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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 헤르만 헤세

Joyfule 2005. 4. 18. 17:47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 헤르만 헤세 인생은 무의미하고 끔찍하며 한심스럽지만, 그럼에도 찬란합니다. 삶은 인간을 조롱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인간을 지렁이보다 더 배려해 주는 것도 아니랍니다. 유독 인간만이 자연의 변덕이요, 자연의 무자비한 장난이라는 생각은 잘난 체하는 인간들이 만들어 낸 망상입니다. 우리 인간의 삶은 새나 개미의 삶보다 힘들지 않습니다. 훨씬 수월하고 아름답지요.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절망을 이겨냄으로써 우리는 인생이 무자비하다는 사실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자연의 지독함을, 자연의 무의미를 받아들일 때 비로소 이런 야만적인 무의미에 대항하여 의미를 길어 낼 수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요, 인간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니까요. 사실 다른 일은 동물들이 훨씬 더 잘 하거든요. 지렁이에게 무의미함이 고통이 아니듯 대부분의 사람에게 의미 없는 삶은 전혀 고통이 아닙니다. 하지만 고통에 사로잡혀 의미를 찾기 시작하는 극소수의 인간이 인류의 의미를 만들어 냅니다. - 헤르만 헤세의 '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