 힘으로 40Kg을 들어 올릴 수 있는 놀라운 힘을 갖게 된다.
HAL은 장착한 사람이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하면 뇌에서 근육에 필요한 동작을 하라는 명령을 내릴 때 나오는 미약한 전기신호를 센서가 잡아내 모터를 작동시켜 움직임을 지원하는 혁신적인 도구이다.
이미 고령사회가 된 일본에서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보행하는 것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실제로 2006년 한 일본 장애인의 히말라야 등정에 사용되기도 했다.
자, 그럼 이들 일본의 혁신가들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 이상과 현실 사이의 불일치에서 혁신의 기회를 발견하라는 것이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부활 이면에는
"동물에는 사람이 못하는 대단한 능력이 많이 있으므로 동물원이 재미없을 리가 없다"는 고스게 원장의 철학이 있었다.
또한 산카이 교수가 HAL을 개발하게 된 계기 역시 '인간이란 기술로 인해 진화를 망각한 종족이며,
신체기능을 증강시키는 기술을 개발하면 인간의 가능성은 확대될 것'이라는 확고한 미래상이 바탕이 되었는데
이같은 비전과 철학이 조직 구성원 전반에 공유될 때 혁신 기회 발견 가능성은 한층 높아지게 될 것이다.
둘째, 통념에 기대지 않고 원점에서 해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고스게 원장은
희귀동물을 들여오거나 여타 위락시설을 유치하는 등 비용만 들고 곧 식상해질 '뻔한 대응'을 피했다.
대신 사육사들이 매일 느끼는 발견이나 감동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를 스탭들과 논의하고
한편으로는 동물원에 대한 각종 논문이나 서적을 읽으며 '동물원은 원래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정의부터 고민해, 혁신을 달성했다.
셋째, 일단 실마리를 잡으면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수캠포의 우에노 류지 사장 역시 학자로서 새로운 발견을 이룩하고도
논문을 통해 학회에서 인정받는 대신 '약이라는 형태로 약효를 입증하고
환자들에게 선사하는 것이 제일'이라고 생각해 바로 벤처기업 창업을 단행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경쟁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주는데 그쳤을 지 모른다.
위대한 혁신은 '행운의 여신'이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다.
나만의 분명한 목표를 갖고 위기와 문제에 솔직하게 맞닥드릴 때야 발견할 수 있는 해답이 아닐까?
<출처: SERICEO, 경영전략 中, 이정호 연구원 경영전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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