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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 못하는 병 * 황금찬

Joyfule 2005. 4. 19. 14:03


          버리지 못하는 병 * 황금찬 버려할 할 것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병이다. 사랑의 편지를 쓰다가 끝내지 못한 미완성의 편지는 아낌없이 버려야 한다. 시를 쓰다가 망가뜨린 원고지는 몇 장이든 모두 버려야 한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행복과 왔다간 돌아갈 줄 모르는 슬픔도 배를 띄울 수 없는 바다와 꽃이 피지 않는 들판이며 낙엽이 없는 산 모두 버릴 수 있다. 그러나 끝내 버릴 수 없는 것은 내 그림자와 같은 고독이다. 버리고 돌아서도 언제나 내 시간 안에 있는 고독 너는 버려도 버려지지 않는다.